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발레시어터, 22년 만에 새 수장 맞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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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부터 나인호 단장-조현경 예술감독 체제로 운영

서울발레시어터의 현재와 미래 예술감독과 단장이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제임스 전, 김인희, 조현경, 나인호 씨. 서울발레시어터 제공
서울발레시어터의 현재와 미래 예술감독과 단장이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제임스 전, 김인희, 조현경, 나인호 씨. 서울발레시어터 제공
 “기적 같은 일이었어요.”

 국내에서 민간예술단체를 10년 넘게 운영하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다. 후원, 공연장 임대, 예술가 지원 등 재정적인 문제에 부닥치는 경우가 많다. 1995년 창단된 서울발레시어터(SBT)는 국내의 대표적인 민간 직업 발레단이다.

 21년간 SBT를 이끌어 온 김인희 초대 단장, 제임스 전 2대 예술감독 부부가 올해를 끝으로 물러난다. ‘제2의 도약’을 선언한 SBT는 내년부터 나인호 단장과 조현경 예술감독 체제로 운영된다.

 5일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만난 김 초대 단장은 “직원들과 단원들에게 4대 보험과 월급을 작년까지 줬지만 올해부터 공연별 수당으로 바뀔 정도로 사정이 어렵다. 단원들도 30명에서 20명으로 줄었다. 그만큼 발레단 운영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전 감독은 “자식을 키우는 마음으로 발레단을 운영해 왔는데, 이제 다 컸으니 독립할 때가 됐다”고 했다.

 전용 공연장도 없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나 단장과 조 감독은 고민 끝에 후임으로 나섰다. 나 단장은 “이제 SBT는 청소년기를 지나 갓 성인이 됐다. 여러 가지로 재미있게 운영할 수 있을 것 같아 맡게 됐다”고 말했다. 유니버설발레단에서 활동하다 SBT 창단멤버로 활약한 나 단장은 2003년 과천시민회관에 입사해 공연장 운영과 행정실무능력도 지니고 있다.

 앞으로 SBT는 보유하고 있는 작품들의 마케팅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나 단장은 “SBT가 보유한 100여 편의 작품을 국내외 단체에 판매하고, 기존 작품을 재창조하는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립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과 인연이 없었던 좋은 무용수들을 외부 안무가와 연결하는 ‘허브(중심지)’로도 발전시키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 초대 단장과 전 감독은 내년부터 SBT와 연계해 교육사업과 안무 작업, 후학 양성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서울발레시어터#sbt#나인호#조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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