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청계천 책방]웃는 얼굴에 침뱉는 손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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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서비스 산업 경쟁력은 아마 세계 최고 수준일 것이다. 백화점은 서비스업의 정점에 있다. ‘백화점에는 사람이 있다’(안미선, 한국여성민우회 지음·그린비)는 백화점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인터뷰해 화려함 뒤에 가려진 고통을 적나라하게 비춘다. 대부분이 여성인 이들은 팔찌, 목걸이를 착용해서는 안 되고 앞머리가 눈썹을 가려서도 안 되는 까다로운 복장 규정을 지켜야 한다. 고객용 화장실이나 엘리베이터는 이용할 수가 없다. 먹다 남은 음료수 컵을 버려달라고 하거나 맨 꼭대기 층으로 올라가 상품권을 대신 타 달라고 요구하는 손님도 미소로 대해야 한다. 산 지 1년 이상 지난 상품을 가져와 환불해 달라는 경우도 종종 있다. ‘돈 냈으니 뭐든 요구해도 된다’는 인식이 서비스직 종사자들의 삶을 갈수록 피폐하게 만든다. 그들도 인격이 있는 사람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백화점에는 사람이 있다#안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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