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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식물인간이 된 소년… 가족들은 존엄사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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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식물인간이 된 소년… 가족들은 존엄사를 택했다

김배중기자 입력 2016-12-24 03:00수정 2016-12-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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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매튜/캐시 란젠브링크 지음/서가원 옮김/320쪽·1만4000원·이와우
 # 스네이스에 거주하는 10대 소년이 지난 일요일 새벽, 길에서 끔찍한 교통사고를 당해 현재 중태에 빠져 있다. 매튜 민턴(16세)은 차에 치였을 당시 A654 도로를 통해 집으로 걸어가고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가 기사 편집을 마감하는 이 순간에도 매튜의 어머니는 병원 침상을 지키고 있다.

 1990년 8월 16일자 잉글랜드의 한 지역신문에 실렸던 기사의 일부다. 사고를 알리는 한 토막의 기사 이후 영원히 잊혀질 뻔했던 소년 매튜 이야기는 20여 년이 지난 뒤 한 권의 감동 이야기로 재탄생됐다. 책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했던 평범한 소녀, 연인으로 오해받을 정도로 동생을 사랑했던 저자는 동생에게 사고가 발생했던 그날을 중심으로, 과거를 진솔하게 더듬어간다.

 그날 발생했던 사고 자체에만 집중한다면 결말은 ‘새드앤딩’이다. 190cm가 넘을 정도로 키가 크고 운동을 좋아했던 ‘상남자’ 매튜는 사고 직후 8년간 식물인간으로 지내다 가족들의 존엄사 결정으로 죽었기 때문이다.

 저자가 전하는 이야기는 매튜에 대한 애정이 넘치기에 감동적이다. 책 곳곳에는 매튜가 8년간 연명(延命)의료를 해온 기록뿐 아니라 저자와 동생이 얽힌 추억들이 생생하게 남아 있다. 매튜가 사망하고 약 10년 뒤 태어난 저자 아들의 이름 또한 언제든 동생을 회상할 수 있는 그 이름, ‘매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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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이어야만 느낄 수 있는 감정도 솔직하게 표현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가령 매튜가 병원에 입원한 초기에 다른 환자가 죽자, 저자는 “(죽은 사람이) 내 남동생이 아닌 사실에 안도했다”고 표현한다. 매튜의 회복 가능성이 줄어들자 “차라리 사고가 났던 날 밤 매튜가 죽었다면 그에게도 모두에게도 더 나았으리란 사실을 나는 확신했다”고 회상하기도 한다.

 가족의 소중함 또한 다시금 깨닫게 된다. 오랜 고통의 시간 끝에 가족을 잃은 절망 속에서도 매튜의 유가족은 서로가 살아있음을 감사히 여기며 보듬기 때문. 그렇기에 “우리는 네가 필요했어”라고 말하는 저자 엄마의 한마디는 책 속 구절에 머물지 않고 진한 육성(肉聲)처럼 느껴진다.

김배중기자 wanted@donga.com
#안녕 매튜#캐시 란젠브링크#가족#식물인간#안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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