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연설문 PC’ 독일 갔다 돌아온 흔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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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최순실 전격 귀국]최순실씨 9월초 獨입국때와 경로 같아
여행객들에 보내는 외교부 메시지, 해당 태블릿 PC에도 수신돼 있어
‘내것 아니다’던 최순실씨, 거짓말 가능성


 청와대 대외비 문서가 무더기로 들어 있는 태블릿PC의 이동 경로가 9월 초 최순실 씨의 독일 입국 경로와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내 것이 아니다”라고 한 최 씨의 해명이 거짓일 가능성이 더욱 커진 것이다. 태블릿PC의 명의자인 김한수 대통령뉴미디어비서관실 행정관은 검찰 조사에서 “2012년 고(故) 이춘상 당시 박근혜 대선후보 보좌관에게 태블릿PC를 줬다”고 진술해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통신 및 항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청와대 문건이 담긴 태블릿PC엔 외교부가 해외여행객들에게 안전 여행 및 테러 위험에 대한 주의를 요망하는 문자메시지가 담겨 있고, 이 메시지를 수신한 시간이 최 씨가 독일에 도착한 때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는 한국 국민이 가진 통신 기기가 해외 통신망에 접속하면 그 지역의 안전 여행 정보나 테러경보, 위급 상황 시 영사콜센터 전화번호 등을 문자메시지로 보내는데, 해당 태블릿PC가 독일에서 그 문자를 받은 것이다.

 이 태블릿PC는 기기명(名)이 최 씨의 딸 정유라 씨의 개명 전 이름인 ‘유연’에서 따온 것으로 보이는 ‘연이’로 돼있고, 최 씨가 스스로를 찍은 ‘셀카’도 들어있어 최 씨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최 씨는 최근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나는 태블릿PC를 쓸 줄도 모른다. 내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외교부 문자메시지를 통해 태블릿PC의 이동 경로가 최 씨의 이동 경로와 같은 것으로 드러나 최 씨의 해명이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설령 최 씨의 말대로 그가 직접 갖고 있던 것은 아니라도 최 씨와 함께 독일에 간 누군가가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이 커 최소한 최 씨가 이 태블릿PC의 존재는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최 씨의 지인이라고 밝힌 인물은 언론 인터뷰에서 “최 씨가 태블릿PC를 고영태 더블루케이 이사에게 맡겨 관리하게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고 씨는 30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컴퓨터도 못 하는데) 태블릿PC는 알지도 못한다”며 “일반 스마트폰도 통화와 카카오톡 정도만 쓰지 다른 기능을 쓸 줄 모른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행정관은 29일 검찰 조사에서 “2012년 대선 당시 태블릿PC를 이춘상 보좌관에게 줬고, 그 후 이 보좌관이 태블릿PC를 누구에게 줬는지는 모른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진술이 맞다면 이 전 보좌관이 태블릿PC를 직접 최 씨에게 줬거나 30일 사표가 수리된 ‘문고리 권력 3인방’(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부속비서관)이 이 전 보좌관에게서 태블릿PC를 넘겨받아 최 씨에게 줬을 가능성이 크다.

김성규 sunggyu@donga.com·김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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