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TV광고전 본격 돌입 “트럼프 막말 애들이 본다” vs “힐러리 당선땐 난민천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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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 비방 ‘네거티브 선거전’ WP “가장 지저분한 대선 막올라”
“힐러리 선거인단 348명 확보” 분석… WP “승리 전제 국정어젠다 손질”

‘함께하면 더 강해진다’는 선거 구호를 내세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TV 광고(맨위쪽 사진)와 빨간 모자를 쓴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TV 광고(맨아래쪽 사진). 트럼프와 함께 부통령 후보 마이크 펜스의 이름이 보인다. 두 후보의 TV 광고는 
자신을 소개하기보다 상대방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는 네거티브 캠페인에 가깝다.
‘함께하면 더 강해진다’는 선거 구호를 내세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TV 광고(맨위쪽 사진)와 빨간 모자를 쓴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TV 광고(맨아래쪽 사진). 트럼프와 함께 부통령 후보 마이크 펜스의 이름이 보인다. 두 후보의 TV 광고는 자신을 소개하기보다 상대방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는 네거티브 캠페인에 가깝다.
미국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가 본격적인 TV 광고 대전에 돌입했다. TV 광고는 다음 달 26일 시작하는 TV 토론과 함께 본선 여론 흐름을 좌우하는 미디어 선거전의 핵심이다. 민주당 클린턴은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몇 달 전부터 광고를 내보내고 있으며, 공화당의 트럼프도 첫 전국 단위 TV 광고를 제작했다.

두 후보의 TV 광고는 30여 초 분량으로 철저히 상대를 공격하는 네거티브 캠페인에 맞춰져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 현대 정치사에서 가장 지저분한 대선으로 기록될 이번 선거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렸다”고 보도했다.

클린턴은 18일부터 ‘틀림없이(Absolutely)’라는 제목의 TV 광고를 방송하며 트럼프를 맹공격했다. 첫 장면에 클린턴이 잠깐 등장하는 것을 제외하면 온통 트럼프의 세금 의혹 이야기다. 광고는 “대선에 출마한다면 ‘틀림없이’ 납세 자료를 공개하겠다”는 트럼프의 과거 발언을 보여준 뒤 “트럼프가 과연 납세 내용을 공개할까” “트럼프는 아직 무엇을 더 숨기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클린턴은 직전 광고인 ‘롤 모델’에선 트럼프의 막말 퍼레이드와 아이들이 이 장면을 지켜보는 모습을 같이 내보내며 “아이들이 선거를 보고 있다”고 비난했다. 백인, 히스패닉, 흑인 등 다양한 인종의 아이들이 “멕시코인은 강간범” “내가 뉴욕시 5번가에서 누군가를 총으로 쏴도 표를 잃지 않을 것”이라는 등 막말을 일삼는 트럼프 연설을 시청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부적합하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트럼프가 19일 내보낸 첫 광고 ‘두 개의 미국(Two Americas)’도 만만치 않다.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등 4개 주요 경합 주에서 방송된 이 광고는 시작하자마자 클린턴을 공격한다. 난민들과 불법 이민자들이 체포되는 장면 등을 보여주면서 “시리아 난민은 몰려들고 불법 이민자는 범죄를 저지르고서도 미국에 머물며 사회보장 혜택을 누린다. 클린턴은 2015년 9월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이 시리아 난민 6만5000여 명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꼬집었다. 클린턴의 국무장관 시절(2009∼2013년) 잘못된 외교 정책에 따른 결과라는 점을 공격한 것이다.

광고는 “트럼프가 집권하면 테러범은 추방되고 국경은 보호되며 가족은 더 안전해질 것”이라며 “미국을 더 안전하게 만들자”는 트럼프의 캐치프레이즈를 부각시킨다. 트럼프는 트레이드마크인 빨간 모자를 쓰고 나와 전함을 배경으로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인다. 폭스뉴스는 “트럼프가 이번 광고를 위해 400만 달러(약 45억 원)를 썼으며 다음 달부터는 미 전역에서 광고전을 펼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클린턴이 대선 승리를 위한 선거인단 과반(270명)을 훌쩍 넘어 348명까지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버지니아대 부설 정치연구소의 래리 새버토 소장은 19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클린턴은 현재 전체 538명 중 348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고 트럼프는 190명에 그쳤다”고 말했다. WP는 클린턴이 벌써부터 대선 승리를 전제로 일자리 창출,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등 국정 어젠다를 가다듬고 있다고 보도했다. 클린턴의 경선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다음 달 5일부터 클린턴 지원 유세에 나선다고 WP는 전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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