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윤석범]모든 도로 전좌석 안전띠 의무화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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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범 전국모범운전자연합회 회장
윤석범 전국모범운전자연합회 회장
지난달 22일 많은 사람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 뉴스가 있었다. 대학 신입생을 태운 관광버스가 고속도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추락한 사고다. 안타깝게 운전자는 사망했지만 학생 44명은 무사했다. 모두 안전띠를 착용한 덕분이다. 안전띠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사고였다.

주위를 보면 여전히 안전띠 착용에 소홀한 사람이 많다. 하지만 안전띠가 인류에 기여한 바를 안다면 홀대할 수 없을 것이다. 자동차에 안전띠가 생긴 건 속도 경쟁이 불붙었던 1930년대 유럽에서다. 처음 허리를 고정하는 2점식 안전띠를 선보였다. 1959년에 허리와 가슴을 동시에 고정시키는 지금의 3점식 안전띠가 탄생했다.

따지고 보면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안전띠의 역사는 120년 자동차 역사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기간 중 안전띠는 전 세계 100만 명 이상의 목숨을 구했다. 자동차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라 불릴 만하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자동차 안전띠를 잘 매고 있는가. 2015년 기준 한국의 안전띠 착용률은 앞좌석 89%, 뒷좌석 22%다. 앞좌석 착용률은 선진국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뒷좌석은 독일과 영국 프랑스 미국(이상 73∼98%)에 뒤떨어진다.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이 현저히 낮은 이유는 무얼까. 무엇보다 습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 운전석과 조수석에 탔을 때 안전띠 착용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뒷좌석 안전띠는 여전히 귀찮고 불편하다고 여긴다. 이는 법과 제도의 탓이 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대부분은 모든 도로에서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한국은 2008년에야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의무화했다. 모든 도로에서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을 의무화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번번이 폐기됐고 현재 20대 국회에도 계류 중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안전띠 미착용 시 치사율은 앞좌석이 2.8배, 뒷좌석이 3.7배 높아진다. 사고 때 뒷좌석 탑승자가 앞좌석 탑승자를 충격해 사망케 할 확률은 안전띠 미착용 시 무려 7배 높아진다. 어떤 자리에 앉더라도 생명띠를 소홀히 여기지 말고 반드시 챙기기를 당부한다.

윤석범 전국모범운전자연합회 회장
#안전띠#안전띠 착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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