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donga.com

[직장인을 위한 김호의 ‘생존의 방식’]지금 나를 어디에 투자하고 있는가
더보기

[직장인을 위한 김호의 ‘생존의 방식’]지금 나를 어디에 투자하고 있는가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입력 2016-12-28 03:00수정 2016-12-28 03:00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일러스트레이션 김수진 기자 soojin@donga.com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경영의 대상은 기업만이 아닌 나의 삶도 해당한다.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는 파괴적 혁신 이론으로 유명한 경영학 분야 대가인 클레이턴 크리스텐슨이 쓴 책이다. 그는 위암 선고를 받고 경영이론을 우리 삶에 적용하여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강의했는데 이 내용을 풀어 책으로 냈다. 2012년 이 책을 처음 읽은 뒤로 매년 12월이 되면 나는 이 책을 반복해서 읽으며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계획한다. 이 책은 삶에 대해 폭넓게 바라보고 있는데 직업적인 측면에서 다가오는 부분은 세 가지이다.

 첫째, 만족과 불만족은 서로 다른 기준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연봉이 높으면 삶이 만족스럽고 낮으면 불만족스럽다고 생각하면서 만족과 불만족을 하나의 축에서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동기이론의 전문가인 프레더릭 허즈버그의 이론을 인용해 위생 요인과 동기부여 요인을 설명한다. 위생 요인은 불만족을 좌우하는 것으로 지위, 보상, 고용안정이나 직무조건 등이 해당한다. 이들이 충족되지 못하면 불만족스럽지만, 충족된다고 해서 만족하고 동기가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물론 이러한 조건 등이 충족될 수 있도록 요구하고 노력해야 하지만 이러한 조건이 삶의 만족을 만들어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럼 동기부여 요인은 무엇일까? 일에서 의미를 찾고, 보다 도전적인 과제나 책임을 맡는 과정에서 전문가로 성장하며 인정받는 것 등이 해당한다. 당장 회사 내부의 상사나 임원들을 생각해 보면 이들은 나보다 보상이나 지위 같은 위생 요인이 높지만 그들 사이에도 동기부여에는 큰 차이가 나며, 나보다 동기부여가 낮은 사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며칠 전 항공기에서 술에 취해 폭행을 하다 논란이 된 부잣집 아들은 위생 요인은 충족되었을지 모르지만, 자기 삶에서 동기부여는 충족되지 않았을 수 있다. 이 이론이 우리 삶에 주는 중요한 교훈은 돈이나 직책과 같은 위생 요인만을 우선순위에 두고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우리는 삶에서 의미와 만족을 잃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내 삶이 어디로 가게 될지 알고 싶다면 나의 미래 계획을 살펴보는 것보다는 내가 현재 시간, 돈, 에너지 등 나에게 주어진 자원을 어디에 할당하고 있는지 보면 된다. 자원 할당의 문제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가족이나 친구 관계, 건강, 책 읽기나 자기계발 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질적으로 대부분의 자원을 근무시간뿐 아니라 저녁이나 주말에도 회사 일에 투여한다.

 여기에는 그럴 수밖에 없는 수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크리스텐슨이 지적하듯 배우자나 아이들과 당장 저녁을 함께 먹지 않는다고 관계가 나빠지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가족에게 할당하는 자원을 서서히 줄여 나간다. 크리스텐슨은 경고한다. “피와 땀과 눈물을 투자할 장소에 대해 내리는 결정이 스스로 되고자 갈망하는 사람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결코 그런 사람이 되지 못할 것이다.”

 셋째, “나는 경험의 학교를 다니고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자신이 존경하는 최고경영자(CEO)인 놀런 아치볼드의 일화를 소개한다. 그는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 중 최연소 CEO가 되어 24년 동안 자리를 지켰다. 그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임금이나 직책보다는 성공한 CEO가 되기 위해 미리 경험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커리어를 쌓았다. 즉, 직장을 선택할 때 그는 늘 “내가 여기에서 배울 수 있는 경험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크리스텐슨은 단순히 이력을 관리하려 하지 말고, 자신이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경험과 기술을 따라가라고 한다.

 이러한 이야기가 단순히 “듣기 좋거나” “뻔하거나”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라고 받아들이는 독자들도 있을 수 있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책 후반부에 이에 대해 중요한 말을 던진다. 인생에 뚜렷하고도 제대로 된 목적을 갖고 있지 않다면 어떤 경영이론도 가치를 갖기 힘들다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은 시간을 내어 자신의 인생 목적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한 해를 마감하며 송년회도 좋지만 나만의 시간을 내어 내 인생의 진짜 목적은 무엇인지 깊이 있게 한번 고민해 보자.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동기부여#최고경영자#경험의 학교

기사 의견

주요뉴스

1/3이전다음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