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임기내 개헌 완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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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단임제, 이젠 맞지 않는 옷… 정부내 개헌조직 설치해 논의”
기존 반대입장서 전격 선회… 문재인-안철수 “최순실 의혹 덮기”

 
“지금이 개헌 적기”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국회에서 내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늘부터 개헌을 주장하는 국민과 국회의 요구를 국정 과제로 받아들이고 임기 내에 헌법 개정을 완수하기 위해 정부 
내에 헌법 개정을 위한 조직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사진기자단
“지금이 개헌 적기”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국회에서 내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늘부터 개헌을 주장하는 국민과 국회의 요구를 국정 과제로 받아들이고 임기 내에 헌법 개정을 완수하기 위해 정부 내에 헌법 개정을 위한 조직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사진기자단
내년 대선을 1년 2개월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전격적으로 ‘개헌 카드’를 꺼내 들었다.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60) 씨 의혹 등으로 곤경에 빠져 있는 박 대통령이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야권 대선 주자들이 “‘최순실 의혹’ 등을 덮기 위한 정략적 의도”라고 반발하고 나서면서 개헌 추진의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2017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서 “1987년 개정돼 30년간 시행돼온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 헌법은 과거 민주화 시대에는 적합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이 됐다”며 “임기 내에 헌법 개정을 완수하기 위해 정부 내에 헌법 개정을 위한 조직을 설치해 국민의 여망을 담은 개헌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개헌 추진을 공식화했다.

 이어 “정파적 이익이나 정략적 목적이 아닌 대한민국의 50년, 100년 미래를 이끌어 나갈 미래지향적인 2017체제 헌법을 국민과 함께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며 “국회도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해 달라”고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 전 4년 중임제 개헌의 필요성을 언급해 왔지만 취임 이후에는 정치권의 개헌 논의 요구에 “블랙홀처럼 모든 것이 빨려 들어간다”며 반대해 오다 이날 전격적으로 태도를 바꿨다. 박 대통령은 그 이유에 대해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우리가 처한 한계를 어떻게든 큰 틀에서 풀어야 하고 내 공약 사항이기도 한 개헌 논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향후 정치 일정을 감안할 때 시기적으로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앞으로 개헌 논의를 주도해 나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재원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개헌을 주도해야 한다”며 “국회 논의를 봐 가면서 필요하다면 당연히 대통령이 헌법 개정안 제안권자로서 정부안을 제안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개헌안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 및 국민투표를 거쳐 확정된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환영 의사를 밝히며 “‘제로그라운드(원점)’에서 (개헌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박근혜표 개헌은 안 된다”고 했고,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편에도 합의를 못 하면 난도가 높은 개헌은 합의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장택동 will71@donga.com·유근형 기자
#박근혜#개헌#최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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