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T&T, 타임워너 인수 합의… 방송-통신융합 새지평 여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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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매입가 97조3500억”

 미국 대형 통신회사인 AT&T가 워너브러더스 영화사와 HBO, CNN 등 방송사를 거느린 타임워너를 854억 달러(약 97조3560억 원)에 매입한다. AT&T가 타임워너 인수에 성공하면 유선과 무선 전화, 인터넷 등 통신망 사업을 바탕으로 방송, 영화, 언론 등 미디어 산업까지 진출하게 된다.

 2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AT&T는 타임워너를 주당 107.5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며 “이 가격은 21일 종가보다 20% 높게 책정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관계 당국이 최종 승인할 경우 디지털 산업의 최첨단에 서 있는 네트워크 소유 회사가 영상 오락물과 뉴스 등을 인터넷으로 배급할 수 있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뿐만 아니라 미디어 문화 예술계의 판세까지도 크게 흔드는 사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 미, 방송·통신 합병 전방위적으로 일어나

 AT&T의 시장 가치는 2260억 달러(약 257조6400억 원), 타임워너는 720억 달러(약 82조800억 원)이다. 두 회사를 합치면 2980억 달러(약 339조7200억 원)에 달하는 거대 복합기업이 된다.

 이번 인수합병(M&A)은 이동통신뿐만 아니라 인터넷, TV 사업을 영위하는 AT&T가 타임워너가 보유한 방대한 콘텐츠를 활용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시장 진입 등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확고한 지위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위성TV인 디렉TV를 485억 달러(약 55조2900억 원)에 인수해 3800만 비디오 가입자를 확보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미국에서는 최근 방송·통신 등의 융합이 활발하다. 2011년 미국 최대 케이블TV·초고속인터넷 회사 컴캐스트는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NBC유니버설을 인수했다. 그리고 올해 9월에는 기존 가입자들의 케이블TV·초고속인터넷 해지를 막기 위해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2015년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은 온라인 서비스 및 종합콘텐츠 기업인 아메리카온라인(AOL)을 인수하고 현재는 디지털광고 업계로 진출하기 위해 포털 야후와 M&A 협상을 벌이고 있다.

○ SKT-CJV 합병 시도 후 국내서도 융합 논의 활발

 방송·통신의 융합은 국내에서도 촉발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동통신업계 1위 사업자 SK텔레콤과 유료방송업계 1위 CJ헬로비전이 2015년 11월 M&A를 추진했던 게 대표적인 사례다.

 양 사는 넷플릭스, 아마존 등 뉴미디어 사업자들의 글로벌 확장 등 ‘국경 없는 미디어 전쟁’에 대비함과 동시에 각 사가 가진 플랫폼, 콘텐츠 역량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 합병을 추진했지만 독과점 문제로 결국 불발됐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방송·통신 융합 산업이 가져올 파급 효과에 대한 대비책이 마련돼 있지 않아 결국 승인이 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한다.

 하지만 유료방송업계 전반과 LG유플러스와 같은 이통업계 3위 사업자가 현재의 성장 정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M&A 의지를 밝히고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방송·통신 융합 전략 마련에 대한 요구는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이에 미래창조과학부는 8월 유료방송 발전방안 연구반을 구성해 케이블TV업계 등 방송산업 발전 방안을 마련해 오고 있다. 연구반에서는 유료방송 합산 지분 33% 제한 규제 폐지, 지분 33% 초과 시 지배적 사업자 의무 부여 등 의견을 내놨다. 미래부는 유료방송 발전 방안을 공청회 등을 거쳐 연내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신무경 기자 fighter@donga.com / 뉴욕=부형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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