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IT총결산] 올해 대한민국을 뒤흔든 6대 IT 이슈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12월 20일 10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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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2016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정치 사회 분야에 많은 일이 있었듯이 IT 업계에도 눈에 띄게 많은 이슈가 있었다. 2016년 IT 업계 이슈 가운데 사용자들의 눈을 사로잡은 7가지 주요 이슈를 꼽아봤다.

미래가 현실이 되다, 알파고와 인공지능 서비스의 현실화

2016년은 인공지능이 현실화되기 시작한 해로 역사에 기록될 전망이다. 그리고 그 선봉에 프로 기사마저 꺾은 구글의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가 존재한다.

인공지능만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구글의 자회사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와 세계 정상급 프로 기사인 이세돌 9단의 역사적인 대국이 지난 3월 9일부터 15일까지 7일 동안 서울 광화문 포시즌호텔에서 진행됐다.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라고 명명된 이번 대회에서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4:1로 꺾으면서 많은 사용자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인공지능 기술이 이제 사람의 능력을 뛰어넘을 정도로 발전했음을 실감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출처=IT동아)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출처=IT동아)

그 동안 바둑은 수 많은 경우의 수 때문에 기계가 프로 기사를 꺾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알파고는 인공지능 기술의 핵심인 머신러닝(기계가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과 딥러닝(머신러닝 구현 기법. 사람의 뇌와 유사한 인공 신경망을 통해 기계에게 인지 능력을 부여하는 기술)을 활용해 스스로의 기력을 향상시켰고, 그 결과 판후이 2단과 이세돌 9단을 상대로 승리할 수 있었다.

이번 대국은 대한민국과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반 세기 넘게 연구된 인공지능 기술이 마침내 사람을 따라잡을 정도로 무르익었음을 전 세계에 알리고, 구글이 그러한 인공지능 분야에서 선두주자임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알파고 외에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IBM 등 글로벌 IT 기업에서 개발한 약 인공지능(인지능력만 갖춘 인공지능. 자아는 존재하지 않는다)이 속속 상용화되면서 사용자들에게 인공지능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구글은 구글 검색, 구글 포토, 지메일, 구글 번역 등 자사의 서비스에 인공지능을 적용해 서비스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서비스의 자동화에 나섰다. 또한 대화형 음성 비서 서비스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스마트폰과 홈 스피커를 출시하며 가정용 사물인터넷 시장에 진출했다.

MS는 개인용 음성 비서 서비스 '코타나'를 윈도우 10에 탑재한데 이어, 코타나를 탑재한 홈 스피커를 출시해 구글의 가정용 사물인터넷 시장 진출을 견제할 계획. 아마존 역시 '알렉사'라는 음성 비서 서비스를 출시하고 홈 스피커에 탑재해 인공지능 시장 진출을 꾀했다. IBM도 다 년간 연구해온 기업용 인공지능 서비스 '왓슨'의 상용화를 위해 협력사를 모집하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왕으로 태어난 스마트폰의 몰락, 갤럭시노트7 폭발 사고

인공지능은 사용자들에게 조금은 먼 나라 이야기로 다가왔다. 하지만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폭발(발화) 사건은 누구나 체감할 수 있는 현실이었다.

교환한 노트7이 폭발한 모습(출처=뽐뿌)
교환한 노트7이 폭발한 모습(출처=뽐뿌)

갤럭시노트7은 왕으로 태어난 스마트폰이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 가운데 압도적으로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자사의 모든 최신 기술을 한군데 모아서 만들어낸 회심의 역작이었다. 2016년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아이폰7과 경쟁하며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을 견인할 것으로 여겨졌고, 많은 사용자를 한 몸에 받았다.

실제 제품도 그러한 기대에 부흥하듯 멋지게 뽑혀나왔다. 강력한 성능, 아름다운 디스플레이, 오래가는 배터리, 더욱 발전한 전자펜 등 많은 IT 매체들이 현존하는 최고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라고 평가했고,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하지만 영광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제품이 실 사용 도중 폭발(자연 발화)한다는 지적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하나둘씩 올라오기 시작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폭발하는 경우도 보고되기 시작했다. 사용자의 제품 취급 실수로 스마트폰이 폭발하는 것은 으레 있는 일이었으나, 갤럭시노트7처럼 사용자의 부주의가 없었음에도 배터리에서 폭발이 일어나는 제품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가운데 처음이었다.

지속적으로 제품 폭발이 보고되자 삼성전자는 폭발 원인이 배터리 설계 실수로 보인다는 발표와 함께 판매된 갤럭시노트7 전 제품을 리콜한다는 초강수를 뒀다. 전 제품 리콜과 함께 갤럭시노트7 폭발 이슈는 사그라드는 듯 했다.

하지만 리콜 이후에도 제품이 폭발한다는 얘기가 솔솔 들려오기 시작했다. 분명 리콜을 다녀온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제품이 충전 또는 실 사용 도중 폭발한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부인했으나, 결국 국내외에서 리콜된 제품도 폭발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여기에 미국 소비자 안전 위원회, 연방항공청 등이 갤럭시노트7의 충전 및 사용을 중지하라는 권고를 내리면서 사태는 수습할 수 없는 지경으로 확대됐다.

결국 삼성전자는 출시 2달 만에 갤럭시노트7의 생산 및 판매를 전면 중단하고, 시중에 풀린 모든 제품을 수거하고 환불 해주겠다는 결정을 내리고 만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왕으로 태어난 스마트폰의 허망한 최후였다.

갤럭시노트7이 왜 폭발하는지 자세한 이유는 아직도 불명이다. 삼성전자가 처음 밝힌 배터리 설계 문제였을 수도 있고, 제품 설계 자체에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다. 아이폰7에 대응하기 위해 급히 제품을 설계하고 생산해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의견도 있고, 제품 속에 검증되지 않은 최신 기술을 너무 많이 투입해서 문제가 생겼다는 의견도 있다. 삼성전자는 조속한 시일 내에 갤럭시노트7이 폭발한 원인을 밝히겠다고 했으나, 아직까지 감감 무소식이다.

중요한 것은 이번 폭발 사고로 인해 삼성전자는 지난 7년 동안 쌓아온 신뢰를 상당 부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새 스마트폰 또는 배터리가 들어가는 모바일 기기(예를 들어 노트북)가 출시되었다는 뉴스에 댓글로 이번 제품도 폭발하는 것 아니냐고 냉소를 보내는 사용자가 종종 눈에 띌 정도다. 삼성전자는 과연 잃어버린 신뢰를 복구할 수 있을까? 모든 것은 삼성전자의 다음 행보에 달려 있다.

갤럭시노트7의 화려한 등장과 몰락을 정리한 일대기를 보면서 얘기를 마무리하자.

8월 2일: 삼성전자,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노트7 공개.
8월 6일: 이동통신 3사 갤럭시노트7 국내 예약 판매 돌입.
8월 19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공식 출시.
8월 24일: 오전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에 사진과 함께 '자신의 남자친구 갤럭시노트7이 충전 중 타는 냄새와 함께 터졌다. 정품 충전기 사용했다'는 주장 게재.
8월 29일: 유튜브에 '삼성 노트7 화재 영상'이라는 제목의 동영상 공개.
8월 30일: 카카오스토리, 클리앙 등에 '갤럭시노트7 폭발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글 게재. 클리앙 글에는 충전 중이 아니었다고.
8월 31일: 삼성전자, 국내 이동통신 3사에 갤럭시노트7 입고 일시 중단 요청.
9월 1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삼성전자에 갤럭시노트7 폭발 사고 현황 보고 통보.
9월 2일: 삼성전자 고동진 무선사업부장 갤럭시노트7 전량 리콜 공식 발표.
9월 8~9일: 미국 소비자 안전위원회(CPSC), 연방항공청(FAA) 갤럭시노트7 충전 및 사용 중지 권고.
9월 10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사용 중지 권고. 국토교통부 갤럭시노트7 기내 사용 및 위탁수하물 금지.
9월 19일: 삼성전자와 이동통신 3사, 전국 대리점에서 갤럭시노트7 신제품 교환 시작.
9월 20일: 국토교통부, 새롭게 교환된 갤럭시노트7 기내 사용 재개.
9월 28일: 갤럭시노트7 사전 예약 고객 개통 시작.
10월 1일: 갤럭시노트7 일반 판매 재개.
10월 2일: 새 갤럭시노트7도 발화 주장. 삼성전자 '외부 충격이 원인' 조사 결과 발표.
10월 10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생산 일시 중단.
10월 11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글로벌 판매/교환 전면 중단.

콘텐츠의 힘, 포켓몬GO 열풍

지난 7월 말 '포켓몬 GO'의 열풍이 한국에도 상륙했다. 포켓몬 GO는 구글에서 독립한 증강현실 스타트업 '나이앤틱'이 포켓몬 콘텐츠의 원 소유주인 닌텐도의 투자를 받아 제작한 증강현실 소셜 게임이다.

포켓몬GO(출처=IT동아)
포켓몬GO(출처=IT동아)

7월 초 출시된 포켓몬 GO는 여러가지 특이한 점 때문에 사용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닌텐도의 기기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던 포켓몬을 일반 모바일 기기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되었다는 점이나 증강현실과 결합해 실제로 발품을 팔아야 포켓몬을 수집할 수 있다는 점 등이다.

미국, 캐나다, 유럽, 일본 등에 순차적으로 출시된 포켓몬 GO는 콘텐츠 왕국 닌텐도의 대표 콘텐츠 답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사람들은 포켓몬 GO를 즐기기 위해 길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남녀노소 누구나 포켓몬 GO를 즐기는 모습을 길거리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을 정도였고, 희귀한 포켓몬을 채집할 수 있는 장소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결국 포켓몬 GO는 단순한 모바일 게임을 넘어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하지만 이는 국내에선 먼나라 이야기일 뿐이었다. 포켓몬 GO가 정식 출시되지 않아 게임을 즐길 수 없었기 때문. 하지만 7월 말 속초, 양양 등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 포켓몬 GO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포켓몬 GO를 즐기기 위해 강원도로 발걸음을 향했다. 해당 지역은 원래 피서객에 포켓몬 GO를 즐기려는 사람들까지 방문한 덕분에 호황을 누렸다. 포켓몬 GO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지역 주민들이 직접 강조하며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진풍경까지 눈에 띄었다.

포켓몬 GO는 성공비결은 뭘까. 킬러 콘텐츠다. 포켓몬이라는 닌텐도의 킬러 콘텐츠가 모바일이라는 범용 플랫폼에 진출한 것이 이러한 대성공을 이끌어냈다.

포켓몬은 지난 1996년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 '게임보이'용으로 처음 출시된 게임이다. 처음부터 인기가 심상치 않았다. 약 3,100만 장이 넘게 판매되며 게임보이의 성공을 견인했다. 많은 학생과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나 포켓몬 게임을 즐겨 당시에도 사회현상으로 떠올랐다. 이에 고무된 닌텐도는 애니메이션, 만화 등을 제작하며 포켓몬의 영역을 확대했고, 자회사 게임프리크(포켓몬 게임 개발사)와 함께 포켓몬 관련 콘텐츠를 전담하는 합자회사 포켓몬컴패니를 설립했다. 이후 포켓몬은 시리즈 합계 1억 2,000만 장이 넘게 판매된 게임업계의 베스트셀러로 등극한다.

이러한 대성공에도 불구하고 포켓몬에는 한 가지 약점이 있었는데, 바로 닌텐도의 플랫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였다는 것이다.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본작)와 거치형 게임기(관련작품)에서만 즐길 수 있었다. 때문에 진입 장벽이 있었다. 닌텐도 휴대용 게임기의 인기가 시들해지자, 포켓몬의 판매량도 같이 하락세를 그리고 만다. 물론 하락세임에도 불구하고 1,600만 장이 넘게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포켓몬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닌텐도는 자사의 콘텐츠를 자사의 플랫폼 뿐만 아니라 모바일(스마트폰+태블릿PC)이라는 범용 플랫폼에도 제공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모바일이라는 범용 플랫폼에 진출함에 따라 포켓몬의 유일한 약점이었던 진입장벽이 사라졌다. 진입장벽이 있을 당시에도 킬러 콘텐츠로 불릴 만큼 인기를 끌었는데, 진입장벽이 사라졌으니 그 파급력은 오죽하랴. 20년 동안 포켓몬을 즐겨온 수 많은 사용자들이 자신의 스마트폰에 포켓몬 GO를 설치하고 포켓몬 채집에 나섰다.

여기에 증강현실이 한몫 거들었다. 포켓몬 GO는 집에서 혼자 즐기는 게임이 아니라, 증강현실을 활용해 길거리에서 다 같이 즐기는 게임이다. 때문에 사용자들은 길거리에 모여 포켓몬 GO를 즐기기 시작했고, 이를 본 (포켓몬에 별 관심이 없던) 일반인들도 관심을 갖고 포켓몬 GO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많은 인파가 포켓몬 GO에 쏠리자 평소 포켓몬에 관심 없던 사용자마저 포켓몬 GO를 설치하고 길기리로 나섰다. 이것이 포켓몬 GO가 사회현상으로 떠오른 이유다. 즉 포켓몬 GO 열풍은 포켓몬이라는 킬러콘텐츠와 모바일이라는 범용 플랫폼이 주연이고, 증강현실이라는 기술이 조연이라 할 수 있겠다.

2016년 하반기에 들어 포켓몬 GO의 열풍은 상당 부분 사그라든 것이 사실이다. 나이앤틱은 포켓몬 GO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함께 스타벅스, 일본 맥도날드 등 오프라인 매장과 파트너를 맺고 특정 지역의 체육관화(포켓몬 GO 게이머들의 만남의 장소)를 시도하고 있다.

포켓몬 GO는 현재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 정식 출시되었다. 하지만 한국은 중국, 인도 등과 함께 여전히 포켓몬 GO를 즐길 수 없는 대표적인 국가다. 국내에 포켓몬 GO가 출시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증강 현실 구현을 위해 포켓몬 GO에 적용된 구글 지도를 국내에서 제대로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추측하는 의견이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구글 지도가 없더라도 게임 자체를 즐기는데는 큰 문제가 없다. 게임 내 지도 기능만 이용할 수 없을 뿐이지, 포켓몬을 찾아서 채집한다는 핵심 콘텐츠는 정상적으로 이용 가능하다. (단물은 다 빠졌지만 그래도) 국내 사용자들이 포켓몬 GO를 정식으로 즐길 수 있게 되길 바랄 뿐이다.

'반출 불가'로 결정난 구글의 지도 반출 시도

구글의 지도 반출 시도는 결국 무산됐다. 국토교통부, 미래창조과학부, 국방부, 국가정보원, 외교부 등 관계 부처가 모인 측량성과 국외반출협의체는 11월 18일 국토지리정보원에서 3차 회의를 열고 6월 구글이 요구한 1:5000 축적의 고정밀 지도 국외 반출을 최종 불허했다. 6개월 동안 지도 반출 여부를 두고 찬반 여론이 격렬하게 대립했으나, 결국 반출 허가를 하지 않는 것으로 일단락 되었다.

구글 지도(출처=IT동아)
구글 지도(출처=IT동아)

구글 지도 반출 이슈는 지난 6월 초 구글이 국내 지도 데이터를 미국 등 해외로 가지고 나갈 수 있도록 허가해달라는 신청서를 국토교통부(국토지리정보원)에 제출하면서 시작되었다. 관련 법령에 따르면 지도 반출 신청이 들어오면 국토교통부는 관련 기관과 협의체를 구성해 60일 이내에 반출을 허가할지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협의체는 한 차례 결정을 연기하며 반출 여부를 두고 오랜 시간 심사숙고했다. 결정까지의 과정이 순탄치 않았음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현재 실정법은 허가받지 않고 국내 지도 데이터를 해외로 반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국내 지도 데이터는 반드시 국내 데이터센터에 보관해야 한다. 제법 강력한 데이터 거주(레지던시)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중국처럼 강력한 데이터 주권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해외에서 국내 데이터센터에 접속해 지도를 열람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구글은 왜 지도 데이터를 해외로 반출하길 원하는걸까? 구글 지도 서비스와 음성 안내, 안드로이드 오토(구글의 커넥티드카 솔루션) 등 지도 관련 서비스를 국내에서 정상적으로 제공하고 싶어서다. 현재 국내에서 구글 지도는 핵심 기능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반쪽짜리 서비스에 불과하다. 출발지부터 목적지까지 자가용과 도보로 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대중 교통으로 가는 방법만 알려주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구글 지도가 핵심 기능을 제공하지 못하니 관련 기능인 음성 안내와 안드로이드 오토도 덩달아 먹통이 되어 버렸다.

지도 데이터(+ 공간 정보 데이터)가 없으면 특정 위치에 어떤 건물과 도로가 있는지 알 수 없고, 현재 도로 상황이 어떤지도 파악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제대로 된 길 안내(내비게이션)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현재 국내에는 구글 데이터센터가 없다. 그렇다면 구글은 어떻게 국내에서 (반쪽이나마) 구글 지도를 서비스하고 있는 것일까? 실상을 알면 헛웃음이 절로 나온다. 국내에 자그마한 서버 몇 대를 가져다 놓고, 여기에 지도 데이터를 배치한 후 최소한의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다. 구글의 전체 클라우드 시스템에 연결된 데이터센터가 아니라 임시변통으로 가져다 놓은 서버에 불과하다. 클라우드 시스템에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내비게이션, 음성 안내, 음성 명령, 안드로이드 오토 등 구글 지도의 핵심 기능을 하나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정부가 마냥 지도 데이터 반출을 거부한 것은 아니다. 정부는 구글에게 거래를 제안했다. 구글이 보유한 위성 지도 데이터에서 정부 기관, 군사 시설, 보안 시설 등 주요 시설에 관한 데이터를 삭제하면 지도 데이터 반출을 허가해주겠다는 것. 북한 등 적성 국가와 휴전 중인 상황에서 주요 시설의 위치가 구글 지도 같은 글로벌 서비스에 노출되면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구글은 여기에 난색을 표했다. 구글은 어째서 정부의 제안을 거부하는 것일까? 구글이 반출하길 원하는 것은 '일반 지도 데이터'고, 정부가 삭제하길 원하는 것은 '위성 지도 데이터'이기 때문이다.

구글이 해외로 반출하려는 지도 데이터에는 이미 주요 시설의 위치가 모두 삭제되어 있다. 구글이 해외로 반출하길 원하는 지도 데이터는 SK텔레콤(SK플래닛)이 정부의 측량 조사 결과를 토대로 만들어낸 것이다. 정부 기관, 군사 시설, 보안 시설 등을 반드시 가려야하는 실정법 하에서 만들어진 만큼 이미 관련 데이터가 삭제되어 있다. 실제로 구글 지도를 일반 지도로 실행하면 정부 기관, 군사 시설, 보안 시설 등의 위치가 전혀 표시되지 않는다.

하지만 구글 지도 속 위성 지도를 실행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구글의 위성 지도에는 정부 기관, 군사 시설, 보안 시설 등의 위치가 흐릿하나마 모두 보인다. 'google.co.kr(국내 서비스)' 대신 'google.com(글로벌 서비스)'을 통해 구글 지도를 실행하면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왜 구글의 위성 지도에선 국내 주요 시설의 위치가 다 보이는 것일까? 구글의 위성 지도는 국내에서 만들어진 데이터가 아니기 때문이다. 에어버스의 자회사인 위성 지도 촬영 업체 '아스트리움'에게 구매한 것이다.

구글의 위성 지도는 해외 업체가 촬영한 것이기 때문에 주요 시설의 데이터를 삭제해야 하는 국내 실정법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때문에 정부가 구글에게 위성 지도 속 주요 시설의 위치를 삭제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이 아니라 위성 지도를 손보면 일반 지도를 내주겠다는 '거래'를 제안한 것이다.

이에 구글은 해당 위성 지도는 미국 실정법에 맞춰 만들어진 것인 만큼, 국내 주요 시설의 데이터를 삭제하고 싶으면 미국 정부에 요청해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스라엘의 경우 미국 정부에 요청해 자국내 주요 시설의 데이터를 일반 지도 뿐만 아니라 위성 지도에서도 모두 삭제시켰다.

구글은 보안 때문에 지도 데이터 반출을 거부하는 정부에게 아쉬운 속내를 드러냈다. '얀덱스(러시아의 주요 검색 서비스) 지도, 바이두(중국의 주요 검색 서비스) 지도 등 해외의 위성 지도 서비스에 접속하면 국내의 주요 시설의 위치를 모두 확인할 수 있는데, 구글의 위성 지도에서 주요 시설을 삭제한다고 해서 과연 안보에 도움이 되겠냐'는 것이다.

안보를 이유로 위성 지도에서 데이터 삭제를 요구하기엔 이미 주요 시설의 위치 데이터가 전 세계에 너무 많이 퍼진 상태이며, 진심으로 주요 시설의 위치 데이터가 모두 삭제되길 원한다면 구글, 얀덱스, 바이두 등 글로벌 지도 서비스에 위성 사진을 공급하는 위성 사진 업체(아스트리움, NSE 등)나 위성 사진 업체에게 법으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미국 정부에게 요청하는 것이 더 실효성 있다는게 구글 측의 주장이다.

이처럼 정부와 구글의 입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평행선을 달렸다. 만나지 않는 선이 서로 합의를 할 수는 없는 법. 결국 구글의 지도 반출 시도는 무산되었다. 구글이 다시 지도 반출을 시도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그래도 구글의 지도 반출 시도는 여러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왔다. 일단 사용자들에게 지도 데이터(공간 정보 데이터)의 중요성을 일깨워줬다. 지도 데이터가 단순히 점과 선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내부에 수많은 위치 데이터를 품고 있고, 향후 IT 업계의 먹거리로 떠오른 자율주행차(커넥티드 카 포함)의 핵심 요소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나태했던 경쟁자들이 각성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구글이 지도 반출 시도를 하면서 내세웠던 논리 가운데 하나가 풍부한 무료 지도 API 사용량이다(PC용 웹 일 2만 5,000건, 모바일 앱 무제한). 국내에서는 네이버, 카카오 지도를 이용하는 것이 더 정확하고 편리함에도 많은 회사와 개발자들이 홈페이지나 웹을 만들 때 구글 지도를 이용한 이유이기도 하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구글에 비해 무료 지도 API를 적게 제공한다는 지적(네이버: PC용 웹 일 10만 건, 모바일 앱 일 5,000건 다음: 법인 8만 건, 개인 5만 건(웹과 앱 공유))을 받자 웹과 앱 지도 API 무료 사용량을 하루 20만 건(카카오 지도의 경우 법인에게는 하루 30만 건)으로 대폭 확대했다. 때문에 국내 스타트업과 웹 개발자들이 구글 지도보다 더 정교한 네이버와 카카오 지도를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네이버와 카카오는 해외 사용자들은 위한 영문 지도 앱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평창 동계 올림픽에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한 글로벌 OTT 서비스의 한국 진출

2016년은 넷플릭스, 유튜브 레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글로벌 OTT 서비스(영화, 드라마, TV쇼 등을 인터넷 스트리밍으로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가 국내에 첫 발을 딛은 한 해로 기억될 것 같다. 아직 눈에 띌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향후 옥수수, 왓챠 플레이, 티빙, 푹 등 국내 OTT 서비스와 경쟁하며 사용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길 기대한다.

넷플릭스(출처=IT동아)
넷플릭스(출처=IT동아)

지난 1월 7일 글로벌 1위의 OTT 사업자 넷플릭스가 국내 서비스를 개시했다. 한국을 포함한 130개국에 동시에 서비스를 개시하며 진정한 글로벌 서비스로 거듭난 것이다. 넷플릭스는 '영화 폭식'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만큼 유명한 OTT 사업자다. 콘텐츠 하나 당 돈을 지불해야 했던 기존의 VOD 서비스 방식 대신 월 정액 요금제에 가입하면 모든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 방식을 채택해 사용자들에게 환영받았다.

이어 넷플릭스는 자체 제작한 양질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대거 투입하며 콘텐츠 배급사에서 콘텐츠 생산자로 거듭났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를 감상하기 위해 넷플릭스에 가입하는 사용자마저 등장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렇게 명성이 자자한 넷플릭스도 국내에서 생각만큼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보통 본토인 미국의 1/4에 불과한 콘텐츠 수량(미국은 약 5,500개의 콘텐츠 보유, 국내는 약 1,500개의 콘텐츠 보유. 출처: 김조한의 미디어 세상)과 부족한 현지 콘텐츠(국내 영화, 드라마 등)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물론 넷플릭스도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국내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출시 초기와 비교하면 국내 콘텐츠 증가가 눈에 띌 정도. 또한 봉준호 감독 등 국내 영화 제작자들과 접촉하며 넷플릭스 오리지널 제작을 위한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 넷플릭스측은 내년이면 이러한 노력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넷플릭스 뿐만 아니라 구글 유튜브 레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넷플릭스의 경쟁자들도 연말 국내에 상륙했다. 유튜브 레드는 유튜브 콘텐츠 다운로드, 백그라운드 재생, (많이 부족하지만) 오리지널 콘텐츠 등을, 아마존 비디오는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 등을 내세우며 국내 시장에 발을 내 디뎠다. 하지만 국내 OTT 못지 않게 만은 콘텐츠를 확보한 넷플릭스에 비하면 둘 다 준비가 많이 부족해 보인다. 특히 아마존 비디오의 경우 한국어 자막을 갖춘 콘텐츠가 얼마 없을 정도로 준비가 많이 부족해 보인다. 내년에는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한 좀 더 적극적이고 성의있는 행보를 보여주길 희망한다.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의 격전지, 대한민국

지난 1월 아마존이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한데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 IBM도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세운다. 구글 역시 공격적으로 데이터센터를 확충하고 있는 만큼 국내 영업을 강화했다. 글로벌 퍼블릭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이하 클라우드) '빅4'가 대한민국이라는 시장을 놓고 혈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시작은 클라우드 업계 1위인 아마존 'AWS'다. 지난 1월 AWS 서밋 행사를 개최하고 이 자리에서 서울 리전을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클라우드 서비스(출처=IT동아)
클라우드 서비스(출처=IT동아)

리전이란 클라우드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설치하는 여러(보통 2~3개) 데이터센터의 묶음이다. 특정 리전을 선택하고 사용자와 기업이 서비스와 데이터를 업로드하면 해당 리전에 속해있는 데이터센터에 데이터가 동시에 올라간다. 한 데이터센터는 서비스 제공용이고, 다른 하나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백업용이다. 각각의 데이터센터는 서로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한 데이터센터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다른 데이터센터는 정상 가동된다. 때문에 클라우드에 올린 데이터가 유실될 우려가 없고, 각종 인터넷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거나 제공받을 수 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리전은 클라우드 서비스의 필수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AWS에 이어 클라우드 업계 2위인 MS '애저'도 가만히 있을 수 없는 노릇. MS는 서울 리전과 부산 리전을 구축하고 2017년 1분기부터 서비스를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리전은 애저 뿐만 아니라 '오피스365(아웃룩, 원드라이브 포함)'용으로도 활용된다. 서울과 부산 리전은 상호보완관계로, 만에 하나 서울 리전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부산 리전에서 정상적으로 국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클라우드 업계 4위인 IBM 역시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 '소프트레이어'를 국내에 안정적으로 서비스하기 위해 국내 IT 산업의 중심인 판교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리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 업체 모두 임대 형식으로 서비스를 개시한다. LG유플러스, LG CNS, SK C&C 등 국내 IT 인프라 업체와 손잡고 국내 업체가 이미 구축해놓은 데이터센터에 입주하는 형태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MS는 추후 부산에 직접 데이터센터를 세울 예정이며, 관련 내용을 부산시와 협의 중이다.

클라우드 업계 1위, 2위, 4위 모두 한국 시장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거나, 구축할 예정이다. 반면 3위인 구글 'GCP(구글 클라우드 플랫폼)'는 아직 국내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이 없다. GCP는 2017년까지 리전의 수를 14개로 확대할 계획이라고만 밝힌 상태다. 대신 국내 영업망을 강화하고, 글로벌 진출을 노리는 스타트업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왜 하필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세우는 걸까?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시장 공략이다. 게임, IT,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과 스타트업을 유치하기 위해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한 것이다.

이번 데이터센터 설립으로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는 한국 시장 공략의 가장 큰 걸림돌을 제거할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약점으로 꼽히던 것이 '반응속도'다. 데이터센터가 멀리 해외에 있다보니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로컬 호스팅 업체와 비교해 서비스의 반응속도가 떨어졌다. 국내 위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라면 빠른 로컬 호스팅 서비스를 두고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이유가 없다.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이라도, 국내 서비스만큼은 로컬 호스팅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자체 데이터센터를 활용하던 것이 현실이었다.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세움에 따라 이제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도 로컬 호스팅 서비스와 대등한 반응속도를 갖출 수 있게 되었다.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의 국내 데이터센터 설립은 국내 기업들에게 어떤 이점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와 '신속한 글로벌 서비스 전개'다.

아이디어만으로 시작하는 스타트업에게 가장 큰 고민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에 대한 부담이다. 임대 즉시 사용할 수 있고, 사용한 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는 클라우드는 서버, 네트워크 등 인프라에 대한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때문에 인터넷 서비스, 앱, 게임 뿐만 아니라 IoT, 인공지능 연구 등 초기 인프라 비용 때문에 국내 스타트업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던 분야의 창업도 활성활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국, 중국 등에선 클라우드에서 인프라를 빌려 인공지능 연구를 진행하는 스타트업이 늘어나고 있다. 구글이 인수한 알파고의 개발사 '딥마인드'도 초기에는 클라우드에서 인프라를 임대해 인공지능을 연구했고, 구글에 인수된 지금도 구글의 클라우드 서비스 GCP를 활용해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있다.

신속한 글로벌 서비스 전개도 장점이다. 로컬 호스팅 업체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면 국내 서비스는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으나, 해외 서비스 전개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면 국내 서비스와 해외 서비스를 동시에, 안정적으로 전개할 수 있다. 미국 서비스를 원하면 서울 리전에서 미국 리전으로 데이터를 옮기고, 유럽 서비스를 원하면 유럽 리전으로 옮기면 된다.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는 리전간 데이터를 손쉽게 옮길 수 있도록 다양한 마이그레이션 툴을 제공하고 있다.

동아닷컴 IT전문 강일용 기자 z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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