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14대 종정에 진제 스님 재추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종단 “수행자 표상… 만장일치 결정”
경허-혜월-운봉-향곡 법맥 이으며 간화선 등 선 수행 보급에 힘써

 대한불교조계종의 최고 어른인 14대 ‘종정(宗正)’에 현 종정인 진제(眞際·82·사진) 스님이 재추대됐다.

 5일 오후 2시 서울 조계사 내 한국불교역사기념관 4층에서 조계종 종정추대회의가 열려 1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참가자는 원로회의 의장 밀운 스님을 비롯한 원로의원 25명 중 22명과 총무원장 자승 스님, 중앙종회의장 원행 스님, 호계원장 성타 스님 등 모두 25명이었다. 종정은 재적 과반수의 찬성으로 추대한다.

 이날 회의에선 진제 스님을 비롯해 충북 보은 법주사 조실 월서 스님, 덕숭총림 수덕사 방장 설정 스님 등이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가 끝난 뒤 원로회의 사무처장 광전 스님은 “여러 논의 끝에 만장일치로 진제 스님을 재추대하기로 했다”며 “수행자의 표상인 진제 스님의 위상을 감안해 큰 논란이 없이 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생각보다 회의 시간이 길어진 점 등 재추대를 둘러싼 논란이 적지 않았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1934년 경남 남해에서 태어난 진제 스님은 인천 용화선원의 송담 스님과 함께 ‘남 진제 북 송담’으로 불릴 정도로 대표적인 선승으로 꼽힌다.

 1953년 해인사에서 석우 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1958년 같은 곳에서 혜운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받았다. 1967년 향곡 스님으로부터 법을 인가받아 경허-혜월-운봉-향곡으로 이어지는 법맥(法脈)을 이었다.

 1971년 부산에 해운정사를 창건한 뒤 선원을 개설해 선 수행 보급에 힘썼다. 현재도 해운정사 금모선원 조실, 대구 동화사 금당선원 조실, 조계종 기본선원 조실 등을 맡아 수행자들의 참선을 지도하고 있다. 또 간화선 국제화에도 힘써 2002년에는 부산 해운정사에서 중국, 일본의 선지식들을 초청해 국제무차선대법회를 개최했고 지난해 5월에도 서울 한복판인 광화문광장에서 세계간화선무차대회를 열기도 했다.

 종정 예경실 사서국장인 도민 스님은 “종정께서 동안거 기간이라 평소처럼 수행하면서 하루를 보냈다”며 “재추대이기 때문에 별도의 법어나 소감 등은 발표하지 않고 내년 3월 25일 임기 만료 전에 재추대 의식 정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조계종#14대 종정#진제 스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