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가리는 우리 아이 3월 첫 등교 걱정되시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초등학교 입학 후 적응 잘하려면

 다음 달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내는 이모 씨(41·여)는 조마조마하다. 아이가 평소 낯을 많이 가리는 탓에 유치원에 처음 다닐 때 “엄마와 떨어지지 않겠다”며 한 달 넘게 떼를 쓴 적이 있기 때문이다. 새 학기를 앞두고 아이들이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울 방법을 소아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과 함께 알아봤다.

 이 씨의 아이처럼 부모와 떨어지는 것을 심하게 거부하는 경우엔 가벼운 분리불안 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 증세가 입학 한두 달 전부터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전보다 투정이 늘고 잠들기 어려워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증거다. 심하면 손톱을 물어뜯거나 눈을 쉴 새 없이 깜박이는 틱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대개 자연스럽게 상태가 나아지지만 입학 후 한 달이 지나도록 등교를 힘들어하면 단계적인 적응 요법을 쓰는 게 좋다. 처음엔 아이가 불안함을 느끼지 않도록 부모가 교실 근처에서 기다리며 쉬는 시간마다 얼굴을 보여주다가 점차 그 빈도를 줄이는 방식이다. 등교 시 헤어지는 장소도 첫째 주엔 교실, 둘째 주엔 교문 앞 등으로 점차 옮긴다.

 평소 또래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지내려는 경향이 강하다면 ‘아스퍼거 장애’나 자폐증에 해당한다. 낯선 교실에 앉아 새 친구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으면 크게 당황할 수 있고, 새로운 집단생활의 규칙에 적응하는 데에도 남들보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아이가 교실에서도 익숙함을 느낄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줄 것을 권한다. 교실이 그려진 그림카드를 주며 “이곳에서 공부하게 될 거다”라고 알려주거나, 시계가 그려진 사진과 함께 “시곗바늘이 여기까지 오면 쉬는 시간이다”라고 인식시키는 식이다. 평소 아끼던 인형 등을 당분간 들고 다니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반 친구들 중 몇 명과 따로 어울리는 시간을 만들어 자신감을 키워 주는 것도 좋다.

 성격이 밝고 에너지가 넘치지만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못하고 자기 이야기만 하거나 사소한 장난에도 거칠게 반응하는 것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아동의 대표적인 유형이다. 집중력을 오래 유지하는 걸 어려워하므로 같은 과제를 내주더라도 짧게 끊어서 여러 번에 걸쳐 하는 게 좋다. 수학 문제를 10개씩 풀게 하지 않고 2개씩 풀게 하는 식이다. 사소한 일에 기뻐하고 좌절하는 게 특징이기 때문에 부모가 아이가 잘한 행동엔 적극적으로 칭찬과 격려를 해주는 게 중요하다.

 다른 아이들보다 예민하고 기분 변화가 잦다면 소아 우울증일 수 있다. 처음엔 학업에 흥미를 보이지 않지만 휴식 시간을 충분히 주며 기다리면 금세 좋아진다. 조급하게 생각해 다그치는 것보단 성과에 대해 칭찬을 해주며 과제의 양을 조절해준다.

<도움말: 양영희 국립정신건강센터 소아청소년정신과장, 정유숙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김효원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초등학교 입학#낯가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