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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 환경땐 강소기업에 강점… 정부, R&D 등 맞춤 지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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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 환경땐 강소기업에 강점… 정부, R&D 등 맞춤 지원을”

정민지기자 입력 2016-11-02 03:00수정 2016-11-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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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가 미래다]주영섭 청장-우수 기업인 간담회
1일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열린 본보 주최 ‘중소기업청장-중소·중견기업인 좌담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고광일 고영테크놀러지 대표, 안건준 크루셜텍 대표, 김병규 아모텍 대표, 주영섭 중소기업청장, 정영균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정현용 마크로젠 대표.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경쟁력 있는 기술로 세계 시장 두드리면 반드시 열린다.’

 최근 한국의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추락하는 ‘트리플 침체’에 빠진 데다 이른바 ‘최순실 사건’으로 정치 불안까지 겹치면서 경제가 활기를 잃고 있다. 산업의 ‘성장판’이 닫혀가는 시점에서 기술력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 개척에 성공한 중소·중견기업들이 한국 경제에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있다.

 동아일보는 1일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주영섭 중소기업청장과 우수 중소·중견기업인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각 분야를 선도하는 ‘강소 기업’의 경영자들에게 한국 산업의 미래 먹을거리와 성장 전략에 대해 듣는 자리다.

 좌담회에는 올해 4월부터 이어진 동아일보의 ‘중기가 미래다’ 시리즈에 소개된 고광일 고영테크놀러지 대표(59), 김병규 아모텍 대표(60), 안건준 크루셜텍 대표(52), 정영균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54), 정현용 마크로젠 대표(48) 등 5명의 경영자(이름 가나다순)가 참석했다.

 박현진 동아일보 산업부장의 사회로 진행된 좌담회에서 경영자들은 주영섭 청장과 중소기업계의 현황을 공유하고 산업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발전 방안을 건의했다. 중기청에서는 김영신 중견기업정책국장과 김상태 기업혁신지원과장도 참석해 이들의 의견을 경청했다.

○ “패러다임 바꿔야 시장 선도”

 중소·중견기업인들은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서는 다양성과 유연성을 가진 ‘강소기업’이 대기업보다 더 경쟁력이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고광일 대표는 “2차원(2D) 검사 장비만 쓰였던 산업현장에 3차원(3D) 기술을 세계 최초로 도입해 시장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20여 개의 후발주자 업체가 나왔지만 이미 기술 격차가 벌어진 상태”라며 “시장의 요구를 빠르게 파악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3D 검사장비 제조업체인 고영테크놀러지는 지난해 포브스아시아가 정한 ‘아시아 200대 유망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안건준 대표는 “‘메가 트렌드(거대한 변화)’를 읽는 능력이 중소기업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하나의 아이템에 ‘올인’하는데, 하나를 성공시키더라도 다음 아이템을 제때 찾지 못해 무너지는 일이 많다”며 “시장 변화를 읽고 끊임없이 기업의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건축설계 업체 최초로 이란에 진출한 정영균 대표는 글로벌 시장 진출 성공을 위해선 디자인 경쟁력이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 격차가 좁혀질수록 디자인이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며 해외 시장에서 인정받은 사례를 들어 디자인과 마케팅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 “뒤처진 R&D 제도 등 손봐야”

 기업인들은 특허를 둘러싼 어려움도 호소했다. 김병규 대표는 “우리나라는 중국에 비해서도 특허에 대한 개념이 뒤처져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아모텍은 계열사를 합쳐 모두 2500여 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글로벌 기업들이 중소기업을 상대로 종종 불공정 계약을 강요하는 일도 있다”며 정부 차원의 대응을 주문했다. 안 대표는 “중소·중견기업이 특허를 낸다고 해도 대기업은 소송을 통해 특허를 무효화시키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특허 무효화율이 세계 최고 수준일 것”이라고 밝혔다.

 규제 정책, 연구개발(R&D) 지원 정책에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정현용 대표는 “인간의 유전자를 분석해 좋은 삶을 살고 질병을 예방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기업으로서 다양한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며 “마크로젠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4만 명의 유전자 정보를 보유하고 있지만, 한국은 개인정보와 관련한 규제가 강해서 이와 관련한 ‘빅 데이터’를 활용하는 데 아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안건준 대표는 “대학,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에 R&D 예산이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고, 김병규 대표는 “나눠주기식 과제 말고 시장에서 원하는 연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정부의 국가연구개발사업 연구비는 출연연(41.4%)과 대학(22.6%)에 쏠리고 있고, 중소기업에 지원되는 비중은 14.8%에 그치고 있다. 이에 대해 주영섭 청장은 “출연연의 우수한 연구인력들이 중소기업과 네트워크를 맺어 성과를 내도록 돕겠다”고 답했다.

○ “성과 나누는 기업문화 만들자”

 주영섭 청장은 “과거엔 대량 생산, 대량 소비 시대였지만 지금은 다양성이 무기가 되는 시대”라며 “중소·중견기업 위주로 한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만이 지금의 경제 위기를 극복할 사실상 유일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주 청장은 기업인들에게 “능력 있는 창업기업을 발굴해 인수합병(M&A)하고, 기업의 성과를 직원들과 함께 나누는 중소기업 문화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주 청장은 또 “취임 10개월째이지만 취임 초기부터 ‘중기가 미래다’라는 기조가 대한민국이 살 길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전 세계가 ‘일자리 감소’ ‘생산 감소’ 같은 문제에 직면해 있는데, 그 해결책이 중소·중견기업과 창업 벤처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r&d#주영섭#기업인#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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