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걸]“열정, 주인의식, 팀워크…면접 때 꼭 살피는 세 가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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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걸 커리어 멘토 -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 이중호 총지배인

<< 최근 국내 외국계 특급호텔에 한국인 총지배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만큼 한국인 호텔리어들의 경력이 쌓이고 실력 또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서울 신도림역 옆에 있는 특 1급 호텔로 특히 젊은 감각이 손꼽히는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의 이중호 총지배인을 만났다. 그는 자신의 호텔 경력과 생활을 솔직히 공개하며 호텔리어를 꿈꾸는 젊은이들을 위한 세심한 조언 또한 잊지 않았다. >>

“호텔은 집 밖의 또 다른 집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시간 외출했다 집으로 돌아왔을 때 느끼는, 그런 안락함을 줄 수 있어야 해요. 제가 호텔리어가 된 것도 호텔에서 최상의 서비스를 맛봤기 때문이죠.”

이중호 총지배인(51)은 25년 전 미국 유학 시절 처음 갔던 한 특급호텔에서의 감동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말한다. 교포 후배를 따라가서 커피 한잔을 마셨는데 최고로 존중받는 기분이 들었고, 시설과 분위기, 일하는 사람들까지 멋져 보였다고 한다. 이런 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귀국 후 호텔 채용 공고를 보았을 때 주저 없이 원서를 냈고, 호텔리어로 첫발을 내디뎠다.

“세일즈 마케팅 부서로 입사했지만, 1년 동안 순환근무를 요청했습니다. 전 부서를 경험하면서 호텔 운영 전체를 파악하고 싶었죠. 당시 그런 근무 전례가 없어 ‘당돌하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그는 당시 프런트 데스크, 하우스 키핑까지 호텔 내 모든 업무를 현장에서 경험했던 것이 총지배인이 된 지금까지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덧붙인다.

“호텔은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어우러져 일하는 곳이에요. 직원 모두 각자 위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청소 직원의 작은 실수로도 고객의 마음이 돌아서버릴 수 있죠.”

호텔리어로서 자부심이 큰 그가 잠시 다른 길에 들어선 적이 있다. 호텔 입사 5년차 정도 되었을 때 대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것. 하지만 호텔과 차이가 큰 조직문화, 일과 개인생활의 균형이 무너짐을 느끼면서, 고민 끝에 6년 만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제가 살면서 가장 잘한 결정이었어요. 그 후 지금까지 늘 만족하며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호텔에서 일하다보니 에티켓이 몸에 배어 우리 집 아파트에서도 습관적으로 엘리베이터 문을 잡아줍니다(웃음).”

매일 ‘칭찬카드’ 직원들에게 직접 전달

이 총지배인은 “먼저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해야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가 고객에게 전달될 수 있다”고 얘기한다. 이를 위해 떠올린 작은 아이디어들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그는 평소 ‘칭찬카드’를 만들어 직원들에게 직접 전달한다. 매일 5∼6명에게 주는데, 포인트 적립이 가능해서 호텔 시설 이용에 혜택이 주어진다. 또 직원들의 생일에는 직접 쓴 생일카드와 작은 선물을 전해주며 축하한다.

“서비스는 결국 디테일입니다. 정형화된 매뉴얼을 고집하기보다는 고객의 욕구에 맞추는 게 중요하죠.”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 내 곳곳에서는 유리창을 통해 서울 시내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최고층인 41층에 위치한 로비는 서울을 둘러싼 산들이 파노라마처럼 한눈에 펼쳐지는 장소로 손꼽힌다. 이곳 유리창에는 마치 전망대처럼 창밖으로 멀리 보이는 산, 건물들의 이름과 거리가 표시돼 있다. 사소하지만 세심함이 엿보이는 서비스다.

그는 “호텔은 이제 단순한 숙박이나 음식을 즐기는 공간을 넘어 개인 생활을 풍성하게 해주는 문화 공간이자 놀이 공간‘이라고 말한다.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은 백화점, 뮤지컬 공연장, 영화관 등 복합문화 공간 속에 위치해 다른 호텔에 비해 젊은 층 고객이 특히 많은 편이다.

그는 직원들에게 “아무 것도 안하는 것보다는 뭐라도 하는 게 낫다(Better than nothing)”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

“늘 책임이 뒤따르는 위치에 있다 보니 최선의 결정을 하기 위해 계속 미루는 경우가 있어요. 하지만 결정이 늦어지면 시간싸움에서 지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빠르고 능동적인 실천을 강조하게 된 거죠.”

그가 직원들에게 권하는 또 한 가지는 “멘토를 가지라”는 것.

“제게는 두 분의 훌륭한 멘토가 있었어요. 신입 시절에는 사소한 습관도 따라할 정도로 큰 영향을 받고 배웠죠. 그럼에도 지금 돌이켜보면 더 많이 가르쳐달라고 하고 배울 걸,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그는 호텔리어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하라”고 조언한다.

“여행, 사람들과의 대화, 독서를 통해 다양한 문화와 생각의 차이를 경험하고 이해하면, 외국인이 많이 방문하는 호텔에서 일하는데 힘이 됩니다. 해외에도 여러 호텔이 있으니 세계로 눈을 넓히는 것도 필요해요.“

그는 총지배인으로서 면접을 볼 때 다음 세 가지를 꼭 살펴본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우선 ‘열정’과 ‘주인의식’입니다. 본인의 역량을 최대로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호텔리어라면 이에 더해 타 부서와 소통하며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팀워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는 사람들과 함께 뛰며 땀 흘리는 농구와 축구를 좋아한다. 직접 운동을 할 수 없을 때는 관람을 즐긴다. 집에서 와인 한잔 하면서 스포츠 경기를 보거나 음악을 듣는 것을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첫손에 꼽았다. 가족여행도 즐긴다. 여행지 호텔에 투숙하면 시설은 어떤지, 서비스는 어떤지 꼼꼼히 살펴보는 건 어쩔 수 없는 직업병이다. 고객으로서의 경험을 되짚어보며 현장에 적용하기도 한다.

그에게는 두 가지 꿈이 있다. 하나는 ‘쉐라톤’이라는 글로벌 호텔 브랜드의 한국인 총지배인으로서 앞으로 많은 후배 호텔리어들이 총지배인의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또 하나는 은퇴 후 호텔리어로서의 경험을 총 정리한 에세이 책을 내는 것이다. 뼛속까지 호텔리어다운 꿈이다.

이중호 총지배인은…

1965년생. 중앙대에서 심리학 전공,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 대학원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1994년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현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세일즈 마케팅 부 입사. 1999년 현대상선으로 이직했다가 2005년 하얏트리젠시 제주 판촉부장으로 호텔업계 복귀. 2008년 그랜드하얏트 서울 판촉부장, 2010년 JW

메리어트 서울 마케팅 이사, 2012년 JW 메리어트 서울

부총지배인을 거쳐 지난해 7월부터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 총지배인을 맡고 있다.

글/계수미 전문기자 soomee@donga.com
김경화(비즈니스·라이프코치, 커리어 칼럼니스트)
사진/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 제공
동아일보 골든걸 goldengirl@donga.com
#쉐라톤#디큐브시티#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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