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합참의장 “북핵, 한국 넘어 美본토까지 위협”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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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태평양사령관 “핵 방아쇠에 손가락 올린 포악한 독재자는 처음”

던퍼드 합참의장
던퍼드 합참의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북한 김정은에 대해 “우리는 아주 화가 나 있다”고 말하면서 워싱턴 안팎에서 대북 강경론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마치 폭풍 전야처럼 트럼프가 언제 김정은에게 초강경 제재를 꺼내 들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김정남 암살이 점차 북한 소행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런 분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미군 내 최고위직인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은 이날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열린 ‘글로벌 위협과 미국의 국가안보 우선순위’ 세미나에서 “북한은 지금 한국 등 동북아 역내 국가뿐 아니라 미국 본토에까지 위협이 되고 있다”고 명시했다. 던퍼드 의장은 “북한이 최근 들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 개발과 함께 핵탄두를 그 ICBM에 장착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우리가 분명히 목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던퍼드 의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러시아, 중국, 북한, 이란 4개국에 이슬람국가(IS) 및 알카에다와 같은 글로벌 테러조직을 더해 ‘4+1 위협’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그는 “4+1의 위협은 미국에 전방위 도전과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정가에선 미 정부가 북한을 2008년 이후 다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특파원들과 만나 “미국에서 2008년 이후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기 위한 움직임은 계속 있었지만 그동안 모멘텀이 형성되지 않았는데 김정남 암살 사건이 모멘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테러지원국 재지정 자체는 대북 제재 여부를 떠나 상징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은 이날 미 해군 연구소 주최로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인류의 긴 어둠의 역사에서 포악하고 변덕스럽고 앙심을 품은 독재자들은 있었지만 (김정은 같은) 그런 성향의 독재자가 ‘핵 방아쇠(nuclear trigger)’에 손가락을 올려둔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의 손 안에 있는 핵탄두와 탄도미사일 관련 기술은 ‘재앙의 조리법(recipe for disaster)’”이라며 “인도-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정을 해치는 4가지 심각한 도전은 중국, 러시아, 북한, IS인데 이 중 북한이 최대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미국 합참의장#북핵#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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