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입국 고영태 더블루케이 이사 밤늦게 불러 조사…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도 28일 소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최순실 게이트/검찰수사 어떻게]특별수사본부 설치후 수사 탄력


특별수사본부의 본부장을 맡은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이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특별수사본부의 본부장을 맡은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이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검찰이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60) 씨의 미르·K스포츠재단 자금 유용 의혹과 국정 농단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기 위해 특별수사본부를 27일 설치했다. 최 씨와 관련한 비리 의혹이 일파만파로 확산되자 강도 높은 수사로 조직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겠다는 검찰의 의지가 반영된 조치로 보인다. 수사 초기부터 특별검사가 거론되는 등 검찰 불신 여론이 비등하면서 덩달아 커지고 있는 조직의 위기감도 감안한 것이다.

○ ‘검찰 불신’ 위기감에 초강수 처방

 김수남 검찰총장은 27일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해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 고검장급으로 검찰 ‘넘버2’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장이 특별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된 것은 처음이다. 특별수사본부는 독립해 수사를 진행하고 검찰총장에게는 수사 결과만 보고한다. 수사 상황이 대검과 법무부 라인을 거쳐 청와대에 보고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의식한 것이다.

 수사는 투트랙으로 진행한다. 특별수사1부(부장 이원석) 전원이 추가로 투입돼 최 씨에게 청와대 기밀 문건이 유출된 의혹을, 기존 형사8부(부장 한웅재)는 재단 설립 및 모금과 관련한 의혹을 수사한다. 이영렬 본부장은 “실체와 진실 규명에 힘을 다하겠다. 최 씨의 강제송환 대책과 관련해 여러 가지 방법을 강구하겠다”라고 밝혔다.

 매머드급 수사본부가 꾸려졌지만 특검 수사가 시작되면 수사 자료와 결과를 특검에 넘겨야 한다는 점에서 ‘시한부’ 특별수사본부란 평가도 있다.

 특수본은 미르·K스포츠재단이 대기업에서 800억 원을 후원 명목으로 걷을 때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과 박모 전경련 전무를 28일 오전 10시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한다. 또 최 씨의 최측근인 고영태 더블루케이 이사는 해외에 머물다 27일 오전 귀국해 이날 오후 9시 반 검찰에 참고인으로 나와 조사를 받고 있다.

 특수본은 27일 세종시에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국장급 관계자 사무실과 미르재단 전 이사장 사무실 및 주거지, 한국관광공사 내 창조경제사업단 관계자 사무실 등 7곳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또 최 씨의 지시를 받고 SK그룹에 80억 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하는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63)을 불러 조사했다.

○ 독일 체류 최 씨, 강제 송환될까

 이달 3일 독일로 출국해 “당분간 귀국 계획이 없다”고 언론 인터뷰를 한 최 씨의 귀국 시기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최 씨의) 송환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검찰로서는 최 씨가 책임을 인식하고 자진 귀국하는 게 최선이다. 검찰은 최 씨 측에 지속적으로 귀국할 것을 최 씨 주변인들을 통해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 역시 측근 등을 통해 “귀국하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전해 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조속한 시일 내 최 씨가 귀국할지는 미지수다.

 법무부가 최 씨에 대해 범죄인 인도청구를 요청해 독일 정부의 협조를 얻어 강제로 귀국시키는 방법도 있다. 다만 범죄인 인도청구는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정도의 혐의를 상대국에 소명해야 하고 해당 국가의 재판 절차도 거쳐야 해 실제 송환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검찰은 최 씨 여권을 무효화해 독일에서 강제 추방토록 해 신병을 확보하는 방안이 효과적이라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모금 과정 외에 최 씨의 횡령이나 탈세, 외국환관리법 위반 혐의도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한편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49)에 대한 감찰 내용 누설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구고검장)은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53)에게 28일 오후 2시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장관석 jks@donga.com·김민 기자
#최순실#박근혜#사과#청와대#검찰#이승철#고영태#더블루케이#이영렬#서울중앙지검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