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난동 대처 미숙에 조종사 파업… 대한항공 설상가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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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취 행패 승객, 美팝스타가 제압

승객폭행 30대 中企대표 아들 입건… 리처드 막스 “승무원들 훈련 안돼”

 
난동 승객 제압 돕는 美 팝가수 20일 오후 비행 중인 대한항공 KE480편 기내에서 만취해 난동을 
부리는 임모 씨(가운데 안경 쓴 사람)를 팝가수 리처드 막스 씨(가운데)와 승무원들이 제지하고 있다(위 사진). 막스 씨는 
포승줄을 직접 들고 임 씨 제압을 도왔다. 리처드 막스 페이스북 캡처
난동 승객 제압 돕는 美 팝가수 20일 오후 비행 중인 대한항공 KE480편 기내에서 만취해 난동을 부리는 임모 씨(가운데 안경 쓴 사람)를 팝가수 리처드 막스 씨(가운데)와 승무원들이 제지하고 있다(위 사진). 막스 씨는 포승줄을 직접 들고 임 씨 제압을 도왔다. 리처드 막스 페이스북 캡처
중소기업체 사장 아들이 대한항공 비즈니스석에서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다 승객들에게 제압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현장에 있었던 미국의 유명 팝가수 리처드 막스 씨(53)는 승무원의 미숙한 대처를 비판했다.

 21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해당 여객기(KE480편)는 20일 오후 2시 반 베트남 하노이에서 출발해 오후 6시 34분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일정이었다. 비즈니스석에 탑승한 임모 씨(34)는 위스키 2잔 반을 마신 뒤 오후 4시 20분부터 난동을 부렸다.

 임 씨는 옆자리 승객 A 씨(56)의 얼굴을 때리고 객실 사무장 박모 씨(36) 등 여승무원 2명의 얼굴, 복부를 때렸다. 또 이를 말리던 정비사에게 욕을 하고 정강이를 걷어찼다. 임 씨는 주변 남자 승객들과의 몸싸움 끝에 제압됐고 막스 씨도 포승줄을 들고 합세했다. 여성 승무원들은 테이저건(전기충격기)을 들고 있었으나 이를 쏘지도 못했다.

 임 씨는 착륙 직후 인천국제공항 경찰대에 체포됐고 경찰은 임 씨를 항공보안법 위반 및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임 씨는 아버지가 경영하는 중소 무역업체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9월에도 기내에서 소란을 일으켜 승무원들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막스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장 사진 여러 장을 올리며 “나와 아내는 무사했지만 한 승무원과 두 명의 승객은 상해를 입었다”며 “여자 승무원들은 이런 미치광이 승객을 제압하는 훈련을 전혀 받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고 썼다.


● 147편 파업 결항… 연말 여행객 분통

22일부터 10일간 부분파업 돌입… 제주노선 평소 90%선 운항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대한항공 조종사 노종조합이 22일 0시부터 31일까지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21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종사 노조 전체 인원 1100여 명 중 170여 명(약 15%)이 이번 파업에 참여한다. 파업 기간에는 국제선 24편, 국내선 111.5편, 화물기 12편 등 총 147.5편이 결항된다.

 국제선은 인천∼나리타, 인천∼오사카, 인천∼홍콩, 인천∼두바이, 인천∼제다(리야드 경유) 노선 중 일부 편이 대상이다. 여객 수요가 비교적 많은 북미, 유럽, 동남아 등 노선은 모두 정상적으로 운항된다. 국내선은 내륙노선을 평소의 85%만 운항하고 제주노선은 평소의 90%를 운항한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당초 37% 인상을 요구했다가 다소 낮춰 29%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큰 폭의 임금 인상 요구의 이면에는 중국 항공사들이 대한항공 조종사 평균 연봉의 두 배 수준인 21만∼30만 달러(약 2억5000만∼3억5000만 원)를 내걸고 국내 조종사들의 영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사측은 타 직군과의 형평성,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1.9% 인상안을 고수하고 있다.

이은택 nabi@donga.com /인천=황금천 기자
#대한항공#난동#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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