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회장 “국민들, 로버트 김의 조국사랑에 빚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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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옥살이때 金씨 가족 경제적 지원… 편지 엮은 책 국내 출판비도 선뜻

29일 서울 중구 청계천로 한화빌딩에서 만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오른쪽)과 로버트 김 씨가 ‘로버트 김의 편지’를 함께 들고 포즈를 취했다. 한화그룹 제공
29일 서울 중구 청계천로 한화빌딩에서 만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오른쪽)과 로버트 김 씨가 ‘로버트 김의 편지’를 함께 들고 포즈를 취했다. 한화그룹 제공
 “20년 전 선생님께서 겪은 고초를 언론을 통해 접하면서 많은 국민들은 선생님께 ‘빚을 졌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작은 뜻을 전한 것도 그런 마음에서였습니다.”

 29일 서울 중구 청계천로 한화빌딩.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재미동포 로버트 김(김채곤·76) 씨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김 씨는 1996년 미국 해군 정보분석관으로 근무하던 당시 미국 정부가 한국 측에 알려주지 않은 국가기밀을 주미 한국대사관에 알려준 혐의로 체포돼 징역 9년에 보호관찰 3년 형을 받았다. 당시 이 사연을 접한 김 회장은 남몰래 김 씨 가족의 생활비를 지원했다. 김 회장의 ‘조용한 후원’은 2005년 김 씨가 보호관찰 집행정지로 자유의 몸이 된 뒤 국내 한 라디오방송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밝히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김 씨는 국제전화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 회장이 상당히 오랫동안 뒷바라지해 줬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경기고 동문이기도 하다. 김 씨가 김 회장보다 12년 선배다.

 김 씨는 2005년 11월부터 2014년까지 8년여간 매주 지인과 후원자들에게 편지를 썼다. 편지는 국내 국방·안보뿐 아니라 교육 정치 역사 시민의식 복지 노사관계 등 다양한 분야의 문제 인식과 발전 방향에 대한 조언을 담고 있다. 그는 최근 김 회장의 지원으로 그동안 쓴 편지 중 80여 편을 추려 ‘로버트 김의 편지’를 출간했다.

 김 씨는 이달 21일 서울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29일 김 회장을 방문한 것은 과거 어려운 시기에 남몰래 도움을 준 것과 함께 이번 책 출판 비용까지 선뜻 지원해준 것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김승연회장#재미동포#로버트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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