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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곱상한 얼굴 뒤엔 지독한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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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곱상한 얼굴 뒤엔 지독한 열정

정윤철기자 입력 2017-01-13 03:00수정 2017-01-13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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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캐나다 전훈 떠나는 16세 피겨 샛별 차준환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특급 유망주’ 차준환의 강점은 시니어 선수 못지 않은 표현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 아역 모델로 활동했던 그는 자신이 사용하는 음악에 맞춰 다양한 표정과 몸동작으로 감정을 표출하는 탁월한 능력을 갖췄다. 차준환이 12일 서울 태릉빙상장에서 훈련하고 있는 모습.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1년 동안 키가 8cm나 자란 소년의 얼굴에는 여드름 자국이 선명했다. ‘초코파이 꼬마’로 불리며 아역 모델로 활동할 당시 생글생글 웃는 표정이 인상적이었던 아이는 이제 사춘기를 갓 지난 수줍음 많은 소년이 됐다. 자신을 향한 관심이 아직은 쑥스럽다는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특급 유망주’ 차준환(16·휘문중)이다.

 하지만 빙판에 선 그에게서는 수줍음을 찾을 수 없다. 자신이 사용하는 음악에 대한 해석 능력이 뛰어난 그는 다양한 표정과 몸동작으로 성숙하게 감정을 표출한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일 포스티노’(시인과 우편배달부를 주인공으로 사랑과 우정, 시와 인생의 문제를 다룬 영화)의 음악에 맞춰 연기하는 그는 경기를 앞두고는 이 영화의 분위기에 젖어든다. 12일 서울 태릉빙상장에서 만난 그는 “영화와 음악의 드라마틱한 부분을 떠올리며 영화가 담은 그리움이라는 느낌을 표현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미지 트레이닝’ 방법을 설명하는 그의 표정에서는 당당함이 느껴졌다. 

 차준환이 8일 강원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끝난 피겨종합선수권에서 시니어 선수들을 모조리 제치고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기술과 함께 뛰어난 표현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방상아 SBS 해설위원은 “차준환은 남자 선수 특유의 힘과 여성 선수의 장점인 섬세한 연기력을 모두 갖춘 중성적 매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아역 모델 시절 ‘초코파이’ 광고에 출연했던 차준환. 유튜브 캡처
 차준환은 어린 시절부터 아역 모델로 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표현력을 키웠다. 그는 초코파이 등의 광고 모델로 활동하다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집 근처 아이스링크에서 피겨 특강을 듣게 되면서부터 피겨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연기 활동의 다양성을 위해 피겨를 배운 것이 지금의 상황으로 이어졌다. 차준환은 “처음에는 스케이트를 타면서 시원한 바람을 얼굴에 맞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그 다음에는 기술을 배우는 것이 신기해서 피겨를 계속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선수로서의 삶이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3월 세계주니어선수권을 준비 중인 차준환은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함께 훈련하기 위해 15일 캐나다 토론토 크리켓 스케이팅 앤드 컬링 클럽으로 향한다. 이 빙상장은 2014 소치 겨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하뉴 유즈루(일본)가 훈련을 하고 있는 곳이다. 시니어 무대와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차준환에게 하뉴는 반드시 뛰어넘어야 할 상대다. 하지만 차준환은 자신과의 싸움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전 아직 주니어 선수이기 때문에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를 해냈을 때 항상 좋은 결과가 따라왔습니다.”

 예쁘장한 외모를 가진 차준환이지만 하루 12시간가량 맹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독종’이다. 그는 최근 체력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소속사인 갤럭시아SM 관계자는 “차준환은 계단을 뛰어오르는 등 점프력 향상에 필요한 근육을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또한 체력 보충을 위해 군것질을 참고, 고기 위주의 식단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차준환은 피겨종합선수권에서도 쇼트와 프리 경기 전날 밤에 각각 갈비탕과 돼지갈비를 먹었다.

 고득점을 위해 자신이 성공시킬 수 있는 쿼드러플(4회전) 점프의 종류와 방식을 늘리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쿼드러플 살코를 뛸 수 있는 그는 최근 쿼드러플 토루프와 루프도 연마하고 있다. 차준환은 “쿼드러플 토루프의 경우 5, 6번 시도하면 1, 2번은 깨끗하게 성공한다. 다음 시즌에는 실전에서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쿼드러플 점프는 난도가 높은 만큼 연습 과정에서 착지 실수로 부상하는 경우가 많다. 차준환도 연습을 하다가 손가락에 멍이 드는 아픔을 겪은 적이 있다. 하지만 그는 이를 ‘영광의 상처’로 생각하고 있다. “어차피 피겨는 손으로 하는 게 아니라 발로 하는 것이니까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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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릿속이 온통 피겨 생각뿐인 차준환은 좋아하는 ‘걸그룹’도 없고, 예능 프로그램도 보지 않는다고 한다. 지금 그에게는 피겨 선수로서 발전하는 것이 최대 관심사이기 때문. 그는 “휴식을 취할 때는 주로 내가 잘했던 경기의 동영상을 반복해서 본다”면서 “실수를 줄여 세계선수권에서는 반드시 ‘클린 연기’를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차준환#토론토 크리켓 스케이팅 앤드 컬링 클럽#세계주니어선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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