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모두 거짓말쟁이… 부끄러운줄 알라”… CNN사장에 대놓고 비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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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방송사 경영진-앵커 불러 대선보도 불평-독설 쏟아내
NBC사장엔 “왜 이런 사진만 쓰나” 참석자들 “사형대에 선것 같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 주요 방송의 뉴스 부문 경영자와 뉴스 앵커를 불러 선거 기간 자신에 대한 보도와 관련해 불평과 함께 독설을 쏟아냈다. 참석자들은 “마치 총살대에 선 것 같았다”며 살벌했던 분위기를 전했다.

 21일 CNN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오후 1시 자신의 거처인 뉴욕 트럼프타워로 ABC, CBS, NBC, CNN, 폭스뉴스 등 5개 방송사 주요 경영인과 대선토론 진행자 등 유명 방송 앵커들을 불러 간담회를 열었다.

 뉴욕포스트는 한 참석자의 말을 인용해 “경영인과 앵커들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취재 접근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로 생각하고 갔다”며 “그런데 일방적으로 ‘트럼프식 몰아세우기’를 당했다. 간담회는 완전히 재앙이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먼저 제프 저커 CNN 사장을 지목해 “나는 당신네 방송이 싫다. CNN 사람들은 모두 거짓말쟁이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대놓고 불만을 터뜨렸다.

 다른 참석자는 “트럼프가 기자들이 참석한 간담회장을 가리켜 ‘거짓말쟁이들, 부정직한 언론의 방’이라고 말했다. 참석한 NBC 기자를 지목해선 ‘힐러리 클린턴이 패배하자 울음을 터뜨린 끔찍한 기자’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데버러 터니스 NBC 뉴스 부문 사장에게 “다른 좋은 사진도 있는데 (마음에 들지 않는) 이런 사진만 쓴다”고 지적하자 터니스는 “당시 웹사이트엔 아주 좋은 사진을 걸어놓았었다”고 해명했다. 트럼프는 CNN과 NBC를 ‘부정직한 언론’ 가운데 최악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참석자들을 한껏 몰아세운 트럼프는 언론과의 관계 개선 가능성을 슬며시 언급했다. 트럼프는 “언론에 바라는 것은 공정성”이라고 말했고 참석자 중 한 명이 ‘공정성’의 구체적인 뜻을 묻자 트럼프는 “진실”이라고만 짤막하게 답했다.

 자리를 주선한 켈리앤 콘웨이 정권인수위원회 수석고문은 간담회를 마친 뒤 “매우 솔직하고 정직한 자리이기도 했다”며 “리셋(관계 개선)의 단추를 누른 것은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한 참석자의 말을 인용해 “불편했던 순간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실질적인 문제를 논의한 자리였다”고 전했다.

 진보 진영의 유력지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간담회와 관련해 트럼프를 ‘언론비판 국가 최고지도자(nation’s press critic in chief)’라고 표현하며 대통령 선거 이후에도 트럼프에 대해 비판적 논조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는 22일 NYT의 아서 설즈버거 주니어 발행인과 기자, 논설위원들을 만나 간담회를 갖는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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