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리끼리 뭉치는 코워킹 공간 ‘스팟라이틀리 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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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6월 10일 14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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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운영에 있어 업무 공간은 필요한 부분이지만, 비용이 많이 든다. 특히 자금이 부족한 스타트업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다행히 국내도 해외처럼 스타트업 활성화와 더불어 저렴하게 업무 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코워킹이란 곳이 다양하게 생겨났다. 인력이 많지 않은 스타트업은 이런 공간을 통해 비용 걱정을 덜고, 성장의 초석을 다지곤 한다.

서울에는 다양한 형태의 코워킹 공간이 운영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미국에서 탄생한 글로벌 코워킹 공간 업체인 ’위워크’가 국내 진출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청담동에 코워킹 공간을 만들고 운영을 시작한 업체가 있어 어떤 공간인지 궁금해 직접 다녀왔다.

(사진=IT동아)
(사진=IT동아)


이곳의 이름은 ’스팟라이틀리 워크(SPOTLIGHT.LY WORK)’다. 처음 방문했을 때가 5월 셋째 주로 오픈한 지 3주가 지났을 무렵이다. 갓 운영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는데, 생각외로 반응은 좋은 편으로 이미 60% 이상 입주했단다.

총 규모는 108석으로 건물 5층부터 8층까지 4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혼자 입주할 수 있으며, 많게는 20명 이상도 쓸 수 있다. 보통 4명을 1팀으로 보는데, 27팀이 입주할 수 있는 공간인 셈. 5층부터 8층까지 모두 둘러봤는데, 여느 코워킹과 크게 달라 보이지는 않았다. 다만 눈에 띄는 부분이 공용 공간.

코워킹은 공간을 빌려주는 임대 사업이다. 공간에서 나오는 수익이 유일한 수익이라 할 수 있으므로 임대 공간을 최대한 늘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스팟라이틀리 워크는 공용 공간이 많다. 운영사인 스팟라이틀리는 공용 공간이 30%가량 된다고 전했다.

스팟라이틀리 황현승 대표는 “국내 코워킹 공간은 답답해 보이는 곳이 많다”며 “저희는 임대 수익이 전부가 아니므로 공용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공간 기획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임대 수익이 전부가 아니라는 대답. 코워킹 공간에서 도대체 어떤 수익을 만들어 내길래 임대 수익이 전부가 아니라고 하는 걸까? 이에 대해선 운영사인 스팟라이틀리가 하는 일에 대해 알면 의문이 풀린다.

▲ 스팟라이틀리 황현승 대표(사진=IT동아)
▲ 스팟라이틀리 황현승 대표(사진=IT동아)


스팟라이틀리는 올해 3월 설립된 회사다. 엄밀히 이야기하면 사명을 변경했다. 원 사명은 바이어스코리아로 해외 직구 서비스인 미스터쿤을 운영했다. 상장회사인 아이에스이커머스로부터 투자를 받고, 사명을 바꾼 후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게 된 것. 미스터쿤은 지금도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사업은 브랜딩 퍼블리싱. 황현승 대표는 “게임도 게임 개발사가 있고, 퍼블리싱 회사가 따로 있다”며 “하는 역할은 유사하다”고 이야기했다. 커머스에 대한 아이디어,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들은 제품을 만들고, 유통하고, 판매하는 방법에 대해 거의 모른다. 이런 사람들을 발굴해 브랜드를 만들고 알리는 것이 목표다.

스팟라이틀리는 초기 기획부터 참여한다. 한마디로 아이디어 하나만 있는 사람도 스팟라이틀리와 협업으로 제품을 만들고, 유통하고, 판매할 기회를 만들 수 있다. 황현승 대표는 “스팟라이틀리는 디자인팀이 강점이다”며 “브랜드 홈페이지 제작, 제품 생산, 국내 유통 등 필요한 부분을 도와줄 수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진출도 유리하다. 스팟라이틀리에 투자한 아이에스이커머스는 미국, 중국, 동남아, 일본, 유럽 등에 지역적 거점을 가지고 있으며,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팟라이틀리와 협업하는 업체는 아이에스이커머스의 자원 활용도 할 수 있는 것.

스팟라이틀리 워크는 바로 이런 사람들, 커머스 관련 버티컬 기업을 모으기 위해 마련한 공간이다. 보통 코워킹 공간은 너무나 다른 분야의 사람이 모여있다보니 비슷한 분야의 사람끼리 협업이 일어나기 어렵다. 그래서 같은 분야,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끼리 모여 일할 수 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하나의 큰 서비스가 생기면, 거기서 콘셉트별로 쪼개지기 마련이다. 커머스 버티컬 기업이라는 콘셉트로 하나의 공간에 모으고, 다양한 프로그램과 스팟라이틀리와의 협업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거로 기대하고 있다”고 황현승 대표는 밝혔다.

스팟라이틀리의 브랜딩 퍼블리싱 목적 아래 스팟라이틀리 워크가 만들어 진 것이라 볼 수 있다. 임대 수익이 전부가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사진=IT동아)
(사진=IT동아)


현재 스팟라이틀리가 진행하는 브랜드는 총 13개. 가장 큰 파트너는 한국화장품으로 전체 브랜드 리뉴얼에 참여 중이다. 모든 프로젝트 누적 거래액은 500억 원을 넘었다.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브랜드는 아직 없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기업 브랜딩을 해주는 마케팅 회사는 굉장히 비싸다. 초창기 사업을 시작하는 이가 쓰기엔 쉽지 않다. 그렇다고 주먹구구식으로 브랜드를 만들 수는 없는 일. 이점에 있어 스팟라이틀리는 스타트업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무료는 아니다. 인적 리소스를 투입하는 것 자체가 투자인 만큼 협의를 통해 수익 분배를 결정하고 진행하게 된다.

황현승 대표는 “일종의 러닝 개런티 개념이다”며 “자금 소요의 부담을 주지 않고, 먼저 인적, 물적 리소스를 투여한 후 같이 성장해 가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덧붙여 “투자하는 이들이 다 잘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듯이 미래를 보고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IT동아)
(사진=IT동아)


스팟라이틀리 워크는 월 단위로 계약할 수 있다. 한 달만 쓰고 나가도 상관없다는 말이다. 멤버십은 총 4가지다. 월 4만 9000원 스터터, 월 9만 9000원 플러스, 월 35만 원 오픈 데스크, 월 49만 9000원 프라이빗 오피스 등이다. 멤버십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은 달라진다.
황현승 대표는 “처음 만남이 중요하다. 공간은 만나기 위한 곳일 뿐 서로가 잘 맞고 관심사가 비슷하다면 어디서든 같이 일할 수 있다”며, 공간보다 인적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오히려 강조했다.

동아닷컴 IT전문 김태우 기자 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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