필리핀 성매매 한국인 9명중 2명은 공기업 간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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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지역 기업인도 함께 체포… 경비 제공 접대성 여행 의혹
해당 공기업 “무보직 발령 조치”


필리핀에서 성매매 혐의로 체포돼 조사받는 장면이 6일 현지 언론에 의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공개된 한국인 중 일부가 국내 한 공기업 직원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해당 지역에 위치한 식품업체 대표 등도 함께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본보 취재 결과 4일(현지 시간) 필리핀 세부의 한 빌라에서 성매매 혐의로 체포된 한국인 남성 9명 중 A 씨와 B 씨 등 2명은 충남의 한 공기업에 근무 중이다. A 씨는 경영 관련 부서의 차장급이고 B 씨는 과장급이다. 이들은 직장에 휴가를 내고 여행을 갔다. 해당 공기업 측도 이들이 필리핀에서 체포된 한국인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공기업 관계자는 “관련 사실을 전해 들은 뒤 곧바로 무보직 발령 조치했다”며 “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필요하면 징계심사위원회 등을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함께 적발된 7명 중 일부는 충남 지역에서 식품업체와 식당 등을 운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동행한 공기업 직원들의 여행비용을 제공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여행사 등에 따르면 3박 4일 일정의 필리핀 여행은 상품에 따라 천차만별이나 중년층이 이용하는 패키지 상품의 경우 100만∼200만 원이다.

그러나 적발된 한국인들은 현지 조사에서 접대성 여행 의혹을 부인했다. 현지 외교당국 관계자는 “원래 친분이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온 것이고 돈도 각자 냈다고 주장했다”며 “필리핀 현지에 있는 한국인 지인을 통해 여성들을 소개받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당초 여행 일정상 이들은 5일 오전 귀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성매매 혐의로 체포된 뒤 무혐의로 풀려난 2명은 7일 오후 귀국했고 나머지 7명은 우리 돈으로 한 사람당 약 380만 원에 달하는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 필리핀 당국의 출국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빨라야 9일에나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권기범 kaki@donga.com·최지선 기자
#필리핀#성매매#공기업 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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