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타다 넘어졌는데 ‘뚝’소리?… “무릎 십자인대를 지켜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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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장 부상 방지와 응급조치

 지난 겨울시즌 강습을 듣고 올 시즌 처음으로 혼자 스키를 타게 된 대학생 박형민 씨(21)는 지난 주말 친구들과 스키리조트를 찾았다. 흥분한 나머지 충분한 준비운동 없이 서둘러 슬로프를 내려오다 중심을 잃고 미끄러져 뒤이어 내려오던 스키어와 부딪치며 넘어졌다. 넘어지는 순간 스키가 분리되지 않아 오른쪽 무릎이 스키와 함께 돌아가며 ‘뚝’ 하는 소리가 났다. 박 씨는 다음 날 병원에서 ‘무릎 앞십자인대(전방십자인대)가 끊어져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스키는 겨울 스포츠의 꽃이다. 따뜻한 겨울이 이어지다 이번 주 들어 올해 첫눈이 내리면서 본격적인 한파가 시작되자 스키장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국민안전처가 2011∼2012년 시즌부터 2015∼2016년 시즌까지 5년간 스키장 방문객 573만 명을 조사한 결과 1만141명이 슬로프 이용 도중 사고로 부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유형은 혼자 넘어지는 단독 사고가 55.9%(5596명)로 가장 많았고, 박 씨처럼 다른 스키어와 부딪쳐 발생하는 사고도 43%(4327명)나 됐다.

 부상 부위는 머리(1075명), 어깨(956명)도 많았지만, 역시 무릎이 15%(1515명)로 압도적이었다.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다 넘어질 때 대개 하체는 장비에 고정된 채 상체만 돌아가기 때문에 무릎이 비틀리며 십자인대가 손상되기 쉬운 탓이다.

 무릎 관절의 안쪽에 있는 십자인대는 넙다리뼈(대퇴뼈)와 정강이뼈(경골)를 연결하는 십(十)자 형태의 두 인대다. 앞십자인대와 뒤십자인대가 있는데, 앞십자인대는 정강이뼈가 넙다리뼈보다 앞으로 빠지는 것을, 뒤십자인대는 뒤로 빠지는 것을 방지한다. 즉, 무릎이 앞뒤로 덜렁거리며 흔들리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이다. 무릎은 체중을 받아 몸을 지탱하면서 관절이 움직이는 각도도 큰 부위이므로, 신체활동에 있어 이 무릎을 지지하는 십자인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십자인대 파열은 농구, 축구 등 격한 운동을 할 때도 자주 발생한다. 대부분 뚝 하는 파열음을 들을 수 있고, 증상 초기에는 무릎에 피가 차며 붓고 아프다. 가급적 무릎을 쓰지 말고 안정을 취하며 냉찜질로 염증을 가라앉힌 뒤 곧바로 병원에 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검사를 하는 게 좋다.

 이준규 한림대성심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처음에는 부종과 통증이 있지만, 2∼3주 지나면 이런 증상들이 완화된다. 그래서 단순 타박상이었구나 하고 오인하기 쉬운데, 이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면 무릎 불안정성으로 인해 반월상 연골(무릎 안쪽 반달 모양의 물렁뼈) 등 무릎 관절 내 다른 조직 손상이 발생한다. 장기간 이런 부상이 방치되면 조기 퇴행성 무릎관절염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치료는 수술과 보존적 치료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된다. 보존적 치료란, 보조기 등으로 관절을 고정하고 목발을 짚어 체중 부하를 분산하며 서서히 재활 치료를 하는 것을 말한다. 이 교수는 “앞십자인대 파열은 부분 파열이라도 수술을 진행한다. 뒤십자인대는 완전 파열이라 하더라도 동반 손상이 없으면 보존적 치료를 먼저 한다. 빨리 회복하려면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병행하면 좋고, 대부분 3개월 정도 지나면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괜한 혈기로 욕심 낼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실력에 맞는 슬로프를 선택하고, 타기 전 반드시 10분 이상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체조 같은 준비운동을 해 추운 날씨에 잔뜩 언 무릎을 풀어줘야 한다. 평소 운동을 통해 단단한 인대를 만들어 놓는 것도 중요하다. 타는 요령만 배울 게 아니라 넘어지는 순간에는 무릎을 굽힌 채 엉덩이 한쪽이 땅에 닿도록 옆으로 넘어져야 큰 부상을 막을 수 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스키장#무릎 십자인대#부상방지#응급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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