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눈이 커지는 수학]3월 14일은 사탕 아닌 수학과 친해지는 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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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를 맞아 교육부는 전국 시도교육청에 올해부터 3월 14일을 ‘수학과 친해지는 날’로 지정할 것과 해당 주간에 수학과 친해지는 프로그램 운영을 권장했습니다.

엄마: 상훈아, 3월 14일이 무슨 날인지 아니?

상훈: 그럼요. 벌써 동네 슈퍼나 편의점에 사탕 선물이 가득하던데요. 친구들은 매달 14일마다 ‘○○데이’라며 기념일을 챙기느라 난리도 아니에요. 전 여자 친구가 없어서 좀 그렇지만….

엄마: 3월의 14일은 더 의미 있는 날인데. 일명 ‘파이 데이’.

상훈: ‘캔디 데이’도 아니고 ‘파이 데이’라고요?

엄마: 먹는 파이가 아니고…(웃음). 원주율 알지? 원주율이 3.14에 가까운 값이라는 것도 알지? 원주율을 기념하면서 새 학기 들어 수학과 친해지는 계기가 되면 어떨까?

○ 원주율

원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완벽한 도형이라는 말이 있죠.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원과 구를 가장 신성한 형태라고까지 말했습니다. 그래서 원둘레 길이나 구의 넓이를 측정하는 것에 사람들은 관심이 많았습니다.

원주율은 원둘레의 길이를 지름으로 나눈 값을 말합니다. 실제로 주변에 원 모양의 물체를 찾아보세요. 원형 접시, 원형 시계, 원형 테이블, 원형 튜브, 자전거 바퀴, 동전 등 원 모양의 다양한 물건의 둘레와 지름을 구해봅시다. 음료 캔을 사용해 볼까요? 캔의 둥근 테두리에 펜으로 한 점을 찍고, 찍은 점이 종이와 닿게(6시 방향으로) 합니다. 종이와 점이 닿는 지점을 표시합니다. 이제 이 캔을 그 상태에서 굴립니다. 테두리 점이 한 바퀴 돌아 다시 종이에 닿을 때까지 굴려봅시다. 종이에 그 지점도 표시해 보세요. 종이에 표시된 두 점 사이의 거리가 바로 캔의 둘레입니다. 같은 방법으로 다른 물체들도 둘레와 지름을 재 볼 수 있겠지요? 그러면 어떤 물체이든 (원둘레)÷(지름)의 값이 일정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일정한 값이 바로 원의 지름에 대한 원둘레의 비율, 즉 원주율입니다.

원형물체 원둘레 재기
원형물체 원둘레 재기
수학에서는 어떤 상황에서 변하지 않는 양이나 값이 중요합니다. 이를 수학 상수라고 합니다. 이런 일정한 값은 지름이나 원의 부분의 각이 변화하는 다양한 상황에서도 거꾸로 이용해 원의 넓이나 둘레, 원기둥이나 구 등의 입체의 부피를 구할 수 있게 해주지요. 이를 통해 우리가 공식이라고 부르는 많은 일반화된 식을 이끌어 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대표적인 예가 (원의 넓이)=(반지름)×(반지름)×(원주율)입니다.

그런데 원주율은 3.1415892…의 불규칙적인 무한소수(소수점 아래 값이 끝이 없는 소수)라는 점에서 또 한 번 의미를 갖습니다. 즉 분수로 나타낼 수 없는 수, 무리수입니다.

원주율은 그리스 문자 π[파이]로 표시하는데, 그리스어로 둘레를 뜻하는 단어의 앞자리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이 원주율은 누가 발견했을까요. 정확하지는 않지만, 2000년 무렵의 이집트인들은 π(약 3.16)를 사용했고, 바빌로니아인들도 π를 사용한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두 측정치 모두 지금에서 보면 실제 값과 비교해 오차가 아주 작습니다.

기원전 3세기경 아르키메데스는 원에 내접하는 정다각형과 외접하는 정다각형을 이용해 원주율을 계산했습니다. 원의 둘레는 그것에 외접하는 다각형의 둘레보다 짧고, 내접하는 다각형보다 길다는 사실을 이용한 것입니다. 이때 다각형의 변이 많아질수록 외접하는 경우와 내접하는 경우의 둘레의 차가 작아지므로 원의 둘레에 가까워집니다. 아르키메데스는 이와 같은 방법으로 정96각형을 이용해 원주율에 가까운 값을 구해서 π=3.1416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르키메데스가 원둘레를 구한 방법
아르키메데스가 원둘레를 구한 방법
263년경 중국 위나라의 유휘는 ‘구장산술’에서 파이(π=3.14)를 사용한 기록이 있습니다. 현대에 와서 1596년 네덜란드의 뤼돌프 판 쾰런은 수년간 계산한 끝에 파이의 20자리까지 발견했습니다. 또 2002년 일본의 연구팀은 슈퍼컴퓨터를 사용해 소수점 이하 1조2411억 자릿수까지 π값을 구하기도 했답니다.

○ 파이의 날


3월 14일 ‘파이 데이(π-Day)’라고 불리는 ‘파이의 날’은 원주율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미국의 한 유명한 수학 동아리에서 π의 값인 3.14159…를 기억하기 위해서 3월 14일 오후 1시 59분에 행사를 열었는데, 이것이 계기가 돼서 최근에는 세계 각국의 수학과나 초중고교를 중심으로 각종 기념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3월 14일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생일이기도 하답니다.

현재 기네스 기록은 2005년에 중국의 한 대학생이 24시간 동안 6만7890자리까지 외운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선 포스텍(포항공대) 학생이 2007년에 3500자리까지 외운 기록이 있습니다.

올해 우리나라에서는 3월 14일 및 해당 주간을 중심으로 수학과 친해지는 프로그램인 파이 데이 행사를 과학관이나 각급 학교에서 진행합니다. 대표적으로 국립부산과학관의 파이 데이 행사는 지난해 이어 올해도 과학관 곳곳에서 무료로 진행된다고 합니다.

이런 행사에 직접 참여해 봐도 좋고 또는 원주율 π의 소수점 아래 값을 얼마나 많이 외울 수 있을지 또는 π의 소수점 아래 값 중 나와 관련이 있는 숫자(예를 들어 생일, 전화번호, 학번 등)는 무엇이 있는지, 아니면 래퍼가 되어 π의 값으로 랩을 만들어 불러보는 활동 등을 스스로 해보면 어떨지요.
 
박지현 반포고 교사
#원주율#3.14#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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