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호 연루 의혹 이규혁, 씁쓸한 퇴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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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토토 빙상단 감독 사퇴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38)와 각종 동계스포츠 이권사업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이규혁 스포츠토토 빙상단 감독(39·사진)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전 감독은 지난해 말 자신과 관련해 불거진 문제로 팀에 피해를 끼쳤다며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2016년 1월 창단된 스포츠토토 빙상단에는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2연패를 달성한 이상화(28)와 올림픽 쇼트트랙 2관왕 박승희(25) 등이 뛰고 있다.


 이 전 감독의 중학교(신사중) 후배인 장 씨는 동계스포츠 사업을 빌미로 정부 지원금과 삼성의 후원금을 뜯어낸 혐의 등으로 현재 구속 기소돼 있다. 이 전 감독은 장 씨가 실질적인 운영을 맡은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서 전무이사로 활동했다. 이 전 감독은 재능기부 차원에서 참여한 것이란 입장이다.

 이 전 감독이 맡았던 빙상단도 ‘최순실 라인’이라는 의혹을 받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구속 기소)이 창단을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체부가 국민체육진흥공단에 창단 협조 공문을 보내면서 스포츠토토 운영 사업자인 케이토토는 체육공단에서 빙상단 운영자금 39억 원을 받았다.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 전 감독은 지난해 12월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4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한편 사퇴와 관련된 빙상단과 이 전 감독 측의 입장은 엇갈린다. 빙상단 관계자는 “애초 지난해 12월 말까지가 임기였던 이 전 감독이 팀에 피해를 입힌다며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혀 재계약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 전 감독의 어머니 이인숙 씨는 “청문회 출석 전 빙상단에서 사표 제출을 요구했다. 상황이 진전되면 반드시 명예를 되찾겠다”고 주장했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집에만 머무는 것으로 전해진 이 전 감독의 설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 전 감독은 한국 스포츠 사상 최초로 올림픽 6회 출전의 위업을 달성한 스피드스케이팅의 전설이다. 13세 때 처음 태극마크를 단 그는 23년 동안 대표팀에서 활약하다 2014년 은퇴했다.
 
이철호 채널A 기자 irontiger@donga.com·강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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