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피플] 한홍섭 회장 “내 꿈 이룬 곳, 한류콘텐츠 인정 받아 뿌듯”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0월 17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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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넘게 프랑스 전역을 발품 팔며 모은 것들이 이 안에 있죠.”1개관 8주년을 맞아 새로 문을 연 전시공간 ‘메종 드 장’을 소개하며 활짝 웃는 쁘띠 프랑스의 한홍섭 회장. “수지타산 생각하지 않았다”는 쁘띠 프랑스에 대한 열정은 100년 된 앤틱 오르골 하나를 전시하고 싶어 7∼8년간 프랑스를 오가며 애를 태웠던 일화에서도 잘 나타났다. 가평|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6개월 넘게 프랑스 전역을 발품 팔며 모은 것들이 이 안에 있죠.”1개관 8주년을 맞아 새로 문을 연 전시공간 ‘메종 드 장’을 소개하며 활짝 웃는 쁘띠 프랑스의 한홍섭 회장. “수지타산 생각하지 않았다”는 쁘띠 프랑스에 대한 열정은 100년 된 앤틱 오르골 하나를 전시하고 싶어 7∼8년간 프랑스를 오가며 애를 태웠던 일화에서도 잘 나타났다. 가평|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쁘띠 프랑스 한 홍 섭 회장

“여기를 찾은 열명 중 한 분이라도 이것들의 가치와 가져오는데 들인 노력을 알아준다면 보람 있죠.” 새로 문을 연‘메종 드 장’을 설명하는 쁘띠프랑스 한홍섭(70) 회장의 표정은 아끼던 장난감을 보여주는 어린아이처럼 밝고 천진스러웠다. 청평역에서 북한강을 따라 10여분 정도 차로 달리면 산자락에 알록달록한 예쁜 집들이 동화책 속 그림처럼 자리잡은 풍경을 만나게 된다. 프랑스 테마파크‘쁘띠 프랑스’다. 2008년 문을 연 쁘띠 프랑스는 매년 외국인 관광객 50만 명, 내국인 포함하면 100만 명 넘게 찾는 관광명소다. 한국방문위원회 집계 외국인관광객 선호도 2년 연속 1위를 기록하는 등 한류관광 대표 콘텐츠로 자리잡은 쁘띠 프랑스는 30여 년 전 가슴 속의 꿈을 이루려 사재를 투자한 한홍섭 회장의 용기가 없었다면 탄생할 수 없었다.

프랑스 보여주고 꿈, 사재 털어 시작8주년 기념 젊은 ‘메종 드 장’ 오픈
내년부터 ‘이탈리아 마을’ 새 도전
수익보다 보람…초심 잃지 않을 것

- 개관 8주년을 맞아 ‘메종 드 장’, ‘메종 드 마리’를 오픈했다.

“처음 이곳을 꾸밀 때 150년 전을 기준으로 했다. 집과 가구, 벼룩시장의 물품, 오르골관의 전시품 등을 그 연도에 맞췄다. 그러고 보니 너무 앤틱한 분위기 일색이라 이번에는 좀 젊은 분위기의 프랑스 남자와 여자 방을 마련했다. 장과 마리는 프랑스에서 지난 50년 동안 가장 흔한 남녀 이름이다.”

- 이번에도 가구부터 인테리어 소품, 샹들리에 전구까지 직접 프랑스에서 구했다고 들었다.

“30% 정도는 예전에 컬렉션 한 것들을 활용했지만, 나머지 70%는 테마를 정한 뒤 프랑스 여러 지역을 다니면서 6개월에 걸쳐 수집했다.”

- 프랑스를 왕래한지도 꽤 됐을 것 같다.

“처음 갔을 때가 1981년이니 이제 35년이 됐다. 당시 사업(페인트) 기술제휴를 위해 이탈리아로 출장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프랑스를 경유하는 여정이라 오가는 도중 2∼3일 정도 머물면서 정이 들었다.”

- 프랑스의 어떤 점이 마음을 사로잡았는가.

“젊은 시절 화가를 꿈꾸는 등 원래 그림을 좋아했다. 갈 때마다 화랑과 미술관을 구경하며 매력을 느꼈다. 세 번째 방문 때부터 재미삼아 작은 그림이나 미로, 뷔페의 판화 등 소품을 사서 가져오기 시작했다. 이후 조각에도 관심을 가지면서 수집 품목이 넓어졌다.”

- 쁘띠 프랑스를 본격적으로 준비한 시기는.

“1988년부터 프랑스 문화를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때부터는 전시를 염두에 두고 수집을 했다. 2년간 내가 생각하는 프랑스 마을 분위기를 재현할 곳을 찾다가 이곳을 발견, 1995년 매입했다. 한참 준비를 하던 시기에 터진 IMF사태로 자금조달 등 어려움을 겪어 공사착공이 늦어졌다.

- 그런 어려움을 겪고 이제는 외국인 관광객의 명소가 된 것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오픈 얼마 뒤 드라마‘베토벤 바이러스’를 찍었다. 방송을 보고 사람들이 찾아왔을 때, 내 구상만큼 전시품이나 공간이 채워지지 않아 정말 미안했다. 그래서 3년간 계속 건물을 증축하고 전시물과 공연 등을 보강했다. 이제는 보여주고 느낄 것이 제법 늘어나 고객 만족도가 높아져 마음이 좀 편하다.”

- 1988년 첫 구상 이후 지금까지‘왜 시작했나’ 후회는 안했나.

“30여 년간 한번도 없었다. 내 모습을 옆에서 쭉 보아온 아내가 초반에는 걱정을 많이 하긴 했다. 60대면 다들 사업을 정리하는데, 오히려 나는 더 현장에 매달렸으니까.”

쁘띠 프랑스 한홍섭 회장. 가평|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쁘띠 프랑스 한홍섭 회장. 가평|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프랑스 이어 내년에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테마 마을 착공”

- 오늘은 평일인데도 외국인 관광객이 꽤 많다.

“중국 관광객이 많지만, 대만과 홍콩은 개관 초창기부터 찾아왔다.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에선 안 오는 나라가 없다. 그런 것을 보면 흐뭇하면서 책임감도 느낀다.”

- 인기에 맞춰 좀더 매출을 늘리고 수익성도 높일 수 있는데 그런 건 둔감했던 것 같다.

“처음부터 수익보다 보람이 있는 걸 하고 싶었다. 경영적으론 판단미스일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잘된 것 같다. 그동안 밑의 친구(회사 직원)들이 그런 점을 말해도 초심을 지키고 싶었다. 한 예로 여기는 공연이 무료다. 방문객들이 처음에는 돈을 받을 꺼라 생각해 오질 않았다.”

- 사업 확장을 위한 외부 투자나 제휴 제안도 있었을 텐데.

“투자제안은 있었지만 내 일을 누가 간섭하는 게 싫었다. 젊은 시절부터 중소기업을 경영한 탓에 남의 영향을 받지 않고 일을 하고 싶다. 투자를 받고 수지타산 논리로 이곳을 운영하고 싶지 않았다.”

- 쁘띠 프랑스에서 가장 애착이 가고 자랑할 곳을 딱 하나만 고른다면

“오르골관이다. 전시품을 모으는데 많은 노력을 들였고, 그만큼 바라볼 때마다 보람이 있는 곳이다.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마리오네트 공연장도 못지않다.”

- 올 겨울과 내년, 그리고 그 후를 내다보는 계획이 있다면

“우선 마임과 같은 프랑스 공연을 상설 유치하고 싶다. 그리고 프랑스에 이어 이탈리아 마을을 만들 계획이다. 토스카나 지역을 테마로 구상했는데, 내년부터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 한홍섭 회장

▲1946년 경기도 용인 생 ▲1993년 고려대 최고경영대학 수료 ▲1968년 대동화학공업사(신광페인트공업 전신), 1979년 신광페인트공업(주), 2001년 신일스킨공업 대표 ▲2003년 에프앤에프(주식회사 쁘띠프랑스) 설립 ▲2008년 7월 쁘띠 프랑스 개관

가평|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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