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5, 6호기 건설 허가가 6월 23일 원자력안전위원회를 통과했다. 그런데 같은 부지에 여러 기의 원전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 안전성 검토가 충분히 이루어졌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우리나라는 한 부지에 여러 기를 두고 있다. 해외의 많은 원전도 두 기 이상을 동일한 부지에 두고 있다.
고리 원전 지역에 신고리 5, 6호기가 건설되면 10기의 원전이 들어서게 돼 세계 최대라고 한다. 그런데 고리, 신고리라고 해서 모두 동일 부지인가 하는 점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인접 지역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부지라고 볼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원전 안전성은 하나하나의 원전이 충분한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만에 하나 인접한 원전에 이상이 발생했을 경우, 옆의 원전으로 전파될 수 있는가를 보아야 한다.
원전의 안전에 영향을 주는 모든 설비는 인접한 원전에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구성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두 기의 원전이 같이 있다면, 독립적인 설비 외에도 지원 설비를 받는 데 유리할 수도 있다. 실제로 일본 후쿠시마 5, 6호기에서는 5호기의 비상전원을 6호기에서 공급받을 수 있었다. 다만, 두 기의 원전 사이에 안전성 간섭은 없어야 한다. 이는 법령에도 명시돼 있는 사항이다.
원전의 입지는 자연재해의 영향을 감안해 선정하고 설계는 기록된 자연재해의 최고치에 보수성을 더해서 방비할 수 있도록 하고 안전심사를 거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새로운 자연재해의 가능성이 보인다면, 이에 대한 대비가 추가로 필요하다.
최근 발생한 울산 동부 해저지진에도 인접 지역의 원전들이 모두 정상가동한 것을 보면, 상당한 안전 여유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더 큰 지진 발생 가능성이 없는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2015년 6월 중대사고에 대한 관리계획이 원자력안전법에 반영됐고, 사고관리에 대한 기술 기준이 올 3월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제정됐다. 이 기준에 따르면, 원전 사업자는 극한 자연재해를 고려해 사고관리 계획서를 수립해야 하고 동일 부지 내 다수 원전의 영향을 고려하도록 돼 있다. 불시의 사고에 대해서도 철저한 대비를 의무화하고 있는 것이다. 사고관리계획은 설비뿐 아니라 원전 주변 지역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그에 인접한 오나가와 발전소에는 후쿠시마 원전보다 더 큰 쓰나미가 몰려왔다. 오나가와 원전을 관리하는 동북전력은 안전에 미리 투자해 예상되는 쓰나미보다 더 높게 방벽을 쌓았다. 그 결과 발전소가 안전했을 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 주민들이 발전소로 대피했다. 안전경영에 대한 관점이 중요한 것이다.
이번 울산 동부 지진을 분석하면서 동해 남부 해저의 단층도 살펴보고 안전경영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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