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농업을 미래한류 주역으로 이끄는 ‘창농·귀농 박람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7일 00시 00분


코멘트
어제 동아일보와 채널A가 서울 강남대로 aT센터에서 개막한 국내 최대 농업박람회 ‘2016 A FARM SHOW―창농·귀농 박람회’에는 농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해 ‘농업 벤처’를 창업한 청년 사업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대도시 엔지니어였던 20대 농부 권준혁 씨는 데스크톱 PC 한 대로 경남 합천에서 축구장 두 개 크기의 파프리카 농장을 운영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개막식 축사에서 “농업에 첨단 기술과 관광 등 문화역량을 더해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한 그대로다.

공무원시험에 매달리거나 대기업 인턴으로 ‘열정 페이’를 받던 청년들이 어린시절부터 익숙했던 ICT를 무기삼아 농업에서 새롭게 일과 길을 찾는 건 반가운 현상이다. 박람회 현장에서 만난 청년농부들은 하나같이 “스마트폰을 끼고 사는 청년들의 끼와 꿈이 빛을 발할 수 있는 곳이 농업”이라고 입을 모았다.

농림축산식품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농업 관련 창업자 중 30대 이하 비중이 16.7%(이 중 귀농인이 45.9%)로 2014년 9.3%의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서울대의 지난해 농업벤처 스마트팜 분석 결과에서도 농업에 ICT를 접목한 이들은 젊고 영농 경력이 짧아도 생산성은 일반 농가에 비해 29.4% 높고 총수입도 46.8%나 많았다. 전시장을 찾은 청년농부들은 “도시에서 아등바등 살기보다는 농촌에서 여유롭게 살면서 일한 만큼 결실을 얻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고 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짐 데이터는 “미래 한류의 주역은 농식품 분야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위해선 획기적 규제 개선이 필수다. 세계 최대 IT 기업인 구글은 종자부터 맞춤형 비료까지 데이터와 첨단기술을 활용해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데, 우리나라에선 대기업의 농업 진출을 막는 것은 시대착오다. 기업 노하우를 창농과 접목시킬 기회를 박탈해 미래산업 발전의 싹을 자르는 것과 다름없다. 박 대통령은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소해 농업의 6차 산업화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번 박람회가 ‘창농 CEO 10만 명 시대’를 여는 기폭제가 되기를 바란다.
#농업박람회#2016 a farm show―창농·귀농 박람회#창농귀농 박람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