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택의 “프로에 오면 몸집 키우려 했는데 너무 센 훈련에 2kg이나 줄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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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KB손보 세터 황택의
男신인드래프트 세터 첫 1순위 지명
키 190cm… 한국 남자배구 이끌 재목
“올시즌 주전 자리 꿰차는게 목표”

올 시즌 남자부 드래프트 1순위인 황택의는 “프로 데뷔 후 매일매일이 고비 같다”며 “팬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KB손해보험 제공
올 시즌 남자부 드래프트 1순위인 황택의는 “프로 데뷔 후 매일매일이 고비 같다”며 “팬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KB손해보험 제공
 “두 개째 서브를 때리니까 긴장이 풀리던데요.”

 꿈에 그리던 프로 데뷔의 순간. 올 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 1순위 황택의(20·KB손해보험)에겐 그 순간이 유쾌한 기억으로 남았다. 신인 지명 후 사흘 만인 10월 27일 OK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원 포인트 서버로 데뷔전을 치른 황택의는 “무조건 세게만 때리자는 생각으로 서브를 넣었는데 팀 득점으로 연결돼 긴장을 풀었다. (서브가) 휘어져 들어가는 코스까지 생생히 기억난다”며 웃었다.

 시즌 초 교체 선수로 뛰던 황택의는 최근 세터로 선발 출전하는 등 팀 내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5일까지 11경기 36세트에 나서며 신인왕 경쟁자로 꼽히는 하승우(우리카드)와 허수봉(현대캐피탈)보다 많은 기회를 얻고 있다. 4일 시작된 3라운드 경기부터는 주전으로 기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KB손해보험 배구단 체육관에서 만난 황택의는 “프로 데뷔 후 웨이트 훈련을 많이 하고 단백질 보충제도 먹어가면서 몸집을 키우려는데 오히려 몸무게는 2kg 줄었다. 훈련의 강도가 다르긴 다르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성균관대 2학년에 재학 중인 황택의는 “솔직히 대학에서 느슨하게 플레이하는 선수도 많은데 프로에서는 작은 커버 플레이 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치열함이 돋보였다. 기왕 운동할 거 대학보다 더 많이 배우고 돈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일찍 프로에 데뷔했다”고 말했다. 드래프트 때 받은 계약금(1억5000만 원)으로 황택의의 가족은 조만간 이사도 갈 예정이다.

 2005년 프로 출범 후 세터로는 처음으로 드래프트 1순위로 뽑힌 황택의에게 배구계가 거는 기대는 크다. 세터로서 키(190cm)가 큰 편인 황택의는 경기 운영은 물론이고 서브와 블로킹 기량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작 “키에 비해 손가락이 짧아서 고민”이라는 황택의는 “부족한 플레이를 해도 형들이 오히려 ‘잘한다’며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형들은 물론 외국인 선수 우드리스도 (세터인) 나에게 마음을 열고 맞춰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그래도 고민은 있다. 황택의는 “당장 기말고사가 2주밖에 남지 않았는데 훈련과 경기 때문에 결석을 자주 하다 보니 이번 학기에 올 F학점을 받을까 걱정이다. 학교에 갈 때마다 친구들이 한턱내라고도 하는데 외박이 거의 없다 보니 날을 잡지 못하고 있다”며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했다.

 진짜 고민은 하위권으로 처진 팀 성적이다. 황택의는 “가뜩이나 체육관이 있는 수원에서 (연고지) 구미의 경기장까지 가는 길이 먼데 버스 안 분위기가 좋지 않다 보니 요새는 더 먼 것 같다”며 걱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확실한 주전 자리를 꿰차서 분위기를 끌어올리겠다”며 신인다운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수원=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배구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황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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