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당분간 충격 불가피… 1850선 안팎이 1차 지지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브렉시트 쇼크]국내 영향 Q&A

《 24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충격’으로 세계 경제가 요동쳤다. 글로벌 주식시장에서는 하루 만에 2조5465억 달러(약 2979조 원)가 증발했고, 달러와 엔화를 제외한 주요국의 통화 가치는 급락했다. 투자계의 대부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는 “브렉시트의 충격이 2008년 금융위기에 버금갈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브렉시트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Q&A 형식으로 짚어봤다. 》
 

Q. 증시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A. 24일 브렉시트 충격으로 코스피는 3% 넘게 급락한 1925.24로 마감했고 원-달러 환율은 2.58%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금융시장에 ‘브렉시트 충격’이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브렉시트로 시작된 유럽연합(EU) 붕괴 우려는 영국과 유로존 경기 둔화 가능성으로 이어져 파운드·유로화 약세,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차손과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외국계 자금이 신흥국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적으로 증시 추가 하락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단, 브렉시트 악재는 금융위기와 같은 시스템 리스크가 아니라는 점에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1850 선 안팎에서 1차 지지선을 형성할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Q. 금융상품 투자 위험은 없나.

A.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개인 투자자나 유럽이나 신흥국에 투자하는 투자 상품의 손실이 우려된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3일 현재 국내 증시 신용거래 융자 규모는 7조2190억 원으로 약 10개 월 만에 가장 컸다.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고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한 사람이 많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브렉시트 충격으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과 이에 따른 지수 추가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주가가 일정 수준 밑으로 떨어지면 증권사들이 담보로 잡은 주식을 강제 처분하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에 따르면 유로스톡스5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주가연계증권(ELS)은 43조 원 규모다. 24일 유로스톡스50 지수는 8.62% 폭락한 2,776으로 마감됐다. 금융당국은 유로스톡스가 2,200 이하로 내려가면 ELS 연쇄 손실 우려가 있다고 설명한다.

Q. 영국계 자본 이탈 충격은 없나.

A.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을 기준으로 코스피시장에 투자된 영국계 자금은 36조 원 규모로 전체 외국인 주식 투자액의 8.4%를 차지한다. 영국계 자금은 그동안 국내 증시에서 단기 투자 성향을 보여 왔고,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때도 국내 주식과 채권 8조 원어치를 빠르게 팔아치웠던 전력이 있다. 국내 금융시장에 들어와 있는 유럽계 자금이 100조 원에 이르는 만큼 연쇄 이탈이 일어난다면 충격이 불가피하다.

Q. 경제성장률 재조정해야 되나.

A.
브렉시트를 계기로 선진국의 신고립주의 확산으로 세계 교역량 축소가 현실화되면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지난해 순수출(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금액)이 경제 성장에 미친 기여도는 ―1.2%포인트로 나타나, 수출 위축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 실업과 내수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에 브렉시트 변수가 커질 경우 한국은행 등 주요 기관이 내놓은 2%대 후반 성장률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Q. 당국의 대응 카드는….

A.
정부는 “28일까지 추가경정예산 편성 여부를 확정하겠다”며 추경 편성을 기정사실화했다. 민간 경제연구소 등에서 20조 원 이상의 ‘슈퍼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효과 극대화를 위해 7월 하순 이전까지 국회 심의를 마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진국 주요 중앙은행들이 유동성 공급에 나설 뜻을 밝힌 가운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검토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금리를 더 내리면 선진국 기준금리와 차이가 좁아져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게 변수다.

Q. 수출, 더 어려워지나.

A.
지난해 국내 수출에서 영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4%(73억9000만 달러)로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다. 중장기적으로 유럽을 비롯해 글로벌 경기가 침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한국 수출에 비상등이 켜졌다. 당장 TV, 냉장고 등 백색가전 프리미엄 제품과 자동차의 유럽 수출이 ‘소비심리 위축’이라는 악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KOTRA 런던무역관이 유럽에 진출한 한국 기업 3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2곳(71%)이 “브렉시트가 영업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Q. 한국 기업 대응 움직임은….

A.
세계 250대 기업 중 비유럽 기업의 약 60%가 영국 런던에 유럽지역 본부를 두고 있다. 브렉시트가 확정되면서 영국의 EU 접근성이 사라져 영국에 진출해 있던 100여 개 한국 기업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의 유럽본부 연쇄 이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 삼성 LG 등 대기업은 브렉시트 영향 분석에 들어가 향후 영국 및 EU 판매 전략 수정을 논의하고 있다.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한-EU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특혜 관세가 사라져 유럽과 영국 판매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하다.

한정연 기자 pressA@donga.com / 세종=이상훈 기자 / 서동일 기자
#브렉시트#코스피#주식#eu탈퇴#금융위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