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정부, 귈렌 측근 체포… 학교-노조 등 2300곳 폐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에르도안, 비상사태 선포후 첫 칙령… 기소전 구금 최장 30일로 연장
‘쿠데타 연루’ 대통령 경호대도 해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사진)이 이달 20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이후 첫 칙령으로 사립학교와 각종 단체 2300여 곳을 23일 폐쇄시켰다. 터키 당국은 쿠데타 배후로 지목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의 조카와 ‘오른팔’을 긴급 체포하고 대통령 경호대가 쿠데타 세력과 연계됐다며 일부 요원을 체포하고 조직을 해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귈렌과 연계돼 있다는 이유로 사립학교 1000여 곳과 자선단체 노조 의료기관 등 각종 단체 1300여 곳을 폐쇄하라고 명령했다. 국가비상사태 선포 사흘 만에 나온 첫 칙령이다. 그는 쿠데타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으면 기소 전 48시간으로 규정돼 있는 구금 기간을 최장 30일까지로 연장하는 조치를 발표하며 본격적인 기본권 제한에 들어갔다. 터키는 쿠데타 이후 군인과 경찰 법조인 교사 공무원 등 1만3000명을 잡아들였다. 이 중 4000여 명은 구속 기소한 상태다.

터키 당국은 동부 에르주룸에 살고 있는 귈렌의 조카 무함메트 사이트 귈렌을 쿠데타 가담 혐의로 긴급 체포해 수도 앙카라로 압송했다. 귈렌의 친인척 중 처음 체포당한 조카 귈렌은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귈렌의 오른팔로 알려진 하리스 힌시도 귈렌의 쿠데타를 도왔다는 혐의로 체포됐다. 힌시는 쿠데타 발생 이틀 전 터키에 입국했다고 터키 정보당국이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대통령 경호대 중 일부가 쿠데타에 가담한 혐의가 발견됐다며 2500명 규모의 경호대를 해체하고 최소 283명을 체포했다. 터키는 국제사회의 비난이 높아지자 체포했던 하급병사 1200명을 석방했지만 여전히 100명이 넘는 고위 장성을 구금한 상태다. 쿠데타 이후 터키의 유럽연합(EU) 가입이 불투명해진다는 전망이 나오자 에르도안 대통령은 프랑스24 방송 인터뷰에서 “EU가 유독 터키에만 선입견과 편견을 갖고 있다. 귈렌은 오사마 빈라덴이나 IS처럼 위험한 존재”라고 주장했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에르도안#터키#귈렌#쿠데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