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달려가는 네이버… ‘O2O’ 갈길 먼 카카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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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업체 빅2, 엇갈린 두 길

 
국내 대표 포털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벌이는 신사업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네이버에 대해서는 동영상 기반 채팅 앱인 ‘스노우’가 제2의 라인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많은 반면 카카오에 대해서는 O2O(온·오프라인의 연계) 사업의 성과가 부족하다는 반응이 많아지고 있다.

 두 회사에 대한 평가는 주가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올해 7월 라인을 미국과 일본에 동시 상장한 네이버의 주가가 이후 23.3%나 올랐지만 2014년 10월 합병으로 덩치를 키운 카카오의 주가는 50.9%나 하락했다.
○ 유럽으로 보폭 넓히는 네이버

 네이버는 한국계인 플뢰르 펠르랭 대표(전 프랑스 디지털경제장관)가 이끄는 창업투자회사 ‘코렐리아 캐피털’이 조성한 유럽 투자펀드(K-펀드1)에 일본 자회사 라인과 함께 1억 유로(약 1230억 원)를 출자한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이는 라인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유럽 현지 기업을 인수합병(M&A)해 한국 일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시장에 국한된 업무영역을 유럽으로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코렐리아 캐피털은 유럽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관련 스타트업을 집중 발굴해 투자할 계획이다. 앞으로 네이버의 행보를 읽을 수 있는 움직임이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라인이 일본 진출 10년 만에야 (비로소) 성공을 했듯 해외 시장은 어렵기 때문에 좋은 파트너사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출자는) 유럽 진출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라인은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 주식회사에 46억 엔(약 506억 원) 투자도 결정했다. 지난해 9월 출시돼 1년 만에 글로벌 다운로드 7000만 건을 돌파한 스노우를 ‘제2의 라인’으로 만드는 데 필요한 실탄을 투입한 것이다.

 다만 최근 네이버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은 높아진 라인 주가에 기댄 면이 없지 않은데, 라인 주가가 고평가돼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 O2O 사업의 성과가 다급한 카카오

 카카오는 1일 다음커뮤니케이션과의 합병 2주년을 맞았지만 사내 분위기가 밝지만은 않다. 합병 초기에 높았던 시장의 기대감이 ‘우려’로 흐르는 분위기마저 감지되고 있다.

 카카오는 2014년 5월 합병 소식을 전할 당시 카카오톡의 국내 월간 순이용자 3650만 명이 다음 포털로 이전돼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 다음 포털 개발진과 지도, 웹툰 등 다수 콘텐츠가 카카오 모바일 플랫폼으로 옮겨져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다음 포털의 PC 기준 월간 순방문자는 8월 현재 2245만 명으로 합병 당시(2770만 명)보다 감소했다. 모바일 접속자는 구글 검색 사이트에도 뒤처졌다.

 특히 O2O 사업은 카카오의 모바일 역량과 다음의 지도 노하우 등이 어우러져 카카오택시, 카카오드라이버 등을 선보이며 기대를 모았지만 여전히 뚜렷한 수익이 없는 미완의 상태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구글 등 인터넷 플랫폼 회사는 광고 매출을 근간으로 신사업을 펼치지만 카카오는 그런 기반 없이 신사업에 집중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카카오가 택시 대리운전 주차 미용실 가사도우미 등을 온라인으로 연계하며 ‘일상의 경험을 모바일에서 완결시킨다’는 방향성에 대해서는 시장의 평가가 나쁘지 않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택시 등의 시장 반응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수익모델만 고민한다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fighter@donga.com
#네이버#카카오#스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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