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보다 14m 높게” 맘 바꾼 현대자동차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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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옥 환경영향평가서 제출… 기존보다 16m 높은 569m로 추진
완공땐 국내 최고… 층수 105층 유지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옛 한국전력 터에 건립을 추진 중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를 제치고 ‘국내 최고(最高) 빌딩’ 자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강남구가 1일 현대차그룹으로부터 제출받은 GBC 건축사업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따르면 GBC 메인타워는 기존 안(553m)보다 16m 높은 569m로 계획됐다. 이는 올해 4월경 완공을 앞둔 국내 최고 빌딩 롯데월드타워 타워동(555m)보다 14m 더 높다. 층수는 당초 계획인 105층과 동일하다.


현대차가 2015년 GBC 건설 계획을 처음 발표할 당시 메인타워는 571m로 롯데월드타워보다 20m 가까이 높았다. 이후 개발계획 수정과 서울시와의 사전 협상 등을 거치며 지난해 2월 105층 553m로 다소 낮아졌다. 이에 따라 555m로 계획된 롯데월드타워가 자연스레 국내 최고 빌딩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또다시 높이가 변경되면서 한국 최고 빌딩이라는 이름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계획대로 GBC가 완공될 경우 세계 고층 빌딩 순위로 따져도 10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초고속 승강기 상층부에 필요한 설비를 보강하면서 계획보다 높아지게 된 것”이라며 “높이 경쟁을 염두에 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이미 높이 변경 계획을 정했지만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완공 건물을 기준으로 국내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인천 송도의 동북아무역센터(68층·305m). 다음은 부산 해운대구의 주상복합 위브더제니스(80층·300m)다. 서울에서는 영등포구 여의도 IFC(279m)가 가장 높다. 하지만 이 기록은 올해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되면 곧바로 깨진다. 이어 현대차 GBC가 2021년 완공되면 또다시 바뀐다. 2018년 완공 예정인 영등포구 여의도 파크원타워(338m)까지 포함하면 높이 1∼3위 건물이 서울에 새롭게 문을 열게 된다. 모두 국제초고층학회에서 분류한 ‘슈퍼톨(Supertall) 랜드마크’(300m 이상)로 서울의 스카이라인이 한층 웅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메인타워의 높이 변경을 제외한 나머지 GBC 계획은 종전과 같다. 총 7만9341m² 부지에 메인타워(총면적 56만443m²)를 포함해 총면적 92만6162m² 규모로 조성된다. 2000석 규모의 공연장(6만7768m²), 컨벤션센터(6만8895m²), 전시장(20만6m²) 등이 포함된다. 영동대로 지하공간과 연결된 성큰광장과 공개공지, 공공 보행통로 등도 들어설 예정이다.

 본격적인 착공을 앞두고 사전 작업들도 속속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6월 철거를 시작한 옛 한국전력 건물은 지난달 철거 공사를 끝내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신규 변전소 이설 공사도 3월 초면 완료된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서울시가 건축심의와 허가를 조속히 완료하면 올 상반기에 착공이 가능하다”며 “GBC가 완공되면 맞은편의 무역센터와 함께 경제·관광 중심지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구는 2일 주민설명회를 열고 다음 달 3일까지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공람한다. 평가서 초안에는 건축 기본계획 외에도 환경오염 및 소음, 진동 저감 방안 등이 담겨 있다. 의견이 있는 주민은 공람기간 중 강남구나 삼성1동, 대치2동, 송파구 잠실2동, 잠실7동 주민센터로 제출하면 된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현대자동차#롯데#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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