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7시간’ 오전 10시 이전 행적은 미궁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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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참사 당일 뭐했나
오후 미용사 급하게 부른건 확인… ‘얼굴 주삿바늘 자국’ 의혹 안풀려
특검 “대면조사 무산돼 수사 한계”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이 불법 미용시술을 받았다는 이른바 ‘세월호 7시간’ 의혹의 사실 여부에 대해 특검은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다만 박 대통령이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뒤 전속 미용사의 머리 손질을 받은 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방문한 사실은 확인됐다.

6일 특검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전속 미용사인 정모 씨 자매는 청와대로 들어오라는 갑작스러운 호출을 받았다. 이영선 행정관(39)은 이날 오후 2시 53분 정 씨 자매에게 “출발하시면 전화 부탁드린다. 많이 급하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두 사람은 오후 3시 20분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에 도착해 이 행정관과 만나 청와대에 들어갔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관저 파우더룸에 급하게 들어오면서 정 씨 자매에게 “오늘 빨리 좀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평소 40분가량 걸리는 머리손질과 화장이 20∼25분 만에 끝났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15분 중대본에 도착했다.

이날 박 대통령에게 불법 미용시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던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단골 성형외과 김영재 원장(57)과 김상만(55) 정기양 전 대통령 자문의(58)는 청와대가 아닌 다른 장소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 전 자문의는 광주에서 열린 대한피부과학회 춘계학술대회, 김 전 자문의는 충남 천안의 골프장에 있었으며, 김 원장도 이날 골프를 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특검은 세월호 참사 전날 저녁부터 사고 당일 오전 10시 사이에 박 대통령이 무슨 일을 했는지를 확인하지 못했다. 참사 이튿날 진도체육관에서 찍힌 박 대통령 얼굴 사진에는 왼쪽 턱 밑에 주삿바늘 자국이 보이고, 참사 전날 국무회의의 박 대통령 사진에는 주삿바늘 자국이 없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이 때문에 국무회의가 끝난 이후부터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사이에 박 대통령이 미용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은 풀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검은 “청와대 압수수색과 대통령 대면조사가 무산돼 구체적 행적을 밝히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세월호#박대통령#행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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