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中 석탄수입 금지는 北-美대화 차단 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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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前공사, 북중관계 보고서… “北 압박해 의도대로 끌고가려는 것”
러셀 “김정남 암살로 북미대화 무산”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사진)가 북-중 관계를 분석한 보고서를 8일 공개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으로 사실상 데뷔를 한 셈이다.

‘중국 정부의 북한산 석탄 수입 금지 조치의 의미’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태 전 공사는 “중국의 석탄 수입 금지 조치는 북한을 압박해 중국의 의도에 맞게 끌고 나가자는 것”이라며 “북한에 실질적인 타격을 주자는 의도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중국을 제일 화나게 하는 것은 북한이 중국을 은근히 무시하면서 ‘1.5트랙’ 등을 통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새로운 대화선을 모색하고 있는 점”이라며 “중국으로서는 트럼프 행정부에만 다가가려고 하는 북한을 단단히 자극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기본 속내는 최근 조성된 대북 압박 분위기를 이용해 북한을 6자회담장으로 끌어내어 동북아시아에서 ‘메인 플레이어’의 전략적인 지위를 다시 차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석탄 수입 금지 조치로 인한 북한의 경제적 손실도 크지만 “가장 큰 타격은 심리적 자극”이라고 지적했다.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북한이 김정남을 암살한 것이 이달 초 뉴욕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미국과 북한의 트랙 1.5(반관반민) 대화가 무산된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사임을 하루 앞두고 7일(현지 시간) 연 고별 회견에서 “북-미 간 비공식 대화가 김정남 피살 사건으로 옆구리를 들이받힌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태 전 공사는 8일 서울에서 일본 특파원들과 만나 일본이 생존해 있다고 주장하는 일본인 납북자 요코타 메구미(橫田惠·1977년 실종) 씨가 사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전했다.

주성하 zsh75@donga.com·윤완준 기자
#태영호#러셀#북중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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