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네타냐후 2월 美서 정상회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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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국가 해법’ 폐기여부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2일 전화 통화를 하고 2월 중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정상회담이 열리면 현재 텔아비브에 있는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문제를 포함해 이란 핵 합의, 팔레스타인 평화협상, 유대인 정착촌 건설 등이 폭넓게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측은 두 정상의 통화에 대해 “매우 좋은 대화 분위기였다”고 밝혔고, 이스라엘 총리실 측도 “매우 훈훈한 대화였다”고 논평했다. 이란 핵 합의 등을 추진한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 때 불편했던 미-이스라엘 관계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의 대(對)이스라엘 정책의 기본 원칙인 ‘2국가 해법’(이-팔 간 갈등 최소화 및 공존 지향)이 폐기될지가 주목된다. 이스라엘 정책 전환을 둘러싸고 미국 내 유대계 간 갈등이 본격화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 내 유대인들 중 거물급 인사들이 ‘친(親)트럼프’와 ‘반(反)트럼프’ 진영에 동시에 포진해 있고, 이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친트럼프 진영의 가장 대표적인 유대인은 트럼프의 사위이며 가장 강력한 ‘문고리 권력’이란 평가를 얻고 있는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트럼프는 19일 열린 주요 기부자들과의 만찬에서 “당신(쿠슈너)이 중동 평화를 만들어 내지 못하면 그 누구도 못 하는 것”이라고 말해 쿠슈너가 이-팔 문제를 담당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그룹의 법무 업무를 19년간 담당했고, 국제협상 특별대표로 지명된 제이슨 그린블랫은 드러내 놓고 유대인 정체성을 강조하는 인물로 유대인 정착촌 확대를 지지한다. 고교와 대학을 모두 유대인이 설립한 학교를 나왔고, 유대교의 모자인 ‘키파’도 자주 쓴다. 주이스라엘 미 대사로 임명된 데이비드 프리드먼도 오바마 행정부의 2국가 해법에 반대한다. 그는 지명 직후 “대사직을 예루살렘에서 수행하고 싶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반트럼프 진영 유대인들도 만만치 않다. 대표적인 인물은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버몬트 주). 샌더스는 꾸준히 2국가 해법을 지지했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강경 대응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경제 전문 매체 블룸버그통신의 창업자이며 뉴욕시장을 지낸 마이클 블룸버그도 트럼프의 ‘저격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비판적이다.

 한편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대선 때 미국 내 유대인 중 약 70%가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트럼프#네타냐후#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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