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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100] 원광대 화학융합공학과, 호남의 화학공학 메카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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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100] 원광대 화학융합공학과, 호남의 화학공학 메카를 꿈꾼다

익산=안영배 콘텐츠기획본부 전문기자입력 2016-06-16 10:59수정 2016-06-1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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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에게 화학융합 반응을 설명하는 정동운 교수

물질의 화학 반응과 그 원리를 실험 등을 통해 밝혀내는 학문이 ‘화학’이라면, 증명된 화학 원리를 우리 삶에 이용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학문이 ‘화학공학’이다. 그러니 화학과는 보통 순수 학문을 다루는 자연계열에 속하고, 화학공학과는 응용 기술을 익히는 공학계열에 들어있다. 그런데 요즘 같은 학문 융복합 시대에는 이런 구분이 모호해졌다. 화학공학의 영역이 IT(정보공학 기술), NT(나노공학 기술), BT(생명공학 기술) 분야 등과도 상당히 겹치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서 만든 학과가 ‘화학융합공학과’다.

“20년 전 미국화학회장이 미국 청소년들에게 ‘이 세상에 화학이 없는 현상을 찾아보라’며 현상금을 걸었던 적이 있어요. 그런데 아무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화학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것을 찾기 힘들 정도로 이 분야는 광범위하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즐겨 마시는 페트병의 탄산음료를 예로 들어 봅시다. 콜라에서 톡 쏘는 맛을 내는 인산이나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으로 빠져나가면 콜라맛이 전혀 안 나기 때문에 그걸 방지하는 용기(容器)가 중요합니다. 일반적인 페트병은 전자현미경으로 보면 구멍이 숭숭 뚫려 있어 콜라맛의 주요 성분이 다 날아가 버릴 수 있어요. 그래서 나노 입자로 이 구멍을 메운 특수 페트병이 필요해요. 이런 게 화학융합공학 기술이 들어간 복합재료입니다. 또 모래의 주 화학성분인 이산화규소(SiO2)에서 산소(O2)를 떼 내면서 실리콘을 얻게 되지요. 실리콘을 이용해 컴퓨터에 사용하는 반도체나, 요즘 주목받고 있는 신재생에너지인 태양전지를 만들어내는데 이런 과정에서도 화학융합공학 기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원광대 화학융합공학과 정동운 교수는 화학융합공학이라는 학문을 예를 들어가며 알기 쉽게 설명했다. 약간은 생소한 이름의 이 학과는 교육부가 주관하는 프라임사업(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에 선정돼 2017학년도부터 신입생을 선발하는 학과다. 원광대는 그간 공과대학은 갖고 있으나 화학공학 관련 학과가 없었는데 이번에 이 학과의 개설로 날개를 달게 됐다.

학과 개설에는 지역 요구도 작용했다. 원광대가 있는 익산 지역에는 화공 관련 연구소와 기업들이 적지 않다. 학교와 불과 20여 분 거리에 농촌진흥청과 산하 연구소들이 있고, 곧 완공되는 익산국가식품클러스터도 부근이다. 또 신재생에너지 관련 산업체, 섬유업체, 나노 등 복합소재 기업들도 일찍부터 이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이들 기업들이 지역 출신의 화공 관련 전문 인력들을 필요로 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 학과는 이론 교육과 현장 실무 교육을 매우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을 갖고 있습니다. 머리 속에 많은 지식을 갖고 있어도 실제 사용하지 못하면 마치 그림속의 꽃과 같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우리 학과에 들어오는 학생들은 나노 소재, 에너지, 고분자, 섬유 및 생명공학 분야의 전공지식은 물론이고 연관된 기업, 연구소 등과 협력해서 현장 실무에도 밝은 기업 맞춤형 인재로 육성할 것입니다.”

학과장인 정 교수는 학과와 지역 기업의 모범적인 결합 모델로 미국 오하이오주의 애크런(Akron)이라는 소도시를 꼽았다. 이 도시는 오대호를 잇는 운하의 중심에 있으면서 기차도 지나는 교통의 요지다. 1871년 벤저민 F. 굿리치가 이곳에 작은 고무공장을 세운 이후 자동차의 발전과 함께 고무 타이어의 산업도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도시가 급성장했다. 1910년~1920년 사이에 애크런의 인구는 3배나 증가해 20만 명을 넘어섰다. 미국 고무공업을 좌우하는 파이어스톤, 제너럴타이어, 굿이어 등 대기업 본사가 몰려들면서 애크런은 세계 고무공업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그런데 타이어의 원료로는 천연 고무 뿐 아니라 합성고분자도 많이 사용한다. 그래서 이 도시의 애크런 대학(University of Akron)은 고분자 및 관련 재료의 연구와 개발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학으로 성장했다.

학과장 정동운 교수는 나노소재 개발 및 응용 분야 전문가다.

정 교수는 “미국의 애크런과 비슷하게 익산은 교통이 매우 발달한 지역이면서 화학공학 연구 및 전문 인력을 필요로 하는 산업체 또는 연구기관이 많다. 학과와 기업의 유기적 결합을 잘 이룰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농업진흥청 및 산하 연구소들과 실습을 위한 MOU를 체결했고, 대학 주위의 신재생에너지 기업이나 복합소재 기업들과도 대부분 가족회사로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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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 교과 과정도 필수 과목 이외에 관련 산업체 및 기관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필요한 교과목이 생기면 즉각 설치하는 등 유연하게 운영할 것이라고 한다. 또 산업체 및 연구소의 적격자를 겸임교수로 초빙해 학생들에게 현장감 있는 강의를 제공할 예정이다.

학과는 학생들이 1,2학년 때는 기초 및 필수 공통 과목을 익히고, 3학년부터는 자기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3개 트랙을 준비해 놓고 있다. 복합소재섬유, 생명공학, 그리고 신재생에너지가 그것이다. 이들 트랙 모두 지역 산업과 긴밀히 연계돼 있다. 2년 동안 각 트랙에서 이론과 현장 실무 지식을 익힌 학생들은 졸업 후 곧바로 산업 현장에 들어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학과의 목표다.

정 교수는 2017학년도에 첫 신입생 80명을 뽑으면 프라임사업 혜택에 따라 3년간 넉넉한 교육비를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신입생 중 70% 이상은 연 100만~700만 원의 장학금을 받도록 할 예정이라는 것. 열심히 노력하면 돈이 없어서 학교를 못 다닌다는 말은 나오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또 학생들을 단순히 기술을 갖춘 공학 전문가가 아니라 리더십과 국제적 감각을 갖춘 공학자로 양성할 것이라고 했다.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겠지만 사회에 기여하는 마음과 리더십, 그리고 국제적 감각은 글로벌 시대에서 인재들이 갖추어야 할 중요한 능력입니다. 그래서 우리 학과에서는 △사람 사이를 이해관계로 따지기 이전에 다른 사람을 먼저 배려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인재로 키우는 마음교육, △트랙 교육에서 팀프로젝트 프로그램을 운영해 팀 내에서 다양한 역할을 경험하도록 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리더십도 함양하는 교육, △방학 때 학교에서 실시하는 토익사관학교 참여와 단기 해외연수 프로그램 참가 등을 통해 국제적 감각을 배양하는 교육을 시킬 것입니다.”

공학교육에서 빠뜨릴 수 없는 또 하나의 요소는 당연히 훌륭한 교수진이다. 학과장인 정 교수는 프라임 산업 기간 동안 세 분야 트랙 교육에 맞도록 전임 교수 5명, 산학중점 교수 2명, 여러 방면의 겸임교수를 채용해 교수진을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두가 전공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가진 전문가들로 구성하겠다는 것이다.

정 교수 본인도 나노소재 개발과 응용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쌓은 전문가다. 그는 최근 연구에서 구리산화물을 산화티탄과 결합한 물질에서 광촉매 활성은 물론 살균 효과까지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했다. 이런 물질로 실내 벽을 칠하거나 인테리어를 하면 새집증후군을 예방할 수 있고, 공기로 옮겨지는 병균들도 없앨 수 있어 학계와 산업계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졸업 후 전망도 밝은 편이다. 노동부에서 발간한 ‘10년 후 산업분야 인력수급’을 보더라도 화학공학 전공자는 공급보다 수요가 훨씬 많은 분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통적 화학산업 외에 기간산업소재, 에너지-환경, 첨단산업소재, 정보화 및 산업자동화, 생명공학 등 다양한 분야와 연계돼 있어 어느 공학과보다도 졸업 후 진로가 다양하다.

이 학과는 신설 학과여서 합격선을 제시하기는 힘들다. 입학처 관계자는 “원광대 공과대학의 다른 학과와 비교했을 때 수시전형에서 내신성적 4~5등급이 기준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익산=안영배 콘텐츠기획본부 전문기자(동아일보 대학세상 www.daese,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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