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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를 동경하다 만든 일본의 걸그룹 ‘로자리오+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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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를 동경하다 만든 일본의 걸그룹 ‘로자리오+크로스’

심규선대기자 입력 2016-10-05 11:49수정 2016-10-05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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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자리오+크로스' 웹사이트에 올라 있는 사진 중 하나. 왼쪽이 이번에 한국에 오지 못한 리코.
심규선 대기자
2일 COEX에서 열린 제12회 한일축제한마당의 프로그램에 대해 미리 설명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일본에서 오는 공연 그룹 중 하나가 귀에 쏙 들어왔다. 한국 케이팝(K-pop)을 동경하며 열심히 연습해 걸그룹까지 만들었다니…. 이름은 '로자리오+크로스'.

'로자리오+크로스'는 행사 당일 한국 보이그룹 '빅스'의 노래로 오프닝 무대에 섰고, 공연 후에는 단독 부스에서 열심히 홍보활동을 펼쳤다. 잠시 시간을 내달라고 했다.

첫인상은 매우 어리다는 것이었다. 6명이 멤버인데 '유와'가 16세로 가장 어리고, '미무'와 '히메카'가 17세, 리더인 '이마리'가 19세, 그리고 '모모카'가 20세였다. 18세인 '리코'는 몸이 아파 한국에 오지 못했다.

한국에서 처음 공연한 소감을 물었다. 대답이 의젓하다.

"일본 관객들은 좋아해도 보통 박수만 치는데, 한국 관객들은 사랑한다, 감사한다고 말해줘 정말 고마웠다. 문화는 서로 다르지만 퍼포먼스를 통해 일체감을 갖게 된 것이 아주 좋았다고 생각한다."(이마리)

"한국에서 이런 축제에 참가한 것은 처음이다. 일본을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 일본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잘 모른다. 일본에 이런 사실을 잘 전하고 싶다."(히메카)

멤버들은 모두 시즈오카(靜岡) 출신. 지금도 모두 시즈오카에 살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와 댄스를 좋아했고, 시즈오카 시의 '리틀 스텝 팩토리'라는 엔터테인먼트 스쿨에서 함께 노래와 춤을 배웠다. 그러니 이들은 10년 이상 친구이자, 언니 동생 사이. 그래서 본인들은 멤버를 '가족'이라고 부른다. 그룹 소개서는 그런 정서를 잘 표현하고 있다.


"시즈오카를 거점으로 활동 중인 6인조의 아이돌 퍼포먼스 유니트. 어렸을 적부터 함께 노래와 댄스를 배우면서 시즈오카의 축제와 이벤트에 나가는 등 8년 전부터 시즈오카의 PR활동을 정력적으로 수행했다."

시즈오카 현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그들에게 큰 변화가 찾아온다. 2012년 '십대시대'를 결성해 본격적으로 걸그룹 활동을 시작한 것. '십대시대'는 한국의 '소녀시대'에서 따온 이름이었다. '십대시대'는 그해 9월 '케이팝 카바댄스 도쿄대회'에 출전해 노래 부문에서 '소녀시대'의 노래로 인기상을 받았고, 춤 부문에서도 역시 소녀시대의 댄스로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또 2015년 '케이팝 카바댄스 콘테스트 관동대회'에서도 한국의 케이팝을 불러 우승했다. '카바댄스'라는 말은 한국에서는 낯선 단어인데, 유명연예인의 노래와 춤을 나름대로 소화해서 보여주는 것을 말한다.

2일 열린 제12회 한일축제한마당 오프닝 공연에서 한국의 보이그룹 '빅스'의 노래로 역동적인 공연을 보여주고 있는 '로자리오+크로스'. 박경모 전문기자 momo@donga.com
'십대시대' 때의 멤버는 9명이었다. 모두들 한국을 좋아해서 비공식적으로 함께 여러 차례 한국으로 놀러왔다고 한다.

'십대시대'는 지난해 6월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그게 '로자리오+크로스'다. 그 뜻이 궁금했다.

"로자리오라는 목걸이를 만드는 데는 큰 보석이 6개 필요한데 마침 우리 멤버가 6명이고, 우리 그룹의 '키메 포즈'가 손가락으로 십자가(크로스)를 만드는 것이어서 두 말을 합쳐 '로자리오+크로스'로 정했다." '키메 포즈'란 어떤 그룹이 쓰는 그들만의 독특한 포즈를 말한다. 그러니 이름 속의 +는 플러스가 아니라 십자가를 뜻한다.

'십대시대'를 '로자리오+크로스'로 바꾼 것은 전국 무대를 목표로 한다는 뜻이었다. '십대시대'를 결성했을 때보다 더 큰 변화였다. 그룹은 지난해 11월 '럭키 걸'이라는 싱글 CD를 발매하고 올해 4월에는 두 번째 싱글 CD '쇼트 헤어'를 내놓았다. '쇼트 헤어'는 좋아하는 남자의 취향에 맞춰 머리를 자른 여자의 마음을 노래한 것으로, 템포가 빠르다(주니치신문 5월 12일자).

세월이 흐르면 멤버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해산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짓궂은 질문을 해봤다.

"언젠가는 각자의 길을 갈 것이다. 그러나 해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함께 공연하는 일은 줄어들지 모르겠으나, 정기적으로 '로자리오+크로스'라는 이름으로 모여 공연을 하겠다는 뜻이다.

내친김에 이런 질문도 해 봤다. "만약 멋있는 남자 친구가 활동을 그만두라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아무리 멋있는 남자라도 여자친구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멋있는 남자가 아니다."

아이돌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연습을 해야 한다. 어린 나이로는 힘들지 않을까. 희생해야 하는 것도 많지 않을까.

"네 살 때부터 집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다. 춤추고 노래할 때 내가 가장 빛난다고 생각한다."(유와)

"어렸을 때부터 학교 친구와 어울리는 것보다는 함께 춤추고 노래하는 친구들이 좋았다. 멤버들과 언제까지라도 함께하고 싶다."(미무)

"나는 세 살 때부터 노래와 춤을 배웠다. 뭔가 목표를 정해놓고 매진할 때가 가장 기쁘다. 앞으로도 즐겁게 이 생활을 계속하고 싶다."(모모카)

공연이 끝난 뒤 단독 부스에서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했다. 손가락으로 십자가를 만드는 것이 이들의 '키메 포즈'. 부스 뒤편에 걸려 있는 문장이 그룹의 심벌이다. 왼쪽부터 모모카, 히메카, 유와, 미무, 이마리. 박경모 전문기자 momo@donga.com
멤버들의 대답에서 공통점을 발견했다. 연습이나 준비를 싫어해 본 적도 없고, 희생이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는 것.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희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까."

나는 일본의 아이돌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 잘 모른다. 다만, 한국과는 많이 다른 것 같다. 한국은 연예기획사가 멤버들을 스카우트해 스파르타 교육을 시키고, 거의 완벽한 상품을 만들어 무대에 올린다. 그러나 일본은 '로자리오+크로스'처럼 스스로 그룹을 만들어 활동하고, 어느 정도 싹이 보이면 소속사(일본에서는 '사무소'라고 한다)가 붙어 관리를 해주기 시작한다. 학교도 다니면서 활동한다. 유와와 미무는 현재 고교 2년생, 히메카와 리코는 고교 3년생, 모모카는 고교를 졸업했고, 이마리는 요코하마의 대학 1년생(커뮤니케이션 전공)이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고향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아이돌 그룹도 상당히 많기 때문에 한국보다 아이돌 그룹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고 그들은 말한다.

지명도가 낮은 것이 사실인데 언제까지 어떻게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도 물어봤다.

"3년 이내에 전국적으로 알려지도록 노력하겠다. 일본만이 아니라 전 세계로 진출하고 싶다."

'로자리오+크로스' 그룹을 조사하면서 의문이 들었던 것을 마지막 질문으로 던졌다. 그들에게 고향, 시즈오카는 어떤 곳인가. 왜냐하면 그들은 전국적인 활동을 지향하면서도 고향에서의 활동도 게을리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시즈오카 현의 특산품인 차와 오뎅을 선전하는 노래도 열심히 부른다.

"고향이 도와줬기 때문에 우리들이 있는 게 아닌가. 우리들이 더 유명해지면 시즈오카에 오는 사람들이 더 늘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노래를 부르고 있다."

각자에게 한국에 대한 메시지를 부탁했다.

"한국 여러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아주 좋아합니다♡"(미무)

"다시 한국에 오고 싶습니다♡ 정말로 많이 좋아합니다♡♡♡"(히메카)

"어렸을 적부터 한국을 정말 좋아합니다♥ 한국에서 공연을 많이 하고 싶습니다☆☆"(유와)

"우리들 모두는 한국을 정말 좋아합니다! 다시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합니다!!"(모모카)

"한국 여러분의 따뜻함에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일한 우호의 가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이마리)

공자는 말했다.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 '로자리오+크로스'의 멤버들은 비록 어리긴 하지만, 자신의 일을 즐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들이 시간이 흐르고 크게 성공해서 내 생각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해줬으면 좋겠다.

심규선 대기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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