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부사장 "콘텐츠만이 전부는 아니다, 사용자 환경 혁신도 주목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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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2월 16일 10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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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0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의 유료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인터넷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개시한 후 3가지 혁신을 선보이며 스트리밍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첫 번째 혁신은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이다. 넷플릭스는 사용자의 시청 패턴을 분석해 사용자가 좋아할만한 콘텐츠를 파악한 후 이를 메인 화면에 배치했다. 사용자 취향에 맞춰 메인 화면에 배치되는 콘텐츠가 달라지기 때문에 8,000만 명의 넷플릭스 가입자가 있으면, 8,000만 개의 넷플릭스 메인화면이 존재하는 셈이다.

덕분에 사용자는 넷플릭스에 접속한 후 원하는 콘텐츠를 찾기 위해 검색을 하는 빈도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취향에 맞춰 넷플릭스가 추천해준 콘텐츠만 감상해도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을 정도다.

넷플릭스의 두 번째 혁신은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다. 넷플릭스는 영상 콘텐츠를 단순히 유통만 하는 것에서 벗어나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기 시작했다. 콘텐츠 유통사에서 콘텐츠 제작사로 변신을 꾀한 것이다.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넷플릭스는 현재 전 세계 스트리밍 사업자 가운데 가장 많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고,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감상하기 위해 넷플릭스에 가입하는 사용자까지 생겨나기 시작했다.

넷플릭스의 세 번째 혁신은 오프라인 감상(다운로드)이다. 원래 스트리밍 서비스는 인터넷에 연결된 상태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때문에 인터넷에 연결할 수 없거나, 인터넷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서는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기 힘들다. 게다가 같은 콘텐츠를 여러 번 감상할 경우 매번 데이터가 소모되는 단점도 존재한다.

넷플릭스는 지난 1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오프라인 감상 기능을 추가했다. 자주 보는 콘텐츠 나 앞으로 보려는 콘텐츠를 미리 기기에 다운로드해서 감상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비행기나 오지 등 인터넷에 연결하기 힘든 지역에서도 넷플릭스의 영상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또, 자주 재생하는 콘텐츠(예를 들어 자녀를 위한 키즈 콘텐츠)를 감상할 때에도 데이터 소모를 줄일 수 있다.

세 가지 혁신은 순차적으로 진행되었다. 먼저 사용자 환경을 개편하고, 이어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급하기 시작했으며, 마지막으로 다운로드 기능을 추가했다. 하지만 세 가지 혁신은 현재 진행형이기도 하다. 사용자 환경은 더욱 편리하게 지금도 개편되고 있으며, 오리지널 콘텐츠도 계속 늘려나가고 있다. 넷플릭스는 내년 1,000여 시간 분량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다운로드 기능도 다양한 옵션을 추가해 좀 더 편리하게 개선하려 하고 있다.

오늘은 이러한 넷플릭스의 혁신 가운데 사용자 환경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얘기해보려 한다. 지난 8일 넷플릭스는 '예고편 미리 보기' 기능을 도입했다. 스마트TV 환경에서 특정 콘텐츠를 선택(포커싱)하면 포스터 대신 미리 준비된 예고 영상(예고편)을 틀어주는 기능이다. 포스터나 설명문보다 훨씬 직관적으로 해당 콘텐츠에 대해 파악할 수 있다. 사용자가 포커싱을 중단하고 다른 콘텐츠로 이동하면 바로 정지되며, 다른 콘텐츠의 예고편을 보여준다.

넷플릭스가 예고편 미리 보기 기능을 도입한 이유는 뭘까? 예고편 미리 기능의 의의와 목표, 그리고 넷플릭스 사용자 환경의 발전 방향을 크리스 제프 넷플릭스 사용자환경 혁신담당 부사장에게 물어봤다.

<크리스 제프 넷플릭스 사용자환경 혁신담당 부사장>(출처=IT동아)
<크리스 제프 넷플릭스 사용자환경 혁신담당 부사장>(출처=IT동아)

Q. 예고편 미리 보기라는 새로운 사용자 환경을 구축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넷플릭스가 새로 도입한 스마트TV 사용자용 인터페이스 '예고편 미리 보기'는 동영상을 활용해 사용자가 콘텐츠를 이해하고, 콘텐츠를 시청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다. 사용자가 콘텐츠를 계속 감상하게 만들려면, 90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 안에 사용자가 해당 콘텐츠에 호기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TV 브라우징 화면에 동영상 미리 보기 기능을 도입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우선, 넷플릭스 가입자들이 콘텐츠를 찾는 것보다 실제 시청에 시간을 할애할 수 있도록 예고편 영상을 브라우징 화면에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넷플릭스는 원하는 콘텐츠를 간편하게 찾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사용자들이 잘 활용할 수 있게끔 지속적으로 가입자들의 브라우징 화면을 개선해왔다. 넷플릭스는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하고 개발하는 데 수년간 노력을 기울여왔으며, 이번 업데이트 또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넷플릭스의 모든 변화는 가입자들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성공적인 아이디어를 사용자 환경에 반영해 더 나은 넷플릭스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진행된다. 개발 단계에서 테스트해보니, 이번 동영상 미리 보기 기능으로 콘텐츠 선택이 더욱 빨라지고, 실제 콘텐츠 시청 시간이 증가하는 등 가입자들이 넷플릭스의 콘텐츠에 더 몰입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미리 보기 기능이 가입자들의 콘텐츠 검색 시간을 감소시키고, 원하는 콘텐츠를 더욱 신속하게 찾을 수 있게 도왔음을 의미한다.

<예고편 미리 보기가 적용된 모습. 특정 콘텐츠를 주목(포커싱)하면 배경에서 예고편이 자동 재생된다. 이 
기능은 데이터 소모가 제법 있기 때문에 유선 인터넷 환경인 스마트TV, 셋톱 박스, 비디오 게임기 등에 우선 적용될 
예정이다>(출처=IT동아)
<예고편 미리 보기가 적용된 모습. 특정 콘텐츠를 주목(포커싱)하면 배경에서 예고편이 자동 재생된다. 이 기능은 데이터 소모가 제법 있기 때문에 유선 인터넷 환경인 스마트TV, 셋톱 박스, 비디오 게임기 등에 우선 적용될 예정이다>(출처=IT동아)

Q. 예고편 미리 보기 서비스는 어떤 콘텐츠에 적용되는가? 넷플릭스 오리지널부터 판권 콘텐츠까지 (키즈 콘텐츠를 제외한) 모든 콘텐츠에 미리 보기 서비스가 제공되는지 궁금하다.

A. 미리 보기 영상은 넷플릭스 주요 서비스 내 모든 콘텐츠에 적용되었으며, 연말에는 키즈 섹션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추가되는 신규 콘텐츠도 마찬가지로 예고편 영상을 제작해 미리 보기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Q. 예고편 미리 보기 스마트TV에만 적용되는가? 스마트폰, 태블릿PC, PC, 노트북 등 다른 시청 환경에는 적용될 예정이 있는가? 적용된다면 언제쯤 적용될까?


A. 이번 미리 보기 기능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4, 닌텐도 위를 포함한 대부분의 비디오 게임기와 넷플릭스 지원 기기에 먼저 적용되었다. 스마트 TV 및 다른 기기도 수 개월 내에 지원할 예정이다. 모바일 기기에 미리 보기 기능을 적용할지 여부는 현 시점에서 공개할 내용이 없다.

Q. 최근 넷플릭스의 업데이트 플랜을 보면 스마트TV와 거실을 중시하는 것 같다. 왜 거실에 집중하고 있는 것인가?

A. TV 시청과 관련해서 이야기하자면, 전 세계 넷플릭스 시청의 약 3분의 2 정도가 TV 화면을 통해 이루어진다. 비록 이번 기능은 TV에만 적용되지만, 그 동안 넷플릭스 가입자들을 통해 알게 된 점이 하나 있다. 오늘 날 사용자들은 상황, 시청 콘텐츠, 시청 시간 등에 따라 다양한 기기를 이용해 영상 콘텐츠를 소비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넷플릭스는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TV, 비디오 게임기, 셋톱박스, 모바일 기기 등에 넷플릭스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기기 제조사들과 협력하고 있으며, 사용자들이 어느 기기에서나 우수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다.

모바일 기기를 예로 들면, 넷플릭스는 최근 무선 인터넷 상황이 좋지 않은 지역의 사용자를 위한 콘텐츠 저장(다운로드) 기능을 추가한 바 있다.

Q. 반면 대한민국의 경우 많은 사용자가 모바일 위주의 시청을 선호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넷플릭스가 인지하고 있는가? 모바일 부분에서 어떤 형태로 사용자 환경을 혁신하고, 사용자들의 콘텐츠 집중률을 향상시킬 계획인가?

A. 한국에서는 넷플릭스 감상의 1/4 정도가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TV를 통한 시청과 비슷한 수치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사용자들이 다양한 기기를 활용해 비디오 콘텐츠를 소비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다양한 플랫폼에서 우수한 넷플릭스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얼마 전 모바일 기기에 콘텐츠 저장 기능을 추가한데 이어, 넷플릭스 사용자들이 모바일 기기에서 보다 고품질의 영상을 감상할 수 있도록 모바일 인코딩(mobile encoding) 관련 신기술을 도입했다. 넷플릭스의 다운로드 콘텐츠에는 'AVCHi-Mobile'과 'VP9-Mobile'이라는 두 가지 차세대 모바일 인코딩 기능이 적용된 상태다. 이 두 모바일 인코더는 현재 이용되고 있는 'AVCMain' 인코더와 같은 비트레이트(용량)를 이용할 경우 더 우수한 품질의 영상을 제공한다.

다시 말해 기존과 동일한 화질로 콘텐츠를 이용할 경우 기존보다 더 적은 비트레이트를 요구한다는 뜻이다. 넷플릭스 가입자들은 이제 동일한 비트레이트로 더 우수한 품질의 영상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되었다.

Q. 예고편 미리 보기를 도입하기 앞서 사용자들의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어떤 테스트를 진행했는가? 또, 넷플릭스의 모든 콘텐츠에 적용되어 있는 어댑티브 스트리밍은 어떤 기술인가?

A. A/B 테스팅과 생체 인식 테스팅(Biometric Testing)을 진행했다.

'A/B 테스팅(비교 테스팅)'은 사용자를 두 단위로 나누고 각각의 사용자군에 다른 웹 페이지와 콘텐츠 검색 환경을 보여줘서 두 사용자군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확인하는 테스트다. 이번 예고편 미리 보기의 경우 예고편 미리 보기 환경과 기존에 이용하던 포스터 기반의 환경을 두 사용자군에 노출시켰다. 이를 통해 두 환경에 사용자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사용자들이 예고편 미리 보기 환경에서 시청 시간이 증가하는 등 콘텐츠에 더 몰입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때문에 이를 모든 사용자에게 적용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생체 인식 테스팅'이란 사용자들이 콘텐츠를 감상할 때 심장 박동수, 시선, 얼굴 표정 등 생체 반응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파악하는 테스트다. 넷플릭스는 영상 예고편의 몇 가지 요소가 콘텐츠 선택에 있어 사용자들의 이성적 및 감정적 복합적 결정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테스트했다. 다양한 예고편 ‘조합(recipes)’에 대한 이성적, 감정적인 반응을 측정하기 위해 베타 테스터들이 예고편을 시청할 때 보여준 생체 반응을 결론을 도출하는데 활용했다.

'어댑티브 스트리밍'이란 사용자들이 인터넷 다운로드 속도와 관계 없이 우수한 품질의 영상을 감상할 수 있도록 화질을 실시간으로 조절하는 기술이다.

재생 버튼을 누르는 단순한 행위에는 DRM 라이선스, 계약 평가, CDN 선택 등을 다루는 복잡한 시스템이 동원된다. 내부적으로 이런 시스템은 플레이백 서비스(Playback Service)로 알려져 있으며, 해당 시스템은 가입자들의 넷플릭스 스트리밍 경험이 간편하게 느껴질 수 있도록 한다. 넷플릭스의 새로운 플레이백 서비스는 자체 조립식(self-assembling) 구성요소를 이용해 넷플릭스에 매일 전송되는 방대한 양의 트래픽을 처리하고 있다.

Q. (콘텐츠 수급을 제외한) 넷플릭스의 모든 혁신과 사용자 환경 변화는 글로벌에 동시에 적용되는가? 혹시 특정 국가만을 위한 전용 사용자 환경이 존재하는가? 만약 그런 전용 사용자 환경이 있다면 그 사례를 알려달라.

A. 넷플릭스는 글로벌 서비스다. 전 세계 사용자들이 동일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사용자 환경 업데이트와 같은 제품 혁신 관련 서비스는 전 세계에 동시 적용하고 있다. 특정 국가만을 위한 사용자 환경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동아닷컴 IT전문 강일용 기자 z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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