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SKY스포츠 해설위원(사진)은 ‘거꾸로’다. 프로야구 해설위원은 보통 투수에게는 ‘공을 낮게 던지라’고 하고 타자에게는 ‘주자 뒤로 공을 보내라(밀어치라)’고 주문한다. 그는 반대다. 투수에게는 ‘하이 패스트볼’을 강조하고 타자에게는 ‘지금 찬스에서는 강하게 당겨 치는 게 맞다’고 이야기한다.
2012∼2013년 두산 감독을 지낸 김 위원이 야구 이론이 부족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다. 최근에는 야구 전략 분석에 군사용 레이저 기술까지 결합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면서 기존 이론 곳곳에서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김 위원은 오히려 이런 최신 정보를 빨리 받아들인 인물이다.
야구팬들도 김 위원의 이런 접근법을 환영했다. 동아일보에서 야구 팬 커뮤니티 파울볼(www.foulball.co.kr)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해설위원 올스타 투표’를 진행한 결과 52.7%가 가장 선호하는 해설위원으로 김 위원을 꼽았다. 투표자 1명이 최대 3명까지 고를 수 있도록 한 이 투표에서 과반 지지를 얻은 건 김 위원뿐이다.
투표 결과를 전해 들은 김 위원은 “저 공부 진짜 열심히 한다”며 웃은 뒤 “현장에서 지도할 때도 선수 경험으로 알게 된 것 반, 나중에 이론으로 공부한 것 반을 가지고 선수들에게 접근했다. 예전에 우리가 배웠던 스타일 그대로 가르치려다 보면 오히려 선수들 반발만 사게 된다. 함께 중계하는 임용수 아나운서가 이런 심정을 잘 이해해주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로 이어져 시청자 여러분이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해설위원 데뷔 첫해였던 지난해 투표 때도 5위(22.0%)에 이름을 올렸다.
역시 SKY스포츠에서 임 아나운서와 호흡을 맞추는 이효봉 위원이 2위를 차지했다. 이 위원은 선수와 프런트(스카우트)에 기자 경험까지 갖춘 보기 드문 이력의 소유자다. 이 위원 역시 야구 팬 사이에서 ‘준비하는 해설위원’이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이 투표를 처음 실시한 2013년부터 4년 연속으로 베스트5에 이름을 올린 건 이 위원 뿐이다. 올해 65세인 허구연 MBC 해설위원이 40, 50대 해설위원들을 제치고 4위에 이름을 올린 것도 주목할 만한 결과다.
야구팬이 가장 좋아하는 중계 캐스터로는 정우영 SBS스포츠 아나운서(34.7%)가 뽑혔다. 2위 한명재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34.0%)와 7표 차이밖에 나지 않을 정도로 승부는 박빙이었다. 두 아나운서가 ‘투톱’ 체제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야구 여신’을 뽑는 여자 아나운서 부문에서는 김선신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가 1위 자리를 되찾았다. 김 아나운서는 이 투표에서 4년 중 3번이나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위 배지현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가 지지율 23.1%로 2위였다. 남녀 아나운서 투표는 1인 1표 기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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