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공공부문서 81만개 새 일자리”… 재원마련 대책 빠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선택 2017 대선공약 검증]고용확대 정책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8일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을 핵심으로 하는 일자리 공약을 발표했다. 문 전 대표는 “대통령 집무실에 일자리 현황판을 붙여 놓고 직접 챙기겠다”며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 마련 계획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 文 “공공부문 충원, 노동시간 단축”


  
‘문재인표 일자리 대책’의 핵심은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이다. 공공부문에서 신규 일자리 창출 81만 개, 노동시간 단축으로 50만 개 등 총 131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공공부문 일자리가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이 21.8%인 데 비해 한국은 7.6%밖에 되지 않아 공공부문 일자리 비율을 3%포인트만 올려도 81만 개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 수 있다는 게 문 전 대표의 주장이다.

 특히 문 전 대표는 소방, 경찰, 복지 공무원을 대거 확충해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의무경찰을 폐지하고 연간 의경 선발 규모인 1만6700명을 대체하는 경찰을 신규 충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현재 법정 기준에 비해 1만7000명가량 부족한 소방 공무원을 신규 채용하고, 인구 1000명당 0.4명 수준인 사회복지 공무원도 6명 수준까지 늘려 25만 개의 신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주 52시간의 법정 노동시간만 준수해도 최대 2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노동자들이 연차 휴가만 다 써도 새 일자리 30만 개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의 임금 수준을 대기업의 80% 수준까지 높이는 ‘공정임금제’ 도입도 제시했다. 저성장, 경제적 불평등, 양극화 같은 국가적 위기가 발생한 근본 원인도 바로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가 일자리 창출 공약 준비에 심혈을 기울인 것도 이런 배경에서라고 한다.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은 필연적으로 ‘큰 정부’ 논란을 부를 수밖에 없는데, 문 전 대표는 “작은 정부가 좋다는 미신은 이제 끝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불어날 정부·공공기관의 인건비 부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사회서비스 수요가 나라마다 다르기 때문에 사회복지 공무원 채용 규모를 선진국 평균에 맞췄다가는 필요 이상으로 많은 공무원을 뽑게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조동훈 한림대 교수(경제학)는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100만 명 이상을 채용한다는 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 채용 규모는 수천 명에 그칠 수도 있다”며 “기존에 고용된 노동자들과 신규 취업자의 임금 격차를 줄여 ‘일자리 나누기’가 가능하도록 하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 다른 주자들도 ‘일자리 창출’ 한목소리

 일자리 공약은 다른 대선 주자들도 공을 들이는 분야다. 민주당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은 ‘노동법 준수가 곧 일자리다’는 태도다. 이 시장은 주 40시간 노동을 준수하면 최대 269만 개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주장한다. 같은 당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를 줄이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안 지사는 21일 부산을 방문해 새로운 일자리 창출 아이디어를 담은 ‘부산 선언’을 발표할 계획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지난해 4·13총선 때 청년고용할당제 도입 등을 당 공약으로 앞세운 적이 있지만 아직 대선과 관련한 일자리 공약을 내놓지는 않은 상태다. 바른정당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사교육 철폐를 통해 조성한 연 20조 원의 재원으로 일자리 창출 등 국가 경제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입장이다. 같은 당 유승민 의원은 재벌 개혁을 통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의 핵심이 될 것이란 입장이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유근형 /세종=천호성 기자
#문재인#더민주#공약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