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수원 조석 “원전 안전기술 총집약… 규모 6.9 지진 - 물 잠겨도 끄떡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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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5,6호기 건설허가… 조석 한수원 사장 인터뷰

“45만가구 전력 차질없이 공급” 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2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신고리 5, 6호기 건설로 지역경제에 이바지하고, 원전의 안전성을 확보하면서 차질 없이 전력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45만가구 전력 차질없이 공급” 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2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신고리 5, 6호기 건설로 지역경제에 이바지하고, 원전의 안전성을 확보하면서 차질 없이 전력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지금까지 쌓아온 최첨단 기술을 총집약해 최고 수준의 고품격 원자력발전소를 만들겠다.”

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24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철저하게 지켜 신고리 원전 5·6호기를 건설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앞서 23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설계상 안전성이 확보돼 신고리 5·6호기 건설허가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원전 건설과 운영을 담당하는 한수원이 2012년 9월 건설허가를 신청한 지 4년여 만이다.

조 사장은 “건설계획을 세우고, 짓는 데만 15년이 걸리는 원전 건설을 중단한다면 경기회복이나 갑작스러운 기후변화로 전력수요가 늘어났을 때를 대비할 수 없다”며 “정부의 전력수급계획에 따라 신고리 5·6호기를 건설해 차질 없이 전력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신고리 1∼4호기가 위치한 울산 울주군 서생면 일대에 2021년 3월 신고리 5호기를, 2022년 3월 신고리 6호기를 각각 건설할 예정이다. 두 원전은 각각 시간당 1400MW의 전력을 생산한다. 45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총공사비 8조 원에 달하는 대형 공사인 만큼 원전 건설에 대한 지역의 관심도 높다. 조 사장은 “그렇지 않아도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로 몸살을 앓고 있는 영남권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라며 “용접공 등 조선업에 종사하던 기술자를 흡수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수원에 따르면 신고리 5·6호기 공사에는 하루 최대 3000명, 7년간의 공사기간에 연인원 620만 명의 인력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된다.

원전 건설에 따른 지원금도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고리 5·6호기는 울산 지역에서 먼저 유치한 만큼 자율유치에 따른 가산금도 추가로 붙어 총 2303억 원의 지역 사업비가 지원된다. 이 밖에 국도 31호선 이설공사 및 생활기반시설 사업 등에 2300억 원을 추가로 투입한다.

하지만 지역경제 활성화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원전의 안전성이다. 조 사장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거울삼아 이중 삼중으로 안전성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지진해일, 전력 중단 등의 사고에도 원전이 견딜 수 있도록 안전성을 대폭 높였다. 기존 원전은 규모 6.5 이상의 지진을 견딜 수 있게 설계됐지만 신고리 5·6호기는 내진설계가 규모 6.9로 강화됐다. 또 대형 지진해일로 원전이 물에 잠겨도 전력이 공급되도록 하고, 최악의 사고로 핵연료가 손상돼도 후쿠시마 원전처럼 수소 폭발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첨단 수소제거 설비도 설치할 예정이다.

한 지역에 여러 개의 원전을 설치하는 ‘다수(多數)호기’의 안전성 논란도 해결 과제다. 부산 기장군 고리 1∼4호기, 울산 울주군 신고리 1∼6호기 등 총 10개의 원전이 가까운 지역에 밀집하게 되는 만큼 안전은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다. 조 사장은 “원안위에서도 다수호기의 안전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하지만 앞으로 지역 주민, 시민단체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더욱 안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신고리 5·6호기는 한국형 원전인 APR1400 모델로 현재 건설 중인 신고리 3·4호기와 신한울 1·2호기, 아랍에미리트에 수출한 원전 등과 같다. 해외 수출 시 일종의 ‘본보기집’으로 활용할 수 있다.

조 사장은 “신고리 5·6호기 등 한국형 원전은 현재 건설 중인 원전 중 유일하게 계획한 일정과 예산대로(on-time, on-budget) 지을 수 있는 원전”이라고 자랑했다. 그만큼 국내 기술력이 높고 경험이 풍부하다는 뜻이다. 그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계기로 침체돼 있는 원전 수출 사업도 새로운 동력을 갖게 됐다”며 “베트남, 체코 등 현재 추진 중인 사업에 총력을 기울여 반드시 수주하겠다”고 다짐했다.

 

:: 조석 사장은… ::

조석 한수원 사장은 행정고시 25회로 공직에 입문해 30여 년 동안 원전을 비롯한 에너지와 산업정책 업무에 몸담았다. 2004년부터 2년간 산업통상자원부 전신인 산업자원부에서 원전사업기획단장을 맡아 방사성폐기물처분장 용지 선정을 위해 최초로 주민투표 방식을 도입했다. 2011년부터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2차관을 지냈고, 2013년부터 한수원 사장으로 재임 중이다. 지난해 세계원전사업자협회(WANO) 회장에 취임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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