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정진 “4년만에 복귀…손익분기점 책임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7월 13일 0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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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정진은 최근 매니지먼트 회사를 설립했고, 4년 만에 영화 ‘트릭’을 통해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사업가로서 “회사의 매출을 걱정”하면서도 배우로서는 “영화의 손익분기점”이 신경 쓰인다. 처음과 오랜만의 경험이 설레고 긴장되는 이정진이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배우 이정진은 최근 매니지먼트 회사를 설립했고, 4년 만에 영화 ‘트릭’을 통해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사업가로서 “회사의 매출을 걱정”하면서도 배우로서는 “영화의 손익분기점”이 신경 쓰인다. 처음과 오랜만의 경험이 설레고 긴장되는 이정진이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서스펜스 영화 ‘트릭’ | 이정진

“시청률에 집착하는 극중 PD…현실적 인물
1인 기획사 설립…남들과 다르게 하고 싶다”


배우 이정진(38)은 최근 조용하게 매니지먼트 회사를 세웠다. ‘독립’이니, ‘1인 기획사’니 요란하게 알리지 않았다. 오랫동안 준비해온 길로 방향을 틀었을 뿐이다.

낯가림 없이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답게 이정진은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도 긴장감보다 여유가 넘쳐 보였다. ‘엔터스테이션’이라는 이름의 매니지먼트 회사의 소속 배우이자 이사직을 맡은 이정진은 “여러 사람과 같이 걸어가며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진이 최근 여러 변화를 꾀하고 있다. 사업에 도전하는 것뿐만이 아니다. 오랜만에 영화에도 참여했다. 13일 개봉하는 ‘트릭’(감독 이창열·LCO픽쳐스)이다. 2012년 김기덕 감독과 함께 한 ‘피에타’ 이후 4년 만의 스크린 복귀다. “너무 현실적인 인물”이라 악역처럼 보이는 방송국 PD가 이정진이 소화한 새로운 배역이다.

시청률에 집착한 나머지 시청자가 출연하는 다큐멘터리의 내용까지 조작하는 영화 속 이정진은 “‘트릭’에서 방송국이나 시청률처럼 특정한 설정을 제외한다면 영화는 우리 사회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했다.

“시청률에 목숨을 거는 PD가 꼭 방송국이라는 공간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의 현실일 수 있지 않나. 과열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 발버둥치는 사람들은 현실에 더 많다.”

이정진 역시 어느 분야보다 경쟁이 치열한 연예계에서 살아가고 있다. 기획사의 보호를 받으며 활동해도 되지만 굳이 그 울타리를 박차고 나오기까지 했다. 연기자끼리 경쟁을 넘어 기획사간 경쟁에도 합류한 모양새다.

“20년 가까이 연예계에 있다보니 좋은 사람도 만났고, 아쉬움이 남는 사람도 겪었다. 회사와 연예인, 인간관계에서 돈 때문에 여러 문제가 일어나는 경험도 했다. 내가 기획사를 운영한다면, 기존의 방식과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르게 하고 싶었다.”

이정진의 회사에는 그를 포함해 매니저까지 총 3명뿐이다. 이제 출발이지만 구상은 다양하다. 그는 “소속 연기자들은 걱정 없이 일하고 회사 직원들과도 함께 나눠 갖자”는 모토로, 안정적인 매출을 보장할 만한 여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회장 등 전문가들과도 만나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다.

“야구선수를 꿈꾼다면 누구나 프로나 메이저리그를 원하지 않나. 나도 그렇다. 욕심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아직 정점을 찍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지금 잘 하고 싶고, 연기자로서도 매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싶다.”

배우 이정진.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배우 이정진.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릭’에 이어 이정진은 영화 ‘대결’을 곧 공개한다. 또 다른 영화 ‘돌아와요 부산항에’ 촬영도 앞두고 있다. 영화 작업에 속도를 내는 그는 “오해하지 말아 달라”며 “드라마 제안도 종종 들어온다”며 웃었다.

“‘피에타’를 찍고 나니 영화 관계자들이 나를 조금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나는 그저 상업배우일 뿐인데. 시간이 조금 지나니 그런 시선이 희석됐고, 이제 기회가 오고 있다.”

‘내친 김에 진한 멜로영화에도 욕심을 내보라’고 권했다. 이정진은 “일찌감치 포기했다”며 “그런 제안이 설마 나한테까지 오겠느냐”고 했다.

“너무 솔직했나. 하하! 내 현실을 정확히 보는 편이다. 목표가 있다면 출연하는 영화가 손해를 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손익분기점에 대한 책임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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