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해냈다, 꿈의 승률 0.943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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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정규리그 최고 승률 8년만에 다시 써

“저만 좀 느슨했던 것 같아요.”

6일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삼성생명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삼성생명을 72-55로 대파한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덤덤했다.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35경기에서 단 2패에 그치며 승률 94.3%(33승 2패)를 기록해 신한은행이 2008∼2009시즌 세웠던 정규리그 최고승률(37승 3패·92.5%)을 8년 만에 갈아 치웠다. 역대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 승률이다.

“저는 사실 우승만 생각했지 최고 승률까지는 생각을 안 했습니다. ‘뭐 되겠어, 해봤자 뭐’ 이렇게 생각하기도 했고요. 우승 스트레스를 받는 선수들에게 이런 기록으로까지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선수들은 ‘당연히 이겨야 한다’ 이런 이기는 습관이 들었던 것 같아요. 우승을 확정하고도 10경기나 남았는데 계속 집중력을 발휘해준 선수들이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감독은 선수들에게 모든 공을 돌렸다. 이번 시즌 최소 경기(25경기) 정규리그 우승을 일찌감치 확정짓고도 우리은행은 남은 10경기에서 9승 1패를 거두는 빈틈없는 경기력을 자랑했다. 집중력이 떨어질 만했는데 선수들의 투혼이 최고의 경기력을 유지했다는 얘기다.

시즌 시작 전까지만 해도 우리은행은 주전 가드였던 이승아의 임의 탈퇴와 팀의 기둥인 양지희의 부상으로 ‘쉽게 우승할 수 없을 것’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위 감독 역시 쉽지 않은 시즌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위 감독의 위기관리 능력은 돋보였다. 주전선수들이 이탈하자 눈여겨봤던 백업 자원들을 기용했고 이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우리은행은 역대 개막 최다 연승(13연승)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날 역대 최고 승률이란 이정표를 세웠다. 우리은행은 역대 최다인 정규리그 10회 우승의 금자탑도 쌓았다.

위 감독은 역대 최약체로 평가받았던 전력으로 역대 최고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선수들이 누구 하나 빠짐 없이 ‘우리는 약하지 않다’, ‘여태껏 닦아 놓은 걸 퇴색시키고 싶지 않다’는 마음을 가졌던 것 같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는 “이제 정규리그가 끝났을 뿐이다. 제일 중요한 게 남았다. ‘당연하다’는 건 없으니 챔피언결정전을 잘 준비하겠다”고 덧붙이며 또다시 냉혹한 승부의 세계로 돌아갔다.

여자프로농구는 7일 정규리그 시상식과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고 10일부터 삼성생명과 KB스타즈의 플레이오프를 시작으로 포스트시즌에 돌입한다. 우리은행은 16일부터 플레이오프 승자를 상대로 5연속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아산=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여자프로농구#우리은행#위성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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