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ic Review]혁신-차별화로 우뚝 선 승강기 업계의 ‘다윗’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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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비스엘리베이터

 대기업 중심의 국내 산업 환경에서 중소기업이 제 역량을 발휘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마치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처럼, 골리앗의 자금력과 기술력을 극복하기 위해 다윗은 부단한 자기 혁신과 차별화가 필수적이다.

 국내 승강기(엘리베이터) 시장은 그 대표적인 분야다. 매출액 기준 국내 승강기 업계는 1∼5위가 모두 대기업과 다국적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는 현실. 게다가 중소기업에 높은 기술 장벽과 시장 점유율을 극복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 같은 어려움에 당당히 맞서며 엘리베이터 제작 설치 및 보수 업계에서 제 위치를 찾는 기업이 있다. 현재 매출액 기준 업계 6위를 차지하며 승강기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 바로 ㈜트라비스엘리베이터(대표 안상현·www.st21.co.kr)다.

독자적인 기술 개발로 자체 기술력 배양


 트라비스엘리베이터의 강점으로는 역시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얻은 자체 기술력을 꼽을 수 있다. 그동안 트라비스엘리베이터는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연구개발(R&D)에 꾸준히 쏟아 차별화된 기술력을 배양해 왔다. 현재 중소기업으로서는 선도적인 속도 분당 180m의 기술까지 확보하고 있으며, 기술 연구소에서는 초고속용 엘리베이터를 위한 구동장치, 전기 장치 등을 개발 중이다.

 또한 트라비스엘리베이터는 엘리베이터 잼 설치용 지그 및 설치 방법과 도어 실 보호 커버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으며, 중소기업으로는 국내 최초로 ‘Up door, 2 Co door’에 대한 내화시험 인증을 받아 방화도어를 제조, 납품하고 있다. 특히 방화도어의 경우타사에서 구매 시 상당한 비용이 들지만, 동사는 직접 인증을 받아 생산되므로 원가 절감 및 고객 만족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아울러 트라비스엘리베이터는 올해부터 인버터 적용 자체 제어반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상용화가 이뤄지면서, 그동안 중소기업의 한계로 지적돼 오던 자체 기술력과 원천 기술력 측면에서 대기업-다국적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 성능과 기술, 가격 측면에서 격차를 줄임은 물론 이제는 일부 역량에서는 도리어 경쟁사들을 앞서고 있다.

효율성과 생산성 높여 해외 시장 개척


 그동안 다양한 승강기 분야에서 노하우를 가진 트라비스엘리베이터는 이제 대기업의 경쟁사를 넘어 직접 대기업에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화물용 16t급 엘리베이터를 삼성전자와 공동 개발해 이를 삼성전자 기흥 사업장에 공급하는 것. 또한 최근 독자적으로 개발한 반도체 공장 전용 클린엘리베이터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 들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극한의 청결도와 위생이 중요한 반도체 생산 시설에, 그것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 생산설비에 반영된 제품 신뢰도이기에 놀라움은 더 크다.

 안상현 대표는 “효율성이 높고 상호연동이 가능한 제작 기계를 도입하고 제작부터 출하까지의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해 생산력을 높이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를 통해 품질 관리 이력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매년 30% 이상의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베트남,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의 해외시장 개척과 바이어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는 트라비스엘리베이터의 도전에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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