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레이디 가가도 서른이 되니 변하는구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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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의 신작 ‘Joanne’

레이디 가가의 신작 ‘Joanne’ 표지.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제공
레이디 가가의 신작 ‘Joanne’ 표지.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제공
 천하의 레이디 가가(본명 스테퍼니 제르마노타·30)도 서른 즈음이면 변하는 걸까.

 3년 만에 낸 정규앨범 ‘Joanne’(21일 발매·유니버설뮤직코리아) 표지에서 가가는 파스텔 핑크색 카우보이모자를 쓰고 금발을 귀 뒤로 단정하게 젖혀 늘어뜨렸다. 헤드뱅잉을 하면서 무대를 기어 다니며 ‘내 머리칼처럼 자유롭게 살다 죽을 거’(2011년 ‘Hair’)라 노래하던 사람이…. 리듬과 편곡에 컨트리 음악 영향이 짙다. 수록 곡 중 가장 폭발력 있는 댄스 곡 ‘A-Yo’ ‘Perfect Illusion’도 전작들에 비하면 비트(beat)와 가창 양면에서 꽤나 얌전하다.

 전작을 돌아보자. 팝 아트를 뒤집은 작명의 ‘Artpop’(2013년)에서 가가는 외적 카리스마와 음악적 내용의 조화를 가장 치밀하게 이뤄냈다. 쿠엔틴 타란티노 영화 장면 같은 묘사 위로 위악적인 웃음을 흩뿌리던 첫 곡 ‘Aura’부터 그랬다. 이듬해 미국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페스티벌에서의 구토 퍼포먼스는 기괴한 가가의 정점이었다.

 가가가 돌연 뱃머리를 돌린 건 그 직후다. 토니 베넷과 재즈 보컬 듀오 앨범도 내지 않았나. 격랑을 뒤로한 정박지 ‘Joanne’에서 가장 인상적인 노래들은 댄스가 아닌 발라드다. 통기타나 건반 연주가 목가적 분위기를 드리우는 ‘Joanne’ ‘Million Reasons’ ‘Angel Down’.

 다음 달 20일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무대에서 우리는 통기타를 들고 나온 가가를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생고기와 사도마조히즘의 시대를 뒤로하고 가가는 그저 레이디를 택한 걸까. 어쨌든 이 숙녀는 마녀이기 이전에 뛰어난 작사·작곡가이자 가수였다. ‘Joanne’이 차분히 증명하는 바가 그것이다. ♥♥♥♡(6.7·10점 만점)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레이디 가가#joanne#해외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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