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캠퍼스 중단에… 서강대 유기풍 총장 사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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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회 주도 이사회 탓 대학 추락”

 유기풍 서강대 총장(64·사진)이 29일 전격 사퇴했다. 유 총장은 남양주캠퍼스 건립을 둘러싸고 예수회 출신 이사들과 갈등을 빚어왔다.

 유 총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서강대 본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사회가 예수회를 상전으로 모시는 기형적 지배구조 속에서는 서강대가 추락할 수밖에 없다. 예수회의 이사 비율을 줄이고 학교 경영에서 손을 떼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3년 3월 취임한 유 총장은 5개월의 임기가 남았지만 “예수회가 주도하는 이사회는 학내 구성원의 요구와 위기 상황을 묵살하고 있다. 잔여 임기를 희생해서라도 총장으로서 마지막 책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강대 남양주캠퍼스 사업은 2013년 이사회를 통과했지만 올해 5월과 7월 ‘교육부 승인신청’ 안건이 예수회원이 과반수인 이사회에서 잇달아 부결되면서 사실상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대규모 지원을 약속했던 경기 남양주시는 협약 불이행 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유 총장은 19일 학교 설립 모태인 예수회의 로마총원에 “예수회 이사진의 파행적인 학교 운영을 조사해 달라”며 탄원서를 보내기도 했다.

 유 총장은 이번 주초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이사장이 약속했던 이사회 개혁 등 논의가 이뤄지지 않자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장 사의 발표 직후 ‘이사장 소통 태스크포스(TF)팀’ 위원장 유신재 신부는 “유 총장이 사직서를 제출하기 전 기자회견을 먼저 한 것은 유감”이라며 “중장기 계획이니 점검해서 추진하자는 의도를 총장이 오해했다”고 밝혔다. 예수회는 학교 재정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남양주시가 구두로 약속했다는 500억 원 지원계획을 문서화하는 등 사업 안전성을 보강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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