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대한민국 1인가구의 ‘싱글라이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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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 살며 하루 두끼 ‘혼밥’… 절반 “계속 혼자 살 것”

회사원 김모 씨(32·여)는 13년째 혼자 ‘서울살이’를 하고 있다. 아침 식사는 출근길에 편의점에 들러 간단하게 해결한다. 퇴근할 땐 도시락이나 김밥 등을 사와 집에서 TV를 보며 먹는다. 주말이면 혼자 영화를 보고 쇼핑을 즐긴다. 가끔 외롭다고 느끼지만 현재의 ‘싱글라이프’를 포기할 생각은 없다.

대한민국의 4가구 중 1가구는 김 씨처럼 혼자 사는 ‘1인 가구’다. 1인 가구가 크게 늘면서 이들이 소비와 트렌드를 주도하는 현상을 일컫는 ‘1코노미’(‘1인’과 ‘이코노미(economy·경제)’의 합성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23일 40대 이하 1인 가구의 생활 모습을 분석한 ‘2017 한국 1인 가구 보고서’를 내놨다.

○ 하루 두 끼는 ‘혼밥’, 혼자 사는 이유는 “편해서”

KB금융의 보고서는 서울, 경기, 세종시, 6대 광역시에 사는 연소득 1200만 원 이상 20∼40대 1인 가구 1500명을 온라인 설문한 결과를 담았다. 통계청(2015년)에 따르면 전체 1인 가구의 절반(52.8%) 이상은 40대 이하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들은 혼자 살게 된 가장 큰 이유로 ‘직장이나 학교’(35.7%)를 꼽았다. 하지만 복수응답(2개)을 고려하면 ‘혼자 사는 것이 편해서’라고 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다.

1인 가구 10명 중 7명은 20대 때 혼자 살기 시작했다. 주거 형태는 원룸(33.7%), 살고 있는 집의 규모는 5∼10평(16.5∼33.1m²·40.2%)이 가장 많았다. 응답자의 82.8%는 반전세를 포함한 전월세로 살고, 전세나 월세 보증금은 본인이 직접 부담(75.3%)했다.

1인 가구 중 하루 평균 두 끼를 혼자 해결한다고 답한 사람이 많았다. 평일에 두 끼를 혼자 먹는 사람이 전체의 41.5%였다. 혼자 식사할 때는 직접 요리해서 먹는 사람(45.3%)이 가장 많았다. 반조리 식품(12.2%)이나 배달음식(10.9%)도 좋아했다. 이들은 혼자 식사, 운동, 쇼핑을 자주 하며 ‘혼술’(혼자 술 마시기)이나 ‘혼행’(혼자 여행하기)에 익숙하다는 응답(복수)도 각각 38.3%, 42.1%나 됐다. 1년 내에 혼자 해외여행을 가겠다는 사람도 절반이 넘었다.

○ 남성은 ‘외로움’, 여성은 ‘안전’이 고민

1인 가구 10명 중 7명은 혼자 사는 삶에 만족했다.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수식어로 ‘자유로운’, ‘자립심이 강한’, ‘여유로운’ 등을 꼽아 긍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얼마나 더 혼자 살 것 같으냐는 질문에는 2년 이상 4년 미만(37.6%)이 가장 많았다. 8년 이상(22.3%)이 다음이었다. 혼자 살 의향이 있다고 답한 사람(49.7%) 중에선 8년 이상 혼자 살 것 같다는 응답(36.2%)이 가장 많았다. 이들은 혼자 사는 가장 큰 장점으로 ‘자유로운 생활과 의사결정’을 꼽았다. 반면 외로움 같은 심리적 문제를 가장 많이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들이 특히 외로움에 대한 우려가 컸다. 여성들은 혼자 사는 것에 대한 위험이나 안전을 더 걱정했다.

1인 가구 10명 중 4명은 주택 구입이나 노후 준비를 위한 자금 마련을 고민했다. 금융상품 중에 예·적금 가입률(82.9%)이 가장 높았다. 전체의 40.5%가 주택자금 등의 용도로 대출을 받았다. 쇼핑, 외식, 편의점 등의 부문에서 할인 혜택이 있는 신용카드 상품에도 관심이 많았다. KB금융그룹은 이 같은 분석을 토대로 다음 달 1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금융 패키지 ‘KB일(1)코노미 상품’을 내놓는다. ‘1인 가구 연구센터’도 신설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1인가구#혼밥#싱글라이프#원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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