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카카오 키즈, 각기 다른 생존전략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6월 10일 14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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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적극적인 투자 전략을 펼치며 다시 모바일 게임 시장을 주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카카오 게임하기 출범과 함께 화려하게 비상했던 선데이토즈, 넥스트플로어, 데브시스터즈, 파티게임즈 등 이른바 카카오 키즈(kakao kids)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카카오 키즈들은 카카오의 인프라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 상장에 성공하는 등 빠른 속도로 성장했지만, 그 이후 넷마블, 넥슨 등 대작 게임을 내세운 대형 퍼블리셔들에게 밀려 초반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초 다양한 변화를 예고했으며, 서로 다른 생존전략으로 상황을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

현재 카카오 키즈 중에서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곳은 넥스트플로어다. 드래곤플라이트로 대박을 친 넥스트플로어는 그 뒤에 선보인 엘브리사, 스피릿캐처, 나이츠오브클랜 등이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서 한동안 시장의 관심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내부 개발 역량을 계속 키우면서 퍼블리싱 사업도 동시에 준비해 현재는 크리스탈 하츠에 이어 프렌즈런까지 성공시키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창세기전, 블레이드앤소울로 유명한 시프트업 김형태 대표의 신작 데스티니 차일드와 콘솔 게임 키도:라이드 온 타임 등 다양한 신작을 준비 중이다.

넥스트플로어의 올해 움직임 중에서 주목할만한 것은 카카오와의 다시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넥스트플로어는 엘브리사, 스피릿캐처 등 실험적인 게임을 카카오로 선보였다가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자 그 이후에 개발한 나이츠오브클랜, 브레이브 존, 야미파티 등의 게임을 독자적으로 서비스하면서 카카오와 멀어진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초 첫 퍼블리싱 게임인 크리스탈 하츠를 for Kakao로 출시하면서 RPG가 부족했던 카카오 라인업에 단비가 되어줬으며, 최근에는 카카오 프렌즈 IP를 활용한 프렌즈런이 성공을 거두면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카카오도 게임하기 플랫폼이 RPG 장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자주 크리스탈 하츠를 언급하면서 힘을 실어줬으며, 프렌즈런 역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물론 콘솔 플랫폼으로 준비 중인 키도:라이드 온 타임, 마니아 대상인 데스티니 차일드 등 카카오와 별개로 추진중인 게임들도 많이 있지만, 마케팅보다 개발에 집중하기를 원하는 넥스트플로어의 성격상 캐주얼한 게임은 카카오의 협력관계를 긴밀하게 유지할 것으로 판단된다.

넥스트플로어 로고 (출처=넥스트플로어)
넥스트플로어 로고 (출처=넥스트플로어)

애니팡, 애니팡 사천성, 애니팡2 등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상장까지 성공한 선데이토즈는 게임은 신작인 아쿠아스토리와 애니팡맞고, 상하이 애니팡까지 모두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으로 출시하면서 카카오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회사의 핵심 IP인 애니팡의 팬층이 대부분 카카오톡 사용자인 만큼 마케팅측면에서 당연한 선택이긴 하다. 하지만, 상장 이후에도 조직을 크게 확장시키지 않고 개발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을 볼 때, 독자적인 마케팅을 위해 조직을 확장하는 것보다는 카카오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위험도가 낮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선데이토즈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애니팡3, 애니팡 포커 등 6종의 게임을 준비하고 있으며, 대부분 카카오 플랫폼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물론, 회사의 미래를 모두 카카오에만 의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RPG가 강세를 보이면서 주수익원인 애니팡 라인업의 수익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해외 영향력이 약한 카카오 대신 해외 퍼블리셔인 아에리얼게임즈와 손을 잡고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꾸준히 추진 중인 캐릭터 사업을 더욱 확장하기 위해 애니팡 캐릭터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도 만들었다. 회사 규모를 무리하게 늘리지 않기 위해 카카오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활용하면서, 카카오가 해결해주지 못하는 부분은 자신들이 독자적으로 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선데이토즈 로고 (출처=선데이토즈)
선데이토즈 로고 (출처=선데이토즈)

쿠키런 하나로 상장까지 성공한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 IP에 회사의 미래를 걸었다. 다른 카카오 키즈들이 지금까지 여러 개의 후속작을 선보이고 있는데 반해 데브시스터즈는 NHN엔터테인먼트과 공동 개발한 쿠키런 문질문질 외에는 오로지 쿠키런 서비스와 쿠키런 캐릭터 사업에만 집중하고 있으며, 후속작 쿠키런2도 계속 출시를 연기하면서까지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쿠키런 IP의 생명력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게 만들려면 쿠키런2의 성공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쿠키런이 국민 게임의 칭호를 얻게 된 것은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이 큰 역할을 했지만,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2 글로벌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카카오와 손을 잡지 않고 자체 서비스로 방향을 잡았다. 카카오의 사용자층이 매력적이긴 하나 해외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카카오에 맞춤형으로 개발하기보다는 컴투스처럼 처음부터 글로벌 원빌드로 제작해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RPG 중심으로 변모한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이 오히려 성공가능성이 높으며, 쿠키런의 전신인 오븐브레이커로 2000만 다운로드 이상을 기록하고, 쿠키런도 라인과 손을 잡고 전세계 5500만 이상의 다운로드를 달성하는 등 해외 시장을 충분히 경험했기 때문에 내릴 수 있었던 결정이다.

데브시스터즈의 발표에 따르면 쿠키런2는 글로벌 원빌드 형태로 올해 3분기에 5~7개국을 선정해서 소프트런칭 후 전세계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넥스트플로어가 동일 장르인 프렌즈런을 카카오 플랫폼으로 선보이면서 한발짝 뒤쳐진 상황이긴 하나, 쿠키런 시절에도 앞서던 윈드러너를 업데이트와 운영의 힘으로 뒤집은 경험이 있는 만큼 급하게 서두르기 보다는 게임 자체 완성도를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데브시스터즈 로고 (출처=데브시스터즈)
데브시스터즈 로고 (출처=데브시스터즈)

아이러브커피로 이름을 알린 파티게임즈는 상장 이후 텐센트의 투자를 유치하고, 알리바바와 손잡고 중국 진출을 추진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으나, 추진하던 사업들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갈팡질팡 하는 모양새다. 주력 장르인 SNG로 아이러브파스타, 숲속의 앨리스 등을 선보였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SNG에 치중된 내부 개발 조직이 한계에 봉착했다. 또한 퍼블리싱 사업도 SD건담배틀스테이션, 무한돌파삼국지, 해피스트릿 등 대부분의 게임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면서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상황이다. 야심차게 추진했던 중국 지사도 1년만에 철수했으며, 핵심 개발 인사였던 김유리 이사가 숲속의 앨리스 IP를 들고 이탈해 새로운 회사 V8을 설립한 악재도 있었다.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준비한 것도 아직까지 뚜렷한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인수한 다다소프트의 김현수 대표를 새로운 대표로 선임하고 소셜카지노 사업으로 체질 개선을 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지만, 올해 초 선보인 아이러브맞고와 카지노스타 모바일 모두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파티게임즈는 올해 아이러브맞고의 뒤를 잇는 아이러브포커 등 23종의 게임을 선보이며 소셜카지노와 웹보드 게임 분야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또한,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기 보다는 강점을 가진 SNG 장르에 계속 투자해 아이러브니키, 아이러브커피2, 아이러브아일랜드 등 SNG 장르를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

주력 타겟층이 게임에 친숙하지 않은 여성인 만큼 카카오와의 관계는 계속 친밀하게 가져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SD건담배틀스테이션은 장르의 특성상 직접 서비스를 선택했지만, 그 외의 게임들은 대부분 카카오로 출시했으며, 최신작인 아이러브니키도 카카오로 출시했고, 이후에 등장할 아이러브커피2 등도 카카오로 출시할 전망이다. 소셜카지노는 특성상 국내서비스가 쉽지 않지만, 카카오가 보드게임존을 계속 유지한다면 아이러브포커를 카카오 플랫폼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 개발사 중에 SNG 장르에 주력하고 있는 회사가 많지 않은 만큼, 카카오도 장르 다변화 측면에서 친밀한 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분석된다.

파티게임즈 로고 (출처=파티게임즈)
파티게임즈 로고 (출처=파티게임즈)

동아닷컴 게임전문 김남규 기자 kn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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