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하고 휘어지는 반도체 국내서 개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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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ST 이광희 교수팀 “신개념 전자장비 제작 가능”

 자유자재로 휘어지는 투명 반도체가 개발됐다. 이광희 광주과학기술원(GIST)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은 종이처럼 휘어지면서도 가시광선 투과도가 100%에 가까운 그물망 구조의 반도체 재료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진은 반도체의 새로운 소재를 찾던 중 ‘디케토피롤로피롤 기반 반도체 중합체(DPP2T)’에 폴리스타이렌(PS)을 섞으면 나노미터(nm·1nm는 10억 분의 1m) 두께의 매우 얇은 반도체 박막이 생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박막은 그물망처럼 구멍이 많은 구조라 빛을 100%에 가깝게 통과시켰다. 또 DPP2T로만 만든 박막에 비해 구조적 결함이 적어 전류가 4배나 잘 통했다.

 기존 반도체 재료인 실리콘은 딱딱하고 불투명해 새로운 형태의 전자 장비를 만드는 데 제약이 있었다. 최근 탄소나노튜브나 그래핀 등 유기 고분자가 등장하면서 유연한 반도체를 만들 수 있게 됐으나 역시 불투명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투명해질 정도로 박막을 얇게 만들면 구조적 결함이 생겨 전류가 잘 흐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에 개발한 반도체를 이용하면 얇고 부드럽게 휘어지면서도 투명한 전자 장비를 만들 수 있다. 이광희 교수는 “반도체 기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며 “초박막형 투명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인체 부착형 생체신호 감지 모니터링 시스템 등 새로운 전자 기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11월 22일자에 실렸다.

변지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here@donga.com

#반도체#gist#이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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